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6.22 (일)

  • 흐림동두천 23.5℃
  • 흐림강릉 30.0℃
  • 서울 24.7℃
  • 대전 24.5℃
  • 대구 28.9℃
  • 흐림울산 27.3℃
  • 광주 26.0℃
  • 부산 23.5℃
  • 흐림고창 25.6℃
  • 흐림제주 29.7℃
  • 흐림강화 22.9℃
  • 흐림보은 24.4℃
  • 흐림금산 25.4℃
  • 흐림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8.5℃
  • 흐림거제 24.1℃
기상청 제공

사회

레즈비언, 세상 밖으로 나오다

URL복사

게이, 레즈비언 등 성적 소수자가 한국사회에서 살기란 그야말로 ‘죽지 못해’ 사는 것과 다름없다. 씨를 내린 부모도, 과학도 증명할 수 없는 이 오묘한 세계에서, 그들은 동성애가 ‘비정상’이라는 사회적 편견과 혐오적인 분위기 속에서 고통 받고 자신의 성 정체성을 부정하며 평생을 혼란 속에서 살아간다.
그러나 이제 그들도 세상 밖으로 나와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외친다. 더 이상 음지에 숨지만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5월3일은 그들에게 뜻깊은 날이다. 이 날, 한국 최초의 레즈비언 연대체인 한국레즈비언권리운동연대(이하 ‘레즈비언권리연대’ http://lright.org)가 발족됐다.
국내 레즈비언 인권단체는 총 4개인데, 레즈비언권리연대는 ‘레즈비언인권연구소’, ‘부산여성성적소수자인권운동센터’, ‘이화레즈비언인권운동모임 변태소녀 하늘을 날다’, ‘한국레즈비언상담소’가 결성한 모임이다.

 ‘게이’와 별개의 독자적 권리운동 시작
한국사회에서 레즈비언 인권운동이 움트기 시작한 건 11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4년 11월 ‘한국여성동성애자인권모임 끼리끼리’가 발족하면서 레즈비언 인권운동은 시작됐고, 이후 1995년 동성애자인권운동협의회와 1998년 한국동성애자협의회를 거쳐 2002년 한국동성애자연합까지 남성 동성애자들과 함께 연대체를 결성해 동성애자의 권리를 찾기 위한 운동을 벌였다. 끼리끼리 간사였던 박김수진씨는 “레즈비언 커뮤니티의 양적, 질적 성장으로 레즈비언 고유의 연대체가 필요함을 깨닫고 레즈비언 연대체를 결성하게 됐다”고 말한다.

 레즈비언권리연대는 “한국사회의 레즈비언은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으며, 레즈비언 인권운동 또한 어떠한 사회적 자원도 없는 상태에서 힘겹게 시작됐다”며 “4개 단체가 함께 결성한 연대체는 기존 여성운동이나 인권운동이 포괄하지 못했던 레즈비언의 권리를 본격적으로 드러내고 주장하여 사회적 동의의 기반을 넓혀가려 한다”고 취지를 밝혔다.
이전에도 레즈비언 권리운동가들의 연대 노력은 있었다. 1998년 12월 끼리끼리, 인천레즈비언인권모임 한우리, 부산경남 여성이반인권모임 안전지대, 니아까 등의 공동주최로 열린 ‘끼리끼리 송년의 밤’을 시작으로, 2001년부터는 이들 단체들이 ‘반성폭력네트워크’를 결성해 비정기적 모임을 가졌다. 2002년 이후에는 끼리끼리(현 한국레즈비언상담소)를 중심으로 서울 부산 대구 지역에서 활동하는 레즈비언들이 정기 모임을 가졌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레즈비언 인권단체가 연대하기 시작한 건 작년부터다. 작년 11월 4개 단체가 모여 연대 조직을 위한 구상에 착수했고, 올 1월 레즈비언권리운동연대를 공식화 했다. 이와 동시에 ‘성 소수자 범죄사건 지원을 위한 여성연대’를 결성해 연대활동에 돌입했다. 레즈비언권리연대는 발족 선언문을 통해 “한국사회의 이성애주의와 가부장제에 반대하며, 레즈비언의 현실에 바탕을 둔 권리운동과 독자적 권리운동을 추구한다”고 밝혔다. 

  10대 레즈비언 인권 침해 심각

레즈비언권리연대는 올해 레즈비언 인권 실태조사와 찾아가는 청소년 동성애 바로 알기 강의, 10대 레즈비언 인권 캠프 등의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연대체는 특히 10대 레즈비언 문제에 비중을 두고 있는데, 이는 레즈비언들이 사춘기를 겪으면서 겪는 성 정체성의 혼란에 따른 문제들이 나타나는 가장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레즈비언 인권 실태조사에서도 성 정체성을 고민하기 시작한 시기가 10대 이하(69.3%)의 시기에 가장 많았고, 최초의 동성 교제 시기 또한 10대(56.9%)라고 응답한 레즈비언들이 다수를 차지했다.
레즈비언은 동성애자이자, 여성으로서의 이중의 억압에 시달리고 있으며, 특히 10대 레즈비언의 경우 ‘미성년’이라는 신분으로 더 많은 억압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레즈비언 권리연대 측은 “이 사회는 10대의 레즈비언 경험을 ‘이성애자가 되는 과정에서 겪는 한 때의 일’로 치부하며, 그들의 정체성을 부정당하고 이성애자로 성장하기를 강요받고 있다”면서 “이성애중심적인 학교와 가정으로부터 내몰리며, 또래 친구들로부터 따돌림이나 폭력을 당하고 있는 10대 레즈비언이 겪고 있는 인권침해는 매우 심각하다”고 말한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李 대통령, 20조원대 2차 추경안 19일 국무회의 심의·의결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19일 추경안 심의를 위한 국무회의를 주재한다. 경기 진작과 민생 회복에 주안점을 둔 제2차 추경(추가경정예산)안이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될 예정이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이 대통령은 이날 귀국하자마자 추경안 심의를 위한 국무회의를 주재한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대통령실은 전날 국회에서 비공개 협의를 열고 22조원 수준의 2차 추경안 세부 내용을 최종 논의했다. 민생 회복을 위한 소비쿠폰(민생회복지원금)을 전 국민에게 1차로 보편 지급하고, 취약 계층에 대해 추가로 지원하는 방안이 이 자리에서 확정됐다. 이 대통령은 순방 중에도 국내 경제 현안을 챙긴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 순방 기간 우원식 국회의장을 예방한 강훈식 비서실장은 신속한 추경안 처리를 위한 국회 협력을 당부했다. 강 비서실장과 우상호 정무수석이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도 당정은 추경안을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국회에 신속한 추경안 처리를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가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국민이 선택한 이재명 정부 경제 현안 해결 정책에 중점 둬야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치러진 지난 6.3 조기대선에서 제21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한 지도 벌써 2주가 지나갔다. 6.3 선거 당일 출구조사에서 50%가 넘을 것이라는 예측에는 빗나갔지만 49.42%의 득표로 41.15%를 얻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를 압도적으로 누르고 제21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이 대통령은 1천728만표를 얻어 역대 대통령 선거에서 가장 많은 득표로 당선된 대통령으로 자리매김했다. 이 같은 득표의 배경으로 전국적으로 고른 지지를 받은데다 보수의 텃밭인 대구 경북지역에서도 당초 예상보다 7% 포인트 정도 더 지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보수진영에서도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령이라는 본헤드 플레이는 잘못된 것이고 나라를 거의 망쳐버린 윤 전 대통령보다는 나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선거가 끝난 후 이재명 대통령의 향후 직무수행에 여론조사 결과 70% 정도가 ‘이 대통령이 직무수행을 잘할 것’이라고 응답한 결과가 나왔다. 한국갤럽이 지난 10~12일(6월 둘째 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이 대통령이 앞으로 5년 동안 대통령으로서 직무를 잘 수행할 것으로 보는지, 잘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