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2.20 (토)

  • 흐림동두천 7.0℃
  • 흐림강릉 10.1℃
  • 서울 8.0℃
  • 구름많음대전 5.2℃
  • 박무대구 2.1℃
  • 박무울산 8.7℃
  • 구름많음광주 8.5℃
  • 구름조금부산 13.3℃
  • 흐림고창 10.6℃
  • 구름많음제주 13.9℃
  • 흐림강화 8.6℃
  • 흐림보은 1.2℃
  • 흐림금산 2.3℃
  • 흐림강진군 6.3℃
  • 맑음경주시 2.9℃
  • 맑음거제 7.8℃
기상청 제공

커버스토리

검찰 ‘권력의 시녀 벗나’

  • 등록 2005.11.03 14:11:11
URL복사

검찰은 영원한 권력의 시녀인가. 검찰은 과연 권력의 시녀라는 뿌리 깊은 본질을 털어낼 수 있을까. 강정구 교수 발언을 둘러싼 논란이 그의 구속수사 문제로 이어지면서 천정배 법무장관이 사상초유의 수사지휘권을 발동했다. 하지만 천 장관의 불구속 수사지휘권에 대해 김종빈 검찰총장은 검찰의 정치적 독립성 훼손이라며 부임 6개월만의 전격 사퇴라는 회오리로 맞섰다. 국회 정치분야 질의장을 뜨겁게 달군 강정구 색깔 정국. 마침내 법무-검찰 갈등해소의 큰 짐은 정상명 신임 검찰총장 내정자로 옮겨졌는데…. 검찰중립, 검찰개혁의 신호탄은 과연 울린 것일까.

검찰의 정치적 독립성 훼손?
10월 정기국회를 달군 건 국정감사도, XX게이트도 아니었다. 임시,정기국회를 통틀어 처음으로 ‘게이트’가 없었던 국회.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 10월 국회는 ‘색깔론’으로 대변되는 강정구 교수 발언과 그의 구속수사 문제로 야기된 법무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으로 검찰조직에 엄청난 파란을 불러 일으켰다.

천정배 법무장관의 건국 이래 첫 수사지휘권 발동은 김종빈 검찰총장의 즉각 사퇴로 이어지면서 ‘법무부 대 검찰 간의 전면전’양상으로 나타났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검찰은 법무장관의 수사지휘권을 ‘검찰의 정치적 독립성 훼손’에 맞췄다. 물러난 김종빈 전 검찰총장이 퇴임사를 통해 밝혔듯 “검찰의 정치적 독립이야말로 국민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이며 검찰의 독립은 국민이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힌데서도 이같은 입장은 명확히 드러났다.

천 장관이 자신의 수사지휘권 발동은 ‘검찰법 8조’에 규정된 합법적 조치였음을 주지한 바 있지만 김 전 검찰총장은 이미 수사지휘권 발동을 겨냥 “검찰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최종 책임자는 총장이다. 헌법정신과 실정법에 따라 처리하겠다. 비합리적인 부분까지 장관의 지휘에 승복할 이유가 없다”며 구체적 사건에 대한 법무장관의 지휘를 받지 않을 것임을 명백히 했다.

수사지휘권은 부당한 검찰개입
법무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이후 정치권은 급속도로 냉각됐다.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천 장관의 수사지휘권은 검찰의 독립성을 훼손시키고 법질서를 뿌리째 무너뜨린 일”이라며 “법무장관의 책임을 묻겠다”고 맞섰다.

강재섭 원내대표도 최고중진 상임운영위 연석회의에서 한발 더 나가 “50년전 일본에서 법무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했는데 그런 검찰 치욕의 날이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재현돼 심히 유감”임을 명백히 했다.

말그대로 법무장관의 부당한 검찰개입이 정치권 화두로 오른 셈이다. 하지만 과연 법무장관의 수사지휘권이 오늘 대한민국 검찰에게도 치욕의 기억거리로 남게 된 것일까.

불과 2년전 한 부장검사 출신의 검사가 ‘검찰개혁을 위한 구체적 방안’이란 주제로 언론에 발표한 내용은 오늘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지적하며 사퇴한 김 전 검찰총장과 대한민국 검찰에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던진다.

“검찰의 신뢰가 땅에 떨어진 것은 정치적 사건 등을 공정하게 처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권력자와 주변 사람을 비난하지만 일차적으로는 수사 검사의 용기와 소신 부족이 그 원인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중요한 것은 검사 스스로가 의식을 바꾸고 조직을 살려나가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라고.

검찰의 역사, 권력의 시녀사?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장경욱(38)사무차장은 “전두환,노태우대통령 시절 공안사건에서 검찰이 얼마나 많은 극우적 입장을 대변 했는가”반문한다. 그의 지적대로 우리사회에서 사법부, 판검사는 권력의 상징처럼 국민위에 군림해 왔다. 실제 검찰의 고문, 강압적 수사관행, 검찰의 권력주의는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민변 장 변호사는 “과거 검찰은 권력의 시녀처럼 밀실에서 아무런 근거없이 법무부장관을 통해 정치권의 압력을 전달받았다”며 “검찰청법 8조가 오히려 삭제됐어야 할 시기에는 침묵하던 검찰이 정작 통제가 필요해 합법적으로 수사지휘권을 행사한 법무장관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제부터 해방직후 박정희 대통령과 5,6공을 거치면서 검찰은 ‘권력의 시녀’라는 뿌리깊은 본질을 털어내지 못했다. 장 변호사는 “검찰이 오히려 법무장관의 지휘권 행사에 반발하기 보다 내부민주주의와 과거청산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는 일침이다.

실제 법원의 과거청산뿐 아니라 사법권력의 한 축을 담당해 온 검찰의 과거청산 노력은 끊임없이 예의 주시돼온게 사실이다. 정부내 조직임에도 불구, 검찰은 유일하게 다른 기관들이 자체 과거청산위원회를 구성해 활동하는데 반해 이를 외면한 조직으로 인식돼왔다. 게다가 과거 정치검사, 판사들의 범죄적 행위들에 대한 단죄 역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게 시민사회단체들의 지적이기도 하다.

검찰, 새로운 변화를 위하여
“정치권과 시민단체도 검찰이 개혁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해나가야 한다. 검찰 개혁의 중점은 외부의 영향력, 특히 정치권이 관여를 하지 못하도록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하는 데 있다. 법무부와 검찰의 고리를 끊으면서 법무부는 비검찰부화하고, 법무검찰행정 전문기관으로 바꿔야 한다. 법무부와 검찰에 신망받는 외부 인사를 대폭 영입해 참신한 의견을 받아들이고 내부 견제장치를 갖춰야 한다.”

“우리 현대사에서 군사독재 정권이 장기간 집권하면서 절대권력화해 헌법은 유명무실한 장식물로 전락하였고, 헌법의 기본원리인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는 여지없이 유린되어 왔다. 이 기간 1, 2차 사법파동을 거치면서 사법부의 독립을 외쳤던 양식 있는 법조인들이 군사독재 정권에 의해 쫓겨났다. 사법부의 독립은 실종되었으며, 법원과 검찰은 국민의 기본권 보호와 권력 견제라는 사법의 본래적 기능을 잃은 채 독재권력을 정당화하는 권력의 시녀 노릇을 해 왔다.”

불과 2년전 당시 한 사법연수생의 칼럼을 통해 국민에게 비춰진 사법, 검찰의 모습은 오늘 법무장관의 수사지휘권 행사에 술렁이는 검찰현주소를 더욱 씁쓸하게 만든다.

사법기능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보장하기 위한 법원과 검찰제도 개혁. 대법원장과 대법관에 대한 민주적 선출제도 도입과 법조 일원화, 법관승진제도 개선이나 특별검사제 도입, 검찰총장에 대한 인사청문회 실시에서 검찰인사위원회의 권한강화와 외부인사 참여, 사법과정에 대한 국민의 참여와 통제(배심제, 참심제, 검찰심사위원회 도입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제기된 검찰개혁의 로드맵은 분명 없던 것이 아니다. 단지 실행으로 이어지지 않았을 뿐.

어느때보다도 검찰총장의 리더십이 요구되는 시점. 개혁마인드와 조직장악력을 겸비한 신임 정상명 검찰총장 내정자가 어떻게 탄력받는 검찰개혁을 시작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비만학회·한국릴리 미디어 세션...올바른 비만·2형당뇨병 관리 방안 모색'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비만을 질환으로 인식하고, 정부가 적극적인 치료를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견이 나왔다. 17일 대한비만학회와 한국릴리가 17일 비만과 2형 당뇨병을 사회적 건강 과제로 규정하고, 치료 중심의 관리 전략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릴리와 대한비만학회는 이날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사회적 건강 과제 해결을 위한 올바른 비만·2형당뇨병 관리 방안 모색'을 주제로 미디어 세션을 공동 개최했다. 이번 세션은 국내 비만·당뇨병 치료 환경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인크레틴 기반 주사 치료제를 포함한 최신 치료 옵션이 적절히 활용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논의하고 미충족 수요를 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제2형 당뇨병 및 비만 치료에 사용되고 있는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의 약물들이 사용되고 있으며, 최근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등 여러 비만치료제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첫 번째 연사로 나선 대한비만학회 총무이사인 이재혁 명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왜 비만 치료가 중요한가?: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한 대한비만학회의 노력'을 주제로 학회의 활동을 소개하면서 "비만은 단순한 체중증가 상태가 아닌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지만, 여전히 법정비급여 질환

정치

더보기
내란특검 수사 결과에 與“헌정 회복 이정표”vs野“태산명동서일필로 끝난 정치보복”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15일 발표된 내란 특검 최종 수사 결과에 대해 여야는 상반된 평가를 내렸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헌정 회복에 많은 기여를 했음을 강조한 반면 국민의힘은 성과 없는 ‘내란몰이’로 평가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는 16일 국회에서 개최된 원내대책회의에서 “'12·3 내란사태는 권력 유지를 위한 불법 계엄이었다‘ 어제 내란 특검은 12·3 내란 사태 수사의 결론을 공식 발표했다”며 “활동을 마무리한 내란 특검은 헌정을 회복하기 위한 중요한 이정표였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주의를 무너뜨리려 한 시도에 국가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분명히 보여준 과정이었다. 관련자 기소와 사실 규명, 책임 구조의 윤곽까지 의미 있는 성과를 남겼다. 누구든 헌정을 흔들면 철저하게 책임을 묻는다는 원칙도 분명히 세웠다”며 “아직 남은 과제도 분명하다. 내란의 기획과 지휘 구조, 윗선 개입 여부 등 핵심 쟁점 가운데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김병기 원내대표는 “재판은 신속하고 단호하게 진행돼야 한다”며 “준엄한 단죄로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은 내란 세력을 결코 용인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민주주의의 역사에 분명히 새겨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대법원, 내란전담재판부 설치...“특별법 계획대로 추진”vs“위헌 법률 만들 이유 사라져”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대법원이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를 위한 예규를 제정한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를 위한 특별법 제정을 계획대로 추진할 것임을 밝혔고 국민의힘은 내란전담재판부 특별법 제정 추진 중단을 촉구했다. 대법원은 18일 보도자료를 발표해 “2025년 12월 18일 개최된 대법관 행정회의에서 ‘국가적 중요사건에 대한 전담재판부 설치 및 심리절차에 관한 예규’를 제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행 헌법 제108조는 “대법원은 법률에 저촉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소송에 관한 절차, 법원의 내부규율과 사무처리에 관한 규칙을 제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정할 예규의 주요 내용은 형법상 내란의 죄와 외환의 죄, 군형법상 반란의 죄에 대한 사건의 국가적 중요성, 신속 처리 필요성을 감안해 대상사건만을 전담해 집중적으로 심리하는 전담재판부를 설치하는 것이다. 현행 형법 제87조(내란)는 “대한민국 영토의 전부 또는 일부에서 국가권력을 배제하거나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처벌한다. 1. 우두머리는 사형, 무기징역 또는 무기금고에 처한다. 2. 모의에 참여하거나 지휘하거나 그 밖의 중요

문화

더보기
고립돼 가는 현대인의 내면... 연극 ‘동물원 이야기’ 공연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에드워드 올비의 대표작 ‘동물원 이야기(The Zoo Story)’가 12월 20일(토) 오후 2시 밀양아리나 꿈꾸는 극장에서 관객과 만난다. 이번 공연은 밀양시가 주최하고 대경대학교 공연예술ICC가 주관하며, 극단 가변과 극단 예빛나래가 공동 제작했다. 작품은 뉴욕 센트럴파크의 한 벤치에서 우연히 마주친 두 인물 제리와 페트라(원작의 피터를 여성으로 트랜스한 설정)의 대화를 통해 현대 사회의 고립과 소통의 부재를 날카롭게 드러내는 심리극이다. 사회의 주변인에 가까운 제리와 평범한 중산층 페트라의 만남은 인간 존재의 본질과 관계의 의미를 드러내며, 예상치 못한 결말로 관객에게 깊은 질문을 던진다. 이번 무대는 ‘1960년대 초연 이후 지금 시대에도 공감할 수밖에 없는 에드워드 올비의 대표작을 새롭게 해석한 공연’을 표방하며, 도시의 소음 속에서 점점 고립돼 가는 현대인의 내면을 섬세하게 포착한다. 작품은 단 두 명의 인물과 최소한의 공간만으로도 강렬한 긴장과 몰입을 만들어 내며, 관객에게 나와 타인 간의 거리와 소통의 의미를 되묻는다. 대경대학교 연극영화과 교수이자 연출을 맡은 배우진은 “‘동물원 이야기’는 시대가 바뀌어도 여전히 유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마음이 전하는 따뜻한 이야기: 아직 살 만한 세상이다
일상생활과 매스컴 등을 통해 우리가 마주하는 세상은 때로는 냉혹하고, 험악하고, 때로는 복잡하게 얽혀 있어 사람들의 마음을 삭막하게 만든다. 하지만 문득 고개를 돌렸을 때, 혹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마주하는 작고 따뜻한 선행들은 여전히 이 세상이 살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마치 어둠 속에서 빛나는 별들처럼, 우리 주변에는 서로를 향한 배려와 이해로 가득 찬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펼쳐지고 있다. 최근 필자가 경험하거나 접한 세 가지 사례는 ‘아직 세상은 살 만하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해 소개할까 한다. 첫 번째 이야기: ‘쪽지 편지’가 부른 감동적인 배려 누구나 한 번쯤은 실수를 저지른다. 아무도 없는 어느 야심한 밤. 주차장에서 타인의 차량에 접촉 사고를 냈는데 아무도 못 봤으니까 그냥 갈까 잠시 망설이다가 양심에 따라 연락처와 함께 피해 보상을 약속하는 간단한 쪽지 편지를 써서 차량 와이퍼에 끼워놓았다. 며칠 후 피해 차량의 차주로부터 뜻밖의 연락을 받았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는 손해배상 절차에 대한 이야기부터 오가기 마련이지만, 차주분은 “요즘 같은 세상에 이렇게 쪽지까지 남겨주셔서 오히려 고맙다”며, 본인이 차량수리를 하겠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