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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터키의 춤추는 수도자, ‘메블라나 세마 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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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소중한 유산을 지켜나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EBS <세계의 무형문화유산>

터키 중부에 위치한 도시 코니아에는 유일신 알라와 만나기 위해 욕망과 집착을 버리고 살아가는 이들이 있다.

바로 이슬람 신비주의, 수피교의 한 종파인 메블라나교를 따르는 사람들이다. 메블라나교의 창시자인 메블라나 젤라레딘 루미의 가르침을 받들며 살아가는 그들은 신을 만나기 위해서라면 외부와의 접촉을 끊은 채 1000일의 명상도 불사한다.

고된 수행을 이어가면서도 메블라나 세마 의식의 전통을 지키고자 하는 스승 르샷(55)과 제자 레즈한(32), 메흐멧(13)을 EBS <세계의 무형문화유산>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터키 중부 내륙의 도시, 코니아는 기원전 7천년부터 문명이 자리 잡기 시작한 도시이자 12세기∼13세기 셀주크 튀르크 제국의 수도였던 도시다.

터키 고대 역사의 흥망성쇠를 지켜본 유서 깊은 도시, 코니아가 최근 수피교와 메블라나 세마 의식의 요람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수피교의 한 종파인 메블라나교의 가르침을 따라 ‘관용’을 지키며 살아가는 도시, 코니아에서 찾은 인류의 소중한 유산은 유일신 알라와의 소통을 꿈꾸는 메블라나교의 명상 춤, ‘메블라나 세마 의식’이다.

메블라나 세마 의식은 이슬람의 한 종파인 신비주의 종교, ‘수피교’의 사상을 기반으로 하는 메블라나교의 명상용 춤이다. 그렇기 때문에 메블라나 세마 의식이라는 이름 대신 ‘수피춤(Sufi dance)’이라고도 알려져 있다.

메블라나 세마 의식을 행하는 사람들을 ‘세마젠’이라고 하는데, 세마젠들이 춤을 추기 전에 취하는 기본 동작이 있다. 오른손은 하늘을 향해 뻗치고 왼손은 땅을 향해 내린 형상이다. 하늘을 향해 뻗친 오른손으로 알라를 영접하고, 땅을 향해 내린 왼손으로 그의 가르침인 사랑, 관용, 평화를 전파하겠다는 상징이다.

세마젠들은 오늘도 ‘종교, 인종, 언어를 뛰어넘어 모든 사람들에게 바다 같은 관용을 베풀어라’라는 메블라나교의 창시자, 메블라나 젤라레딘 루미의 기본적인 교의(敎義)를 지키며 살아간다.

세마젠으로 산 지 벌써 40년이 된 르샷(55)은 원래 시골에서 살던 시골뜨기 소년이었다.

고향에서 처음 코니아란 도시에 올라왔을 때 르샷은 조금 더 강해보이길, 조금 더 세련되어 보이길 빌며 아등바등 살았지만 이제는 명상, 기도, 코란읽기로 하루하루를 보낸다. 그에게 그런 날들은 똑같은 날들이 아닌, 매일매일 알라의 가르침을 배워 나가야할 새로운 날들이자 삶을 긍정과 관용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의 날들이다.

르샷이 이끄는 코니아 메블라나 문화원의 메블라나 세마 의식 공연은 터키 문화관광부의 후원으로 매주 토요일마다 25명 정도의 세마젠이 무대에 선다. 1972년에 15명으로 출발한 세마젠 친구들 모임에서 현재 세마 의식을 직접 수행하고 있는 마스터는 5명으로 줄었고, 세마 의식을 돈벌이로 보고 시작하는 ‘가짜’ 세마젠들이 많아진 것도 그의 큰 고심거리다.

18년 경력의 레즈한은 한 아이의 아빠이자 집안의 가장인 복잡한 일상 속에서도, 정신적으로 깨끗한 삶을 영위하고 신 앞에 겸손해지려 노력하는 노력파 세마젠이다.

할아버지, 아버지에 이어 3대째 세마젠의 길을 선택하려는 메흐멧(13)도 판자 위 못 하나에 의지하여 빙글빙글 도는 동작인 ‘촬크’를 반복해 연습하는 연습벌레 세마젠이다. 자신의 선조들, 더 나아가서 그들이 믿는 수피교의 수장 메블라나가 대대로 이 코니아란 도시에서 지켜온 가치, 있는 그대로의 인류를 아끼고 사랑하고 이해하는 ‘관용’의 경지에 도달하기 위해서다.

그 깨달음이 1개월이 될지, 몇 십 년이 될지, 혹은 죽을 때까지 이뤄지지 않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저 하루하루 신의 가르침을 수행하며 묵묵히 살아갈 뿐.

23일 저녁 7시 35분에 EBS 채널을 통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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