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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두산 비자금 의혹 사실로 터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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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의 비자금 조성 의혹을 둘러싸고 일으킨 오너 형제간 골육상잔이 검찰의 수사로 판가름 나게 됐다. 검찰은 7월25일 박용오 전 두산그룹 회장측이 제출한 진정서에 대한 사실확인을 위해 서울중앙지검 조사부에 사건을 배정하는 등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이와함께 수사과정을 지켜본뒤 사건을 특수부로 배정하는 방안도 검토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두산그룹은 검찰의 수사결과에 따라 향후 기업경영이 올스톱으로까지 몰릴수도 있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가운데 과연 두산그룹의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한 실체가 어디까지 풀릴 것인지에 많은 관심이 모이고 있다.

박용성·박용만 1700억대 조성
박용오 전 두산그룹 회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손씨로부터 지난 7월21일 대검에 제출한 진정서 내용에 따르면 ‘박용성 회장과 박용만 부회장이 위장계열사를 만들어 지난 20년동안 모두 1700억원의 비자금을 조성, 이중 상당 금액을 해외로 빼돌렸다’는 것이다.

박용성 회장은 지난 20년간 ‘태맥(대표이사 전 동양맥주 사장 이영길)’이라는 회사를 운영하면서 그룹의 각 이권 사업장에 생맥주 집을 차리고 이 위장계열사를 통해 1년에 십수억원씩 200억원이상의 비자금을 조성해 이영길 명의로 신탁·운영한 결과 (주)태맥에서만 350~450억원 가량의 비자금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또 박용성 회장은 같은 방법으로 두산그룹의 경비용역과 건물관리업체인 동현 엔지니어링을 통해 200억원의 비자금을 조성, 유용한 혐의가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와함께 박용만 두산그룹 부회장도 자신의 동복 동생인 박용욱 (주)이생그룹 회장을 통해 위장계열사 형태로 운영한 (주)넵스라는 회사를 통해 두산산업개발의 주방가구 물량 및 목공사, 마루공사를 5년간 독식해 1000억원대의 수의계약 및 200억원대의 비자금을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박용만 두산그룹 부회장과 박진원 두산 인프라코어 상무(박용성 회장의 아들)은 뉴트라 팍이라는 회사를 미국의 위스콘신에 설립해 계열사 자금 870억원을 동원, 미국으로 외화를 반출한 혐의가 있으며 초기 등기이사로 박용만 박진원 박지원(박용곤 명예회장 아들) 두산 중공업 부사장이 등재돼 자주 위스콘신에 가며 외화 밀반출을 지휘했다고 밝히고 있다.

비정상적 소유지배가 원인
박용오 전 두산그룹 회장의 주장대로 박용성 두산회장 박용만 부회장이 20여년동안 1700억원에 달하는 비자금을 조성했다면 이는 총수일가가 적은지분으로 거대 그룹을 마치 사유기업인양 경영하는 재벌체계의 고질병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다. 두산그룹의 경우 두산산업개발→(주)두산→두산중공업 3개사가 순환출자 형태로 묶여있고 이가운데 두산중공업이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엔진을 소유하는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

지난 3월 말 현재 두산산업개발은 (주)두산 지분을 24.88%, (주)두산은 두산중공업지분을 41.5%, 두산중공업은 두산산업개발 지분 30.08%를 각각 갖고 있다. 특히 두산그룹의 중심은 지주회사격인 (주)두산이며 박용곤 그룹 명예회장이 3.98%, 박용성 신임 그룹 회장은 2.79%, 박용만 (주)두산 부회장 3.72%을 갖고 있으며 박용오 (주)두산 명예회장의 지분은 1.76%에 그치고 있다. 이런가운데 두산의 계열사로 분류돼 있는 회사는 6월 말 현재 모두 20여개사로 총수의 의지만 있으면 박용오 전 회장이 주장하는대로 비밀스러운 자금 동원과 운영은 어느정도 가능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박 전 회장이 진정서에서 비자금 조성은 위장계열사에서 이뤄졌지만 이를위한 종자돈의 경우 계열사를 통해 조달됐다는 대목 등이 그룹의 비정상적인 지배구조가 비자금 조성 등의 근본원인이라는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관계자는 “기업의 총수는 주주의 대리인으로서 주주이익과 기업의 이윤추구의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총수가 기업을 지배하고 소유한다는 오너심리의 괴리에서 발생, 주주들의 돈을 마음대로 사용한데서 비자금 조성의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고 밝혔다.

정·관계까지 불똥 튈수도
대검찰청은 25일 박용오 전 두산 명예회장이 박용성 회장과 박용만 두산그룹 부회장 등 친형제의 비자금 조성 혐의와 관련해 제출한 진정서에 대한 기록 검토를 마친 뒤 사건을 서울중앙지검 조사부에 배당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이번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에 배당하기로 결정했으며 사건을 맡을 구체적인 부서는 서울중앙지검장이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따라 검찰은 진정서를 낸 손씨와 박 전 명예회장을 불러 진정서의 신빙성 여부 확인 작업에 들어간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으나 사건의 특성상 신중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도 “모든 사건은 수사를 해봐야 결과를 알수 있으며 투서 등 진정서의 내용은 수사의 기초밖에 되지 않는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만약 박 전 회장의 진정서 내용이 구체적인 사실로 드러날 경우 검찰은 관련 계좌 압수수색 등 빠른 속도로 수사를 진행할 가능성이 크며 이와함께 진정서 내용에 들어있지 않는 비자금 사용처에 대한 수사도 함께 이뤄질 경우 자칫 정·관계 로비로까지 불똥이 튈수도 있다는 것이다.

박 전 회장 신빙성 무게는?
두산그룹 비자금 조성과 관련된 사건해결의 열쇠는 여전히 박용오 전 회장이 가지고 있다. 박용오 전 회장측은 위장계열사로 지목한 기업들이 공식적인 두산그룹의 계열사는 아니지만 두산 오너가(家)가 경영진에 참여해 회계장부 조작 등을 통해 비자금을 만들어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박 전 회장은 진정서를 제출하는 과정에서 이같은 주장을 구체적으로 입증할 증거를 아직 내놓지 않고 있다.
따라서 박 전 회장측이 앞으로 검찰 조사에서 자신의 주장을 입증할 문건을 공개할 것인지에 많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와함께 검찰 및 법조계 일각에서는 진정서의 실체가 두산그룹의 박용오 명예회장측이며 내용 또한 일반인들이 확인하기 어려운 그룹 내부의 자세한 정보가 담겨있고 비자금 조성경위 등이 비교적 상세히 적혀 있기 때문에 진정서의 신빙성이 어느정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두산 경영일정 차질 빚어
두산측은 ‘비자금 조성은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하고 있다. 거론된 기업들의 연간 매출액이 적게는 수십억에서 많게는 수백억밖에 안돼 박 전 회장측이 주장한 1700억원대 비자금 조성 등은 무리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두산 관계자는 “4개사를 합쳐도 1년 매출이 700억원에 불과한데 수천억원의 비자금을 만든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말이 되는가”라고 주장했다. 박용성 회장도 지난 22일 오후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에 대한 비자금 조성 혐의에 대해 “한마디로 웃기는 거짓말”이라며“검찰에서 떳떳하게 조사받고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두산의 경우 엎친데 덮친격으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박용오 전 두산그룹 회장이 위장 계열사로 지목한 N사가 조사받고 있으며 박 전 회장이 또 다른 위장 계열사라고 주장한 T생맥주 체인점도 조사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검찰수사와 함께 전전긍긍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같은 여파로 두산그룹은 창립기념일에 개최할 예정이었던 박용성 신임회장 취임식을 무기한 연기했으며 해외출장 역시 취소했다. 박용만 부회장 역시 두산중공업의 중동 지역 9개국 10개 프로젝트와 관련된 현장 순시 일정을 미뤘으며 두산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 등의 해외 기업설명회 계획도 차질이 불가피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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