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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형돈 칼럼

【윤형돈 칼럼】 윤형돈의 경영과 인간관계 ⑦ - NASA의 우주비행사 면접에선 감정 소통에 능한 후보자 발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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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년에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사람들이 우주에서 최대 1년까지 머무를 수 있는 국제 우주정거장 프로젝트를 지시하여 NASA(미 항공우주국)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게 되었다. 지금까지 NASA에서 수행한 우주 비행시간은 보통 하루나 이틀, 길어도 열흘을 넘지는 않았다. 이는 우주비행사 후보 선정에서 새로운 유형의 심리평가가 요구되는 사항이었다.

 

당시에 일어났던 몇몇 사건이 장기간의 우주비행을 수행하는데 감정 지능이 중요한 것을 명백히 보여주었다. 1976년 소련에서는 우주임무 중인 승무원들이 집단 망상을 일으켜(사실은 상상에 불과했지만) 중간에 임무가 취소된 적이 있었다. 그리고 임무를 마친 여러 우주비행사에게서 우울증을 판단했고, 이런 심리상태가 동료와의 말다툼, 편집증, 방어적 기제로 이어질 수 있음을 발견했다.

 

NASA에서는 1968년 아폴로 7호 승무원들이 대기권으로 진입하면서 임무 통제권을 두고 다투기 시작했다. 작업 수행에 대한 명확한 명령을 받지 못했다는 불평에서 시작되어 점차 형체 없는 분노에 휩싸여 매사에 불만이 표출되어 급기야는 상부의 명령에도 불응하는 상황까지 가게 되었다. 임무를 마친 아폴로 7호 승무원들은 다시 우주로 돌아가지 않았다.

 

이제 NASA는 감정을 통제할 수 있고 타인의 감정에 민감하며 지구에서 몇백 킬로 떨어진 협소한 공간에 갇혀 지내는 고도로 긴장된 상황에서도 동료와 마음을 트고 지낼 사람이 필요했다.

 

NASA소속 정신과 의사 테런스 맥과이어 (Terance Mcguire)는 우주비행사가 6개월 이상 좁은 공간에서 임무를 수행하면서 받을 스트레스를 감당하기 위해서 지원자가 남의 기분을 알아차리는 능력이 있는지를 테스트하려고 했다. 우주비행사가 되기 위해서는 고된 체력시험을 통과해야 하고, 과학이나 공학의 학사 소지자 이상이어야 하며 전투기 조종 경험, 키도 너무 크거나 작지 않아야 했다.

 

여기에 맥과이어는 테스트 항목에 감정지능을 추가했다. 당시 예일대학교의 두 심리학자는 감정 지능은 “자신 및 다른 사람의 기분과 감정을 감시하는 능력과 연관된 사회적 지능이며 감정 지능이 높은 사람은 동료와의 관계를 형성하고 공감하는 방법은 물론이고 자기와 주변 사람과의 관계를 조절할 줄 안다”로 정의했다.

 

문제는 그동안의 모든 지원자의 심리테스트 결과가 기본적으로 동일하다는 것이었다. 지원자들은 심리테스트 결과를 통과하기 위해서 많은 준비를 해왔기 때문에 현재의 선별 방식으로는 실제로 감정 지능이 높은 사람과 감정 지능이 높은 것처럼 가장하는 사람을 구별할 수가 없었다.

 

사람은 가짜 웃음을 1초 만에 알아낸다.

 

맥과이어는 20년 동안 녹음한 우주비행사 후보와의 면접 내용을 다시 들으며 비언어적 표현, 기분과 에너지의 중요성의 연구 결과에 주목했다. 그는 한숨과 신음, 웃음과 목소리톤으로 지원자의 감정 지능을 측정할 방법이 없을까를 고민하면서 중요한 단서를 발견했다. 어떤 후보는 그가 키득거리면 재미없는 말이라도 함께 킬킬댔고, 그가 박장대소라도 하면 손뼉을 치며 웃었다. 맥과이어가 보기에도 그의 반응은 아주 자연스러웠고 즉각적이며 전혀 억지스럽지 않았다. 그의 그런 행동 덕분에 면접관인 맥과이어 자신이 오히려 긴장을 풀었고 이해받는다는 기분과 함께 지원자에게 좀도 가까워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 후보는 나중에 훌륭한 우주비행사가 되었다)

 

반면에 맥과이어가 웃을 때 따라 웃었지만, 전혀 다른 기분과 에너지로 호응한 후보도 있었다. 맥과이어가 크게 웃을 때 그는 나직히 웃었다. 또는 반대로 맥과이어가 가볍게 웃었을 때 상대는 배꼽을 잡고 웃는 경우도 있었는데 다시 들어보니 약간 비위를 맞추려는 것처럼 보였다. 이 후보자들은 맥과이어를 따라 웃어야 한다는 것까지는 알고 있었다. 그건 기본적인 예의니까!. 그러나 성의 있게 웃지는 않았다.

 

마침내 맥과이어는 면접 중에 관찰할 항목을 찾아냈다. 상대의 웃음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칭찬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비판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거절과 의로움을 어떻게 표현하는지!

 

맥과이어는 후보자가 대답할 때 사용하는 몸짓 언어나 표정까지 세심하게 관찰하면서 언제 몸의 자세가 풀어지는지에 주목했다. 상대를 대화에 초대하고 있는가? 교감을 원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가? 어떤 후보자에게는 그것이 타고난 본능이었고, 어떤 후보자에게는 학습된 기술이었다. 그리고 아예 맞출 생각이 없는 사람도 있었다.

 

이런 차이를 보고 맥과이어는 타인과 쉽게 감정적으로 유대할 수 있는 사람과 스트레스지수가 높아지면 자아에 몰입해 방어적 또는 전투적으로 될 사람을 구별할 수 있었다.

 

“비좁은 장소에 장기적으로 감금되는 상황에서 뛰어난 감수성과 공감 능력으로 사람간의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라고 맥과이어는 NASA 사령부에 보고했다.

 

후보자가 면접관의 기분과 에너지에 맞추려고 애쓰는가? 그렇다면 그건 그들이 감정의 소통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 회사가 채용하려는 사람이 감정의 소통에 적극적인가?

나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감정의 소통에 적극적인가?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는가?

 

윤형돈 시사뉴스 칼럼니스트

 

<편집자 주 :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윤형돈
시사뉴스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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