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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85호 크레인에 더 이상 죽이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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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명의 희생자를 만든 한진중공업

1월 6일. 새벽 3시. 한 여성노동자가 혼자 한진중공업 부산 영도조선소 100t 지브크레인인, 35m 상공의 ‘85호 크레인’의 차가운 난간을 붙잡고 올랐다. 민주노총 지도위원 김진숙이었다. 지난해 12월, 경영 악화를 이유로 한진중공업 측이 생산직 노동자 400명을 희망퇴직시키기로 결정하고, 정리해고 명단을 발표하기 전날이었다. 


다시 85호 크레인, 김진숙

주변 지인의 말에 의하면 김 지도위원은 지난 8년 동안 방에 불을 때지 않고 살았다한다. 8년전 85호 크레인에서 혼자 추위와 외로움에 떨다 죽어간 김주익 때문이었다고...

그런데 김 지도위원이 웬일인지 지난 1월 5일 저녁, 함께 살던 후배에게 굳이 밥을 같이 먹자하고, 8년여 동안 가지 않던 목욕탕을 다녀왔다. 이틀 전엔 8년 동안 불을 때지 않던 방에 보일러를 켰었다고 한다. 그렇게 목욕을 하고 난 뒤 밤늦게 나간 그가 새벽에 ‘놀라지 말고 책상 위 편지를 봐라’라는 문자를 보내왔다.

편지의 내용은 “산전수전 다 겪었다고 생각했는데 평범치 못한 삶을 살아오면서 수많은 결단의 순간들이 있었지만 85호 크레인이 어떤 의미인지를 알기에 이번 결단을 앞두고 가장 번민했다”며 “주익 씨가 못해 봤던 일, 너무나 하고 싶었으나 끝내 못했던, 내 발로 크레인을 내려가는 일을 꼭 할 것”이라고 적혀있다. 이어 “그래서 이 85호 크레인이 더 이상 죽음이 아니라, 더 이상 눈물이 아니라, 더 이상 한과 애끓는 슬픔이 아니라 승리와 부활의 자리가 되도록 아직도 85호 크레인 주위를 맴돌고 있을 주익 씨의 영혼을 안고 반드시 살아서 내려가겠다”고 했다.

김 지도위원은 1981년 대한조선공사에 입사하여 용접공으로 일했다. 여성 최초용접공으로 그네 나이 스물 한 살 때다. 어린 김진숙의 생각은 5년만 바짝 일하면 집도 사고 차도 사서 금의환양하리라고 생각하기도 했다한다. 하지만 1986년 ‘상사명령 불복종과 회사 명예 실추’라는 이유로 사측에게 해고당했다. 그 뒤 노동운동과 복직운동을 하면서 대공분실 세 번 끌려갔다 오고, 징역 두 번 갔다 왔다. 또, 수배생활 5년을 했다.


영도조선소라는 일터

조선소노동자들은 영도조선소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 용접슬러그에 얼굴이 움푹 패이고, 눈알에 용접불똥 맞아도 아프다 소리도 못했던 조선소였다고 한다. 교도소 짬밥보다 못한 냄새나는 깡보리밥에 쥐똥이 섞여 나오던 도시락을 주면 공업용수에 말아먹어야 했고, 한 달 잔업 128시간에 토요일 일요일도 없고 매일 저녁 8시까지 일하던 공장이었다고 한다. 용접불똥 맞아 타들어간 작업복을 테이프로 덕지덕지 부쳐 넝마처럼 기워 입고, 한 겨울에도 찬물로 고양이 세수해가며, 쥐가 버글거리던 생활관에서 쥐하고 같이 뒹굴며 살아야 하던 조선소였다고 한다. 언제 폭발할지도 모르는 탱크 안에서 벌레처럼 기어다니며 용접을 하고, 절단을 하던 조선소였고, 한여름 감전사고로 혈관이 다 터져 죽어도, 비오는 날 족장에서 미끄러져 뇌수가 산산이 흩어져 죽어도, 바다에 빠져 퉁퉁 불어 죽어도 산재가 뭔지도 몰랐던 조선소였다고 한다. 한 해에도 수십 명의 노동자가 골반압착으로, 두부협착으로, 추락사고, 감전사고로 죽어가던 조선소여서 다친 동료들 문병 다니고 죽은 동료들 문상 다니는 시간이 잔업 다음으로 많았던 조선소였다고 한다. 그런데도 어용노조는 조합비를 횡령해 먹기 위해 멀쩡하게 살아 있는 조합원들의 할머니, 할아버지, 더 나아가 자녀들까지 서류상으로 죽여 상조비를 갈취해 가던 조선소였다고 한다.


죽음의 영도조선소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에는 박창수, 김주익, 곽재규 등 열사가 3명이나 있다. 이만큼 한진중공업의 경영은 노동자 착취의 대표라고 할 수 있다.

박창수 열사는 태백공고 3학년 실습기간이었던 1982년 2월에 대한조선공사 훈련소(현, 한진중공업 직업훈련소) 28기로 입소해 6개월 수료기간을 거쳐 8월에 한진중공업 선각공사부에 입사했다.

《자세한 내용은 주간 시사뉴스 창간 23주년 397호(7월12일자 발행) 커버스토리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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