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9.19 (금)

  • 맑음동두천 25.8℃
  • 구름조금강릉 27.3℃
  • 맑음서울 26.6℃
  • 구름많음대전 25.0℃
  • 흐림대구 22.6℃
  • 흐림울산 23.8℃
  • 구름많음광주 24.8℃
  • 흐림부산 27.2℃
  • 구름조금고창 25.2℃
  • 제주 24.5℃
  • 맑음강화 25.7℃
  • 구름많음보은 24.4℃
  • 구름많음금산 25.9℃
  • 구름많음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2.1℃
  • 구름많음거제 25.3℃
기상청 제공

경제

[이슈]‘덫에 걸린 대학생’ 불법 다단계 기승

URL복사

아르바이트, 취업 미끼로 친구나 동창 등 유인해 합숙소 생활, 물품구입 명목 돈 뜯어내

졸업`입학 시즌을 맞아 학비가 필요한 대학생들을 노린 불법 다단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불법 다단계 업체들은 아르바이트를 가장하거나, 취업을 미끼로 학생들을 판매원으로 모집한 뒤 대출을 받게 하고 신용불량자로 내몰고 있다.

‘고수익’ 내세운 일자리로 유혹
최근 공정위는 판매원 가입 조건으로 수백만원에 이르는 물건을 구입하도록 3만여명에게 1천100여억원의 피해를 야기한 대학생 다단계업체 2개사를 적발했다. 방문판매법상 판매원 가입조건으로 부담을 지울 수 있는 행위는 연간 5만원 이내만 가능하다. 이에 공정위는 대학생들을 노린 불법 다단계 소비자 피해주의보를 발령했다.
우선 ‘고소득’을 내세운 일은 한번쯤 의심해 볼 여지가 있다. 불법 다단계 업체가 학생들을 끌어들이는 수법은 소속 판매원들이 친구나 동창, 군대동기 등에게 연락해 취직을 시켜주겠다며 만남을 약속하고 당초 말했던 회사가 아닌 다단계 회사 또는 합숙소로 유인한다.
그런 다음에 합숙소 생활이나 교육을 강요한다. 합숙소에서는 상위 판매원들이 기상부터 취침까지 밀착 관리를 하면서 교육을 받도록 한다. 교육은 성공사례 발표 등을 통해 판매원으로 등록하면 ‘학비 마련’, ‘평생 고수익 보장’ 등의 감언이설로 세뇌교육을 시키는 것이 보통이다.
아르바이트 사이트에 ‘고소득’을 명목으로 구인`구직 광고를 올려 학생들을 모집하기도 한다. 연락이 오면 면접을 보러 오도록 한 뒤 휴대폰을 가입하게 하거나 쇼핑몰 분양 등의 명목으로 돈을 받아낸다.
인터넷에서 휴대폰 판매 구인광고를 본 구직자 K모씨는 고소득이 보장된다는 말에 휴대폰을 사고 쇼핑몰을 200만원에 분양 받았다. 속았다는 것을 알고 구매 당일 업체 측에 계약취소를 요구했으나 환불이 불가하다며 대금을 돌려주지 않았다. 돈을 벌러 갔다가 되레 쪽박을 차고 온 셈이다.
한 지방대학에 다니던 박군은 어느 날 군대동기 윤군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만나게 됐다. 윤군은 자신이 서울의 의류회사에서 월 180만원을 받고 일하는데 취직을 시켜주겠다며 이력서를 보내라고 했다. 이력서를 보낸 지 3일 만에 윤군은 박군이 취직이 됐다며 서울 고속터미널에서 만나자고 했다. 그러나 오랜만에 만난 군대 동기는 갑자기 일자리가 네트워크 회사로 바뀌었다며 이왕 올라온 김에 회사에서 일주일만 교육을 받아보자고 말을 바꿨다. 어쩔 수 없이 박군은 윤군을 따라 다단계 회사로 갔다가 이들이 운영하는 합숙소까지 동행하게 됐다.
합숙소 생활은 창틀 없는 감옥이나 마찬가지였다. 윤군은 “합숙소 방장의 지시에 따라 소지품을 박스에 넣었는데 키를 방장이 관리하고 있어 마음대로 짐을 꺼낼 수가 없어 탈출 할 수도 없었다. 급한 일이 생겨도 상위 판매원 허락 없이는 외출도 금지됐다”고 그곳 생활을 전했다. 회사나 교육센터로 이동할 때도 이탈 방지를 위해 단체로 이동하고 합숙소에는 외부와의 접촉을 차단하기 위해 TV와 신문은 물론 휴대폰 소지도 금지했다. 휴대전화 사용 시에는 상위 판매원이 귀를 가까이 대고 엿듣는 방식으로 감시했다.

갈수록 수렁에 빠져... ‘신불자’ 전락
매일같이 이어지는 교육은 물품구매를 위한 자금마련이나 성공담 등이 주를 이뤘다. 회사가 미리 짜놓은 일정에 따라 제품성명, 합숙생활의 당위성 등과 부모로부터 돈을 구하는 방법, 대출방법 등의 교육내용이다. 피해자들은 “상위 판매원의 성공담을 통해 물품을 구매하고 판매원으로 활동하면 월 1천만원의 고수익을 벌 수 있다고 세뇌 당했다”고 토로한다.
불법 다단계 회사들은 부모로부터 돈을 타게 하거나 고이율의 대부업체에서 대출을 받아 물건을 사게 한다. 상위 판매원들이 대출을 받도록 집요하게 권유하며 거부할 땐 차상위 판매원들이 폭언, 폭행, 협박도 일삼는다. 물품구입을 거절하면 상위 판매원과 1대1 면담을 통해 물품구입을 경정할 때까지 면담을 지속한다고 한다.
물품구입을 결정하면 상위 판매원에게 이끌려 대출대행회사를 방문하여 대출을 받는다. 박군도 저축은행에서 800만원을 대출받아 물건값으로 580여만원, 소매마진 명목으로 군대동기에게 130만원, 합숙소 비용으로 월 30만원을 지급하고 나머지 60만원만 남았다. 이는 ‘덫’에 걸린 것과 다름없다. 일단 대출을 받게 되면 대출금을 갚기 위해 다단계 업체의 불법 행위에서 벗어나기 힘들고 자신의 손해를 또 다른 3자에게 전가할 수밖에 없게 된다. 구입한 물품은 환불이 불가능하다. 원칙적으로 반품이 불가능하도록 교육을 시킬 뿐 아니라 동료 판매원들로 하여금 물품을 사용 도는 음용하는 방법으로 환불을 방해한다.

불법 다단계 사진, 메모 등 증거자료 내야 피해 입증
악순환은 계속된다. 대출금과 이자를 갚기 위해 후원수당을 지급받을 수 있는 직급으로 승진해야 한다며 물품구매를 부추긴다. 추가대출을 받게 하거나 자신과 마찬가지로 친구 등을 유인해 물품을 구매하도록 한다. 박군도 1천만원을 추가로 대출받아 물건을 사고 후원수당을 지급받을 수 있는 직급으로 승급했다. 하지만 후원수당으로 받는 돈은 교육받은 내용과 달리 몇 만원에 불과했다. 이같은 과정을 거쳐 다단계 회사는 막대한 이익을 취한 반면, 피해 학생들은 20대에 신용불량자로 전락한다.
승급 후 모든 것이 허상이라는 것을 깨달은 박군은 합숙소를 탈출했으나, 남은 건 마음의 병과 1천800만원의 빚이 전부였다. 현재 박군은 ‘신용불량자’ 상태이며, 편의점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빚을 갚아도 이자율이 높아 이자 감당도 어려운 상황이다.
공정위는 “대학생 불법 다단계는 올릴 수 있는 구조라 인간관계를 해치고 피해확산이 빨라 사회적 문제가 된다”며 “불법 다단계 업체는 일반사업자와 달리 모든 업무가 구두나 암묵적 지시 형태로 이뤄져 불법 행위 증거자료 확보가 어려운 점을 감안해 사진, 메모 등 기록을 남겨 신고시 증거자료로 제출해야 한다”고 말한다.
불법 다단계 피해를 봤다면 공정위(www.ftc.go.kr)나 경찰서(경찰청 마약지능수사과(02-3150-2368) 또는 각 지역 경찰서 수사과 지능팀)에 신고해야 한다.  미등록 다단계의 경우 신고포상금제를 시행하고 있으며, 직접판매공제조판조합(02-566-1202)에도 신고 가능하다.
한편, 물품구매후 환불을 원할 경우 다단계회사에 직접 신청하거나, 회사가 응하지 않을 경우 공제조함(한국특수판매공제조합 02-2058-0831, 직접판매공제조합 02-566-1202)에 신청한다. 판매원은 물품구매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소비자는 14일 이내에 환불이 가능하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배너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호산대, 상주곶감유통센터와 로컬맞춤형 R&D 협약 체결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호산대학교는 지난 15일 상주곶감유통센터 회의실에서 상주곶감유통센터와 경상북도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의 ‘대학자율 로컬맞춤형 R&D 과제’ 수행 시 지산학 연구개발 및 지역연계발전 상호협력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날 협약식에서는 김재현 호산대 총장, 남현주 입학학생처장, 류현지 뷰티스마트케어과 교수, 홍재민 기획팀장, 상주곶감유통센터 황성연 센터장 외 1명, 상주시청 김국래 산림녹지과장 외 2명, 경상북도 농업기술원 상주곶감연구소 임양숙 소장 외 1명을 비롯하여 총 11명이 참석하였다. 호산대학교에서는 지난해 12월 버려지는 감껍질 추출물의 유효성분인 Quercetin 성분의 함량을 분석하였고 이를 대표성분으로 하여 마스크팩을 개발하고 임상 인체적용시험을 진행하여 감껍질 추출물을 활용한 마스크팩의 우수한 효과를 입증하는데 성공한 바 있다. 양 기관은 대학 주도 지역문제 해결형 산학 공동연구 및 기술개발, 기술이전 · 시제품 제작 · 특허등록 · 지역기업 연계 등 성과 도출, 연구성과의 민간 확산을 촉진하여 지역혁신 생태계 활성화, 기타 상호 발전을 위한 협력사업 추진에 대하여 상호 협력 했다.

문화

더보기
철학적 뿌리부터 정책 실행까지 ‘이재명의 실용주의’ 본격 분석서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해냄출판사가 이념보다는 실용, 싸움보다는 해법을 지향하는 ‘이재명 실용주의’를 철학적 뿌리부터 실제 정책 실행까지 입체적으로 분석한 ‘이재명의 따뜻한 실용주의’를 펴냈다. 2024년 12월 이후 이념의 대립과 정쟁으로 극도의 피로감이 누적된 한국 정치의 현실 앞에 국민은 더 이상 구호가 아닌 성과를, 선동이 아닌 해법을 요구한다. 이러한 시대정신과 국민의 선택이 만나 2025년 6월 국민주권정부가 탄생했다. 대한민국 제21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재명 대통령은 정부의 정책 노선으로 실용주의를 표방했다. 그는 우리 역사에서 실용주의 노선을 분명하고 본격적으로 표방한 최초의 정치 지도자다. 신간 ‘이재명의 따뜻한 실용주의’는 이재명 대통령의 정치 철학과 실천을 종합적으로 다룬 최초의 책이다. 국민주권행동 총괄운영위원장 김태철 소장과 사무총장 황산 박사가 이재명 대통령과 활동해 오면서 현장에서 호흡하며 정책을 함께 고민한 경험을 바탕으로 집필했다. 기존의 단편적인 언론 보도나 어록을 넘어 이재명 실용주의의 철학적 기반, 정책 방향, 리더십 특징을 아우르는 입체적 분석을 통해 추출한 실천적인 통찰을 담았다. 지금 한국 사회의 갈등 지수는 OE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일 안 해도 돈 준다’…청년 실업 대책, 계속되는 엇박자
‘청년 백수 120만’ 시대를 맞아 정부가 청년 고용 확대와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올해부터 ‘일자리 첫걸음 보장제’를 강력 추진하기로 했다. ‘청년백수’는 대한민국에서 15~29세 청년층 중 공식적인 통계에 잡히는 실업자는 아니지만, 실직 상태이거나 취업을 준비 중이거나, 또는 구직 활동을 하지 않고 그냥 쉬는 ‘쉬었음’ 인구를 모두 포함하는 개념으로 지난 2월 통계청 발표에서 전년보다 7만여 명 이상 늘어난 120만7천 명에 달했다. 이중 실업자는 약 27만 명, 취업준비자 약 43만 명, ‘그냥 쉬었음’이 약 50만 명으로 그냥 쉰다는 ‘쉬었음’ 인구가 큰 폭으로 늘어났다. ‘쉬었음’ 인구는 취업자나 실업자가 아닌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하는 공식적인 용어로 일할 의사나 능력이 없거나, 있더라도 구직 활동을 하지 않는 사람들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일자리 첫걸음 보장제’는 크게 세 가지 유형의 청년(쉬었음 청년, 구직 청년, 일하는 청년)을 대상으로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는데 자칫 일 안 해도 정부가 수당도 주고, 각종 지원도 해준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크다. 청년 세대의 어려움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최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