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오 경찰청장이 검경 수사권 조정안과 관련해 배수진을 쳤다.
조 청장은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한 대통령령 입법예고안이 강행될 경우 사의를 표명하는 방안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경찰에 따르면 조 청장은 지난 8일 고위 간부들을 소집해 수사권 조정안에 대해 회의를 가졌다.
조 청장과 수사권 조정 협상을 지휘했던 박종준 경찰청 차장은 국무총리실안이 그대로 통과한다면 사퇴를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 청장은 이날 오전 서울 미근동 경찰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수사권 조정안 대통령령 제정 과정에서 청장이 제대로 된 기능과 역할 못했다고 경찰조직과 언론, 국민들이 제기하고 내 스스로가 역할 못했다면 직에 연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청장은 "나는 경찰청장이 되서도 물론이고 이때까지 내 직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해왔다"며 "만 30년의 공직생활동안 항상 그런 자세로 일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수사권 조정안 문제에서도 연장선상에 있다"며 "내가 직에 연연해서 억지로 더 붙어 있기 위해 발버둥치고 그런 모습 안보일 것이다. 내가 청장으로서 기능을 못하면 그만두겠다는 말은 계속 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통령령이 어떻게 규정될 지 알 수가 없다. 우리 조직이 받아들일 수 있는 최소한의 수준으로 가 있고 그 정도 변경이 있다면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다"면서 "받아들이는 것도 여러가지 사안을 놓고 검토할 것이다. 지금단계에서는 국회 법률 개정취지와 내용 담아낼 수 있도록 최선 다할 뿐"이라고 전했다.
이어 "받아들일 수 없는 안이라면 그때가서 다각도로 대책회의를 열고 논의할 것"이라며 "안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게 경찰조직, 정부, 국가와 국민 차원서 바람직한지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총선 출마설과 관련, "청장직에서 물러난다면 대학교수를 할지 외국 공관장으로 나갈지 총선에 출마를 할지 등에 대해서 생각을 했다"며 "치안정감과 경무관 인사를 하고 총경 인사도 코앞에 닥쳐 있는데 지금와서 출마설이 왜 나도는 건지 도저히 이해가 안간다"고 말했다.
조 청장은 "사퇴 하더라도 총선 출마는 그때 안하는 것으로 정리되지 않았나"라며 "수사권과 연계시켜서 이야기되는게 이해가 안간다. 내 임기가 내년 8월까지 보장됐으니 충실히 채워야 겠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에게 꼭 2년을 채워달라 임기 지켜달라 이런 부담을 주기 싫으니 청장 인사는 마음편히 생각하라고 의견을 전달했다"며 "내 생각과는 거리가 멀다. 청장직 수행에만 최선을 다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앞서 조 청장은 지난 7일 기자간담회에서 총리실의 수사권조정 입법예고안에 항의하며 지난 6일 명예퇴직을 신청한 박동주 서울 성북경찰서 형사과장의 사표에 대해 "직을 내놓으려면 내가 내놓아야지 일선 과장이 내놓으면 되겠는가"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