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대문시장의 상인과 노점상들로부터 수년간 자릿세 등 영업 보호비 명목으로 거액을 빼앗은 경비원과 (주)남대문시장 대표이사 등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형사과는 11일 경비원 김모(43)씨 등 4명을 공갈 등 혐의로 구속하고 남대문시장 대표이사 김씨(73) 등 시장 관리회사 관계자 85명을 같은 혐의 등으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남대문시장 대표이사 김씨 등 47명은 2005년 1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남대문시장 시계 골목 도로에서 양말 노점을 하는 이모(76) 등 노점상 57명으로부터 일정(매일 3000원) 또는 월정(매월 4만~50만원)형식으로 모두 6억8000만원을 가로챘다.
본동상가 상무 정모(67)씨와 상가협의위원 13명은 2005년 4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중구청 소유의 도로상에서 장사하는 영세 노점상 김모(74)씨에게 "돈을 내지 않으면 장사 못한다"고 협박하는 등 모두 46명으로부터 자릿세로 3억4000만원을 빼앗았다.
이들은 대부분 사용하지 않는 공중 화장실 사용료를 영세노점상 김모(74)씨로부터 매월 5000원씩 받는 등 2006년 1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모두 24명으로부터 730만원을 받아 챙겼다.
남대문시장 운영 재원은 17개 상가(1만여 점포)의 입점 상인들이 납부한 청소 관리비로 회사를 운영하게 돼 있으나 회사 운영비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힘없는 일부 영세 노점상'으로부터 자릿세를 받아 그 비용을 충당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비원 김모(43)는 2004년 11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남대문시장에 노점상을 상대로 통행세와 영업보호비를 내라고 협박해 모두 900여만을 뜯어냈다.
전직 경비원 한모(39)씨는 2008년 9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남대문시장 중앙통로와 청바지골목 등에서 의류를 판매하는 감모씨 등 3명에게 임대료를 6300만원을 받아 챙겼다.
전(前) 부르뎅아동복 상가 운영회장 최모(57)씨는 2008년 7월부터 2010년 9월까지 J광고대행업체 사장 김모씨과 부르뎅아동복 협찬 방송광고 계약을 체결하면서 "광고대행 업체를 변경하겠다"고 협박해 모두 1860만원을 가로챘다.
최씨는 2005년 11월부터 2010년 10월까지 상인들이 납부한 점포 임대료 2억6000만원을 횡령하고 2007년 5월경 중구청으로부터 보조금 2900만원을 지원받아 남대문시장 관광특구 아동복 축제행사를 실시하고 행사비를 부풀려 정산하는 수법으로 700만원을 횡령하기도 했다.
경찰은 또 남대문시장의 세계적 명물시장 조성 사업과 관련 노점을 규격화하면서 신형 손수레 260여대(12억6000만원)를 부실하게 제작해 영세 노점상에게 강매한 남대문시장 노점상 연합 '다우리회' 회장 김모(54)씨 등 2명을 강요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또다른 재래시장에서도 이같은 유형의 서민 상행위 침해 행위가 있다는 첩보에 따라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앞서 경찰은 남대문시장 사무실 등 5개소를 압수수색했으며 5년간 회계장부 200여개 분석하고 금융계좌 280여개도 추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