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6.04.20 (월)

  • 맑음동두천 10.0℃
  • 맑음강릉 16.3℃
  • 황사서울 11.4℃
  • 맑음대전 9.6℃
  • 맑음대구 17.6℃
  • 구름많음울산 19.1℃
  • 맑음광주 9.6℃
  • 구름많음부산 18.4℃
  • 맑음고창 7.0℃
  • 구름많음제주 12.9℃
  • 맑음강화 10.5℃
  • 맑음보은 9.9℃
  • 맑음금산 8.8℃
  • 맑음강진군 10.6℃
  • 구름많음경주시 19.0℃
  • 구름많음거제 18.8℃
기상청 제공

윤형돈 칼럼

【윤형돈 칼럼】 윤형돈의 경영과 인간관계 ⑭-오하라미술관의 소장품을 구입한 화가 고지마

URL복사

아시아 전체 최고 수준 사립 미술관 오하라미술관

 

일본 오사카에서 기차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구라시키라는 중소도시에는 일본 최초의 사립 서양 미술관인 오하라미술관이 있다. 규모는 아담한 편이지만 그 안에 걸려있는 소장품을 보면 입이 떡 벌어지는 수준이다. 미술관 앞에서 관객을 반기는 로댕의 조각상에서부터 시작해 모네의 <수련>, 고갱의 <즐거운 대지>, 르누아르와 마티스의 작품 등 미술사 책이나 교과서에 나오는 거장들의 대표작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이런 명작 들을 제치고 오하라미술관의 ‘얼굴’ 역할을 하는 작품은 <기모노를 입은 벨기에 소녀>인데 일본과 서양 미술의 만남을 그림 한 장에 담은 듯한 아름다운 그림이다. 작가는 일반인에게는 다소 생소한 고지마 도라지로(1881~1929)이다. 그의 그림들이 보여주듯 그는 뛰어난 화가였다고 적혀 있고, 미술관에 있는 작품을 모으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우연한 기회에 4살 된 고지마의 낙서를 본 서양화가가 천재성을 알아보고 가족들에게 그림을 공부시켜야 한다고 했지만, 그때 당시의 화가들은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직업이어서 고지마의 가족들은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고지마는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그림을 그렸고 유화 물감을 살 수 없었던 고지마는 페인트로 1897년에 할머니의 초상을 그렸는데 이 그림을 보고 감동을 한 할머니가 도쿄로 그림 유학을 보내주었다.

 

재능을 살릴 수 있는 후원자를 확보

 

고지마는 전국에서 그림 실력이 가장 뛰어난 학생들만 모인 도쿄미술학교의 4년 과정을 2년 만에 졸업할 정도로 두각을 나타냈지만 항상 겸손했다. 학생 신분이라는 마음가짐으로 학교 밖에서 열리는 전시회에 작품을 출품하지 않았지만, 지도교수의 간곡한 권유에 출품한 그림이 곧바로 일등상을 받게 되었고, 이런 실력과 잠재력을 인정받은 고지마는 오하라 가문의 지원으로 27살인 1908년에 프랑스로 유학을 떠나게 되었다.

 

이 무렵의 일본은 정치, 경제, 문화에 걸친 개혁을 이룬 메이지유신 이후 30년이 흘러 급속한 근대화에 성공한 때였다. 일본 미술계도 사회 다른 분야처럼 서양의 문물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하여 인상주의 거장들과 피카소, 마티스 등의 그림을 막대하게 사들였다. 오늘날 일본이 웬만한 유럽 국가들 못지않게 근대 서양 미술 컬렉션을 자랑하는 이유이다. 1876년 일본 최초의 서양화과를 만들고 이탈리아 화가 안토니오 폰타네시(Antonio Fontanes)를 초빙해 서양 미술을 가르칠 정도였다. 부유한 가문은 서양화가들이 유럽으로 유학을 가도록 많이 지원했고 그 대표적인 사례가 오하라 가문의 지원을 받은 고지마이다.

 

고지마는 벨기에의 미술아카데미에 입학하여 3년 만에 수석으로 졸업하며 두각을 나타내었다. 그러나 그의 스타일은 독창적으로 새로운 미술을 창조하는 개척자라기보다는 소위 ‘선진 미술’을 성실하게 공부하고 받아들이는 모범생에 가까워서 미술아카데미 교장도 고지마의 일기에서 ‘일본 학생들이 일본만이 고유한 특징을 살리지 않고 무턱대고 서양인들을 흉내만 내고 있다’라고 충고하는 것을 볼 수 있다.

 

5년 만에 일본에 돌아온 고지마는 영감을 얻기 위해 중국이나 한반도를 여행하면서 그림을 그리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유럽에서 좋은 미술품을 구해 달라는 오하라 가문의 임무를 받들기 위해 주기적으로 유럽을 방문하여 현지에서 여러 걸작을 사 왔다. 고지마는 ‘서양화를 배우는 우리 학생들에게 좋은 작품을 보여주고 싶다’라는 진심을 보였기에 놀라운 수준의 작품을 많이 사들일 수 있었다.

 

자기의 재능을 계발하지 않고 현실에 안주한 한계

 

그의 최후는 다소 허무하게 찾아왔다, 1924년 40대 초반에 접어든 고지마에게 일본 정부는 러시아와의 전쟁 개시를 결정하는 긴박한 회의 장면에 일왕이 등장하는 벽화를 그려 달라고 의뢰했다. 우리로서는 별로 달갑지 않지만, 일본 화가로서는 일생일대의 영광이었다. 그러나 과로가 그의 발목을 잡았다. 작품을 그리고 전시하고 자주 해외여행도 하고 벽화도 제작하는 고된 일정에 병으로 쓰러져 1929년 4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고지마가 재능도 있었고 누구보다도 열심히 했지만, ‘위대한 화가’로서의 평가를 받지 못하는 이유는 표현이든 발상이든 시대를 뛰어넘는 면모를 보여주지 못한 데 있다. 그의 그림은 1910년대 초반이나 1920년대나 큰 차이가 없는데, 이것은 과거의 성공을 계속 끌고 가려는 안정 지향적인 성향 때문이었다.

 

오히려 그가 일본 미술사에 이름을 남길 만큼 뛰어났던 것은 미술품 수집이었고 그래서 그의 이름은 ‘화가 고지마’보다 ‘오하라미술관의 소장품을 구입한 화가 고지마’로 유명하다.

 

시사뉴스 칼럼니스트 / 운을 부르는 인맥관리연구소 대표 윤형돈

 

<편집자 주 :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시사뉴스 칼럼니스트 / 운을 부르는 인맥관리연구소 대표 윤형돈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2026 한국국제베이커리페어 개막..."제과·제빵의 미래가 한자리에"
[시사뉴 스 홍경의 기자] '2026 한국국제베이커리페어'가 16일 코엑스에서 성황리에 개막됐다. '최신 제과·제빵의 미래'를 주제로 오는 19일까지 나흘간 진행되며, 업계 종사자와 예비 창업자, 일반 관람객들을 위한 다양한 전시와 이벤트가 마련되었다 베이커리의 모든 것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이번 행사는 제과·제빵 기계, 포장, 베이커리 반조리품, 원·부재료 등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100개사 280여 부스가 참가하여 다양한 제품을 선보인다. 전시장에는 제과제빵 기계 및 주방 설비부터 원부재료, 포장 기기, 베이커리 소도구에 이르기까지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품목들이 전시되었다. 특히 올해는 전통적인 명인들의 기술뿐만 아니라 AI 기반 제빵 로봇 등 혁신적인 푸드테크 기술이 접목된 제품들이 대거 출품되어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또, K-베이커리 문화를 집중 조명하는 특별관도 운영된다. 올해 새롭게 마련된 하우스 오브 디저트 특별관에서는 아이스크림, 케이크, 마카롱, 초콜릿 등 최신 디저트 트렌드를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하우스 오브 파티시에 특별관에서는 국내 인기 파티셰리의 독창적인 레시피를 소개한다. 개막 첫날인 오늘, 전시장 곳곳에서는 꽈배

정치

더보기
이재명 대통령 “북한 구성 핵시설 이미 널리 알려져...정동영 장관 기밀 누설 주장은 잘못”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이재명(사진) 대통령이 북한 평안북도 구성시에 있는 핵시설은 이미 널리 알려졌음을 밝히며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기밀을 누설하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20일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정 정관 '구성 핵시설' 발언 이전에 구성 핵시설 존재 사실은 각종 논문과 언론보도로 이미 전 세계에 널리 알려져 있었던 점은 명백한 팩트다”라며 “정 장관이 '미국이 알려준 기밀을 누설'했음을 전제한 모든 주장과 행동은 잘못이다”라고 밝혔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과거 미국의 싱크탱크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Institute for Science and International Security) 보고서와 국내 언론보도 등에서 구성이 핵시설 소재지로 지목됐다. 이는 공개된 정보다”라며 “북핵 문제의 심각성을 설명하기 위해 정책을 설명한 것인데 이를 정보 유출로 모는 것은 대단히 유감스럽다”며 미국의 대북 위성 정보 공유 일부 제한을 비판했다. 정동영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저는 작년 7월 25일 통일부 장관 취임 후 국내외 관계 정보기관으로부터 핵시설 관련 정보보고를 일체 받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AI시대는 위기이자 기회…‘활용능력’극대화하는 창조형 인재 필요
AI시대는 먼 미래가 아닌 현재다. 우리는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환경의 시대에 살고 있다. AI(인공지능)이라는 거대한 파도가 우리 삶의 모든 영역을 집어삼킬 날이 멀지 않았다. 이미 상당 부분 잠식당한 상태다. 이제 정보의 양이나 관련 분야 숙련도만으로 생존해 왔던 시대는 갔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정보의 양이나 숙련도는 인공지능이라는 터널을 지나면 한순간에 누구나 다 아는, 누구나 구할 수 있는 일반적인 정보나 지식이 되고 만다. 정보와 지식의 가치가 하락하고 모두가 정보에 쉽게 접근하는 ‘지식의 상향 평준화’는 정보의 양이나 숙련도가 아니라 그것들을 어떻게 엮어내어 최대의 효율성을 발휘해야 하는가 하는 ‘인공지능 활용능력’을 요구한다. 우리의 생각의 크기가 인공지능이 내놓는 출력값의 수준을 결정하므로 내가 원하는 출력값을 받아내기 위해 AI의 연산 능력에 우리의 활용능력을 더하는 협업의 기술을 완성해야 한다. 미래학자인 신한대 신종우 교수는 “정보나 지식 생산의 패러다임 또한 습득하는 공부에서 창조하는 공부로 완전히 바뀌어야 한다. 이제 정보나 지식의 소유 자체는 아무런 권력이 되지 못하며, 산재한 정보들을 자신만의 관점으로 재구성하는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