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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게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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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정부의 일관성 없는 정책으로 국민적 불신이 높아지고 있다. 올 초 정부는 5% 경제성장을 전망하며 하반기 경기회복을 점쳤다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자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고 말을 바꿨다. 역대 정권 중 가장 많은 정책들을 쏟아냈지만 경기가 회복되기는커녕 투기만 조장됐다.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더구나 고유가 지속에 공공요금과 담뱃값 등이 줄줄이 인상되면서 서민들의 허리가 휘고 있다. 서민들은 더 이상 정부의 정책에만 기댈 수 없다며 푸념을 늘어놓고 있다.

강남 집값 ‘잡겠다’고 하지를 말지…
연초 반짝 경기에 정부는 드디어 하반기 바닥을 찍고 경기가 회복될 것을 장담했고 대통령도 가세해 경기가 풀렸다고 기대감을 심어주었다. 하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치들이 잇달아 나오면서 한덕수 경제부총리도 끝내 올해 5% 성장은 힘들 것 같다고 실토했다. “대통령부터 경제에 올인 하겠다고 하더니 그 결과가 일본식 경기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인가”라는 서민들의 탄식이 쏟아진다.
또 한 번 한국경제가 위기에 빠진 것은 그동안 정부가 쏟아낸 정책들이 현실성 없이 헛돌았던 탓이다. 가장 대표적으로 부동산 정책과 세제를 꼽을 수 있다. 정부는 강남 집값을 잡겠다며 2003년 10·29 대책 이후 수 십 가지의 대책을 쏟아냈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서울 강남과 수도권을 비롯한 대부분의 집값은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실제로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 114’에 따르면 강남(5.97%), 서초(12.5%), 송파(10.16%) 등 강남지역의 집값은 꾸준히 상승했다. 분당과 용인 집값은 2003년 10·29대책 직후보다 각각 21.94%, 11.25%씩 올랐다. 특히 중·대형 평수 아파트의 경우 두 배 이상 오른 곳도 나타났다. 분당 정자동 아데나펠리스 67평형은 2003년 말 6억8,000만원에서 현재 14억원으로 두 배 이상 뛰었다. 분당의 신흥부촌으로 부상한 정자동 파크뷰는 54평형의 매매가가 올 들어서만 7억 원 이상 급등해 16억6,000만원을 호가하는 실정이다.
분당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가 3~4년 전 6억이었는데 현재 14억으로 올랐다”면서 “이럴 줄 알았으면 차라리 그 때 좀 무리를 해서라도 아파트를 사두는 거였는데 후회가 막심하다”고 아쉬워했다.

부동산 투기 심리는 꿈쩍도 않던 지방 부동산까지 전이되고 있다. 지역 중개업소와 투기꾼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전북 전주의 한 중개업소 사장은 “십수년간 이곳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면서도 여기처럼 집값이 변하지 않는 곳을 못봤는데 최근엔 여기도 많이 오르고 있다”면서 “아직은 서울처럼 급하게 뛰지 않고 있기 때문에 가격은 저렴하면서도 가격상승이 눈에 띄게 오르고 있어 이 지역 인근 땅값을 물어오는 외지인이 부쩍 늘었다”고 말한다.

정책 비판, ‘네 탓’만
강북에 거주하는 한 시민은 “맞벌이해서 내 집 마련 좀 해볼려고 차곡차곡 저축도 하고 성실하게 살아왔지만 그러면 뭐하나. 자고 나면 집값이 하루가 다르게 뛰는 걸. 이미 강남이나 분당, 용인은 우리 같은 서민들은 넘볼 수조차 없는 곳이 돼 버렸다”고 토로한다.정부의 땜질식 처방이 풍선효과만 조장되고 되레 부익부 빈익빈 현상만 심화된 셈이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잇따른 대책이 오히려 집값 상승을 부추겼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판이다. 정부가 집값 상승의 주범으로 부동산 중개업자들을 지목한 데 반발, 지난 8일 한시적인 동맹휴업에 들어간 송파구 부동산 중개업자들은 “집값 상승의 원인 수요공급을 예측 못한 정부의 정책 실패”라고 비난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대도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불사하겠다는 노무현 대통령이 투기만 조장하는 판교신도시 사업추진을 방관하는 것은 타당치 않다”며 “판교신도시 사업을 중단하고 국민주거안정을 위한 방향에서 전면 재검토하라”고 촉구했다.
또한 이명박 서울시장은 최근 “정부의 부동산정책을 군청 수준”이라고 비난하자, 시중에는 “군청에도 못미치는 아마추어 수준”이라는 혹평이 나돌고 있다.

물가상승 못 이기는 서민들의 주머니
게다가 7월부터 기름값을 비롯해 우편물 요금, 담뱃값 등이 오르고 전기, 상하수도 요금 등 공공요금이 줄줄이 인상될 예정이어서 시민들의 근심은 수그러들지 않는다.
개인택시 운전사 최진수 씨는 “택시 운전사 대부분이 요금 인상을 반대했는데도 불구하고 사용자 입장만 고려해 택시요금만 올려놓아 승객만 더 떨어졌다”며 불평한다. 시민들 역시 택시요금 인상이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 웬만해선 택시타는 일을 줄이고, 어쩔 수 없이 타게 될 땐 지하철과 버스를 갈아타는 식으로 거리를 최소화 하는 등 머리품, 발품 팔기 바쁘다. 자가운전자 중에는 차라리 15,000원이면 시내 전역을 갈 수 있는 대리운전을 맡기는 편이 낫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울 강남구 강남구청에서 집인 관악구 신림동까지 출퇴근을 하는 홍현정 씨(29세)는 “평소 야근이 잦아 택시 이용할 일이 많은데 요금이 인상되고 나서 14,000원이면 하던 것이 18,000원으로 올랐다”면서 “이제는 되도록 일감을 들고 집에 가서 하든가, 지하철 막차라도 타고 가야겠다”고 말한다.

서울시 마포구에 거주하는 자영업자 김정수 씨(36세)는 “휘발유 값도 비싸서 웬만하면 거래처 갈 때도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실정”이라며 “그런데도 택시 요금에 담뱃값 인상, 공공요금도 줄줄이 오른다고 하니 대체 정부가 서민들 등골을 빼먹으려고 있는 건지 살리려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고 불평을 쏟아냈다.

가계살림을 맡는 주부들은 또 어디서 줄여야 하나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전북 전주에 거주하는 김학순 씨(45세)는 “지금처럼 살기 힘들다는 생각은 처음 든다. 젊었을 때 고생한 적도 있지만 적어도 노력한 만큼 돌아오는 보람이 있어서 그때는 그래도 살만했다”면서 “지방경기는 특히나 더 심각한데 아무리 줄여도 생활은 빠듯하고 세금만 자꾸 올라 더 이상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고 말한다.

결혼 3년차 주부 최영희 씨(31세 직장인)는 “결혼 초기엔 나도 남들처럼 내 집 마련과 2세계획에 꿈이 부풀었지만 지금은 전세로 얻은 대출금 갚기도 벅차다”면서 “사는 게 전쟁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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