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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스포츠

현대INI스틸 여자축구 ‘메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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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북경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출발한 여자축구는 1881년에 도입된 남자축구에 비해 100년 이상 뒤졌지만, 선수들의 사기가 충만해 발전 속도가 무엇보다 빠르다. 특히, 지난 2003년 여자월드컵 본선진출은 불모지인 현 상황을 고려하면 큰 성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세계여자축구와는 아직까지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가운데 현대INI스틸 레드엔젤스 축구단이 한국 여자축구의 핵으로 자리 잡고 있어 화제다. 대표팀 예비엔트리 25명 가운데 9명이 선발될 정도로 최고의 멤버를 구성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1년에 6차례 펼쳐지는 주요대회 중 3개 이상에서 정상을 밟아 명실상부한 한국 여자축의 메카로 자리 잡고 있다.

대표팀 9명 보유 실업 최강
지난 1993년 창단한 현대INI스틸(구 인천제철)은 6개 주요대회 가운데 1998년 4개 대회에서 우승한 것을 시작으로 매년 3~5개 대회에서 우승컵을 가져가고 있다.
현대INI스틸이 이러한 성적을 올리는데는 안종관(39) 감독을 중심으로 이뤄진 코칭스테프의 찰떡궁합과 함께 여자실업팀에서 유일하게 천연잔디구장을 보유한 시설도 빼놓을 수 없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선수들의 열정이 있기에 가능했다.

현대INI스틸은 유영실 이지은 송주희 김결실 등 국가대표 선수만 9명에 달한다. 특히 유영실은 ‘여자 홍명보’라고 불릴 정도로 국내는 물론 아시에서도 최고의 리베로라는 평가다. 여기에 여자축구 대표팀과 소속팀을 오가고 있다.
하지만, 여자선수들로 구성되다보니 여성스러움에 대한 고민도 있다. 태양 볕에서 뛰어야 하기 때문에 선수들은 각종 화장품을 바르고 게임에 임하지만, 여전히 아쉬움이 남는다.
유영실 선수는 “축구가 좋아서 하긴 하지만, 오래 운동을 하면 얼굴이 새까맣게 탄다”면서 “화장을 해도 여전히 가장 신경 쓰이는 부분”이라며 아쉬워했다. 그렇다고 피부 관리를 위해 축구를 안 한다는 것은 더욱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게 그들의 생각이다. 게다가 선수들은 운동장 내에서 그 누구보다 최고가 되길 바란다. 송주희 선수는 “축구를 하면서 남자들처럼 하려고 노력한다”면서 “그래서 외출 할 때도 여성스러운 복장보다는 좀 털털한 옷을 찾는 선수들이 많다”고 귀뜸했다.

현대INI스틸 성장 대표팀으로 이어져
현대INI스틸의 성장과 더불어 한국여자축구도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사실 지난 1990년 북경아시안게임에 참가할 당시 우리나라 축구선수들의 이력은 그야말로 화제였다. 축구를 해 본 사람이 전무해 과거 펜싱 태권도 배드민턴 하키 등 각 종목 선수들 가운데 아시안게임 참가를 희망하는 선수들로 메워졌을 뿐이다. 결과는 뻔했다. 6개팀이 참가해 풀리그로 치러진 경기에서 5위에 그쳤다.
하지만, 현대INI스틸 선수를 중심으로 한 대표팀이 2003년 사상처음 여자월드컵에 진출한데 이어 지난해 6월 아시아선수권에서 여자축구 도입 후 14년 만에 세계 수준인 북한의 골 망을 뒤흔드는 등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승세는 오는 8월 벌어지는 동아시아선수권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현대INI스틸 소속 대표팀 선수들은 이번 대회 목표가 우승이라고 당당히 말한다. 미드필드 이지은 선수는 “지난 2002년 월드컵에서 우리가 4강에 올랐던 것은 감독의 용병술과 선수들의 뛰어난 기량이 중요했다”면서도 “하지만, 붉은악마의 열정적인 응원과 국민의 성원도 큰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보여 (우리는) 우승을 할 것”이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인터뷰]

 현대INI스틸 안종관 감독  “동아시아선수권 우승이 목표”
현대INI스틸과 함께 자리를 지켜온 사람이 바로 안종관 감독이다. 안 감독은 한국 여자축구의 산 증인으로 아시아 최하위권에서 상위권으로 도약하는 밑거름을 만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여자축구 지도자를 맡게 된 계기는.
1993년 부상으로 인해 축구선수 생활을 접을 무렵 INI스틸 측에서 코치 제의가 와서 깜짝 놀랐다.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여자가 무슨 축구를 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한 번 구경이나 해보고 결정하자라는 생각으로 연습게임을 지켜보고 결정한 것이다.

여자축구의 매력을 꼽는다면.
그해 11월 경 남자팀과 연습경기를 하는 것을 보고 놀랬다. 참 지금도 생생한 것은 당시 살얼음이 얼 정도로 추운 날씨여서 남자선수들은 추리닝 바지를 입고 플레이를 했는데 여자선수들은 반바지를 입고 플레이를 하더라(웃음). 실력은 몰라도 열정만큼은 남자선수보다 낳은 것 같다.

여자선수 지도하기가 쉽지 않을 텐데 12년이나 장수하고 있다.
장수비결이라고 얘기하니 참 쑥스럽다. 사실 처음 부임해서 선수들과 거의 대화를 못했다. 이런 말 하면 믿을지 모르지만, 한 4년 정도 지나니까 그때서 마음을 연 것 같더라. 아무리 감독이라고 하지만, 여자선수가 마음을 열기가 쉬웠겠나. 이제는 자신들이 힘든 일이 있으면 먼저 연락해 상의할 정도로 가까워졌다.

INI스틸이 최근 연이어 우승하고 있는데.
나 자신은 물론 선수들은 현대 INI스틸이 국내 최강이라고 자평한다. 1년에 벌어지는 큰 대회 6개 가운데 4개 정도는 우리가 우승컵을 갖고 온다. 개인적으로 팀은 이미 국내 최고 수준이어서 국내 대회에서 우승을 하지 못하면 창피할 정도다.

8월 동아시아선수권 대표팀 감독으로 복귀했다.
19개월여만에 복귀하는 것으로 감회가 새롭다. 이번 대회는 우승이냐 준우승이냐를 떠나서 2승1무를 하고 싶은 게 솔직한 심정이다. 한국 여자축구팀이 창설된 이후 북한에 골은 넣은 것이 14년 만에 이루어졌다. 일본 중국과의 전력도 좁혀지고 있어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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