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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KTX의 꽃은 지고 외로운 투쟁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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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31일 오전 11시 철도노조는 공사 측과의 교섭에서 합의안을 도출하고 파업을 철회했다. 그러나 이번 합의서에서 KTX 여승무원의 문제는 제외됐다. ‘투쟁’이 뭔지도 몰랐던 20대 여성들에게 유일한 버팀목이 됐던 동지들은 사측과의 협상으로 복귀해 돌아갔고, 이제 그녀들은 외로운 싸움을 견뎌내고 있다. 여론은 싸늘하고 언론도 점점 관심을 잃어가고 있지만 차디찬 아스팔트 바닥에서 새우잠을 청하며 투쟁의지를 굽히지 않는다. 파업 26일째를 접어든 지난 4월3일 한국철도공사 서울지역본부에서 점거농성 중인 서울 KTX 승무지부장 민세원 씨(33)를 만났다. 민 지부장은 300여명에 이르는 KTX 여승무원의 맏언니로서, 최선봉에서 투쟁을 이끌고 있으며 유일하게 항공사 경력을 가진 승무원이다. 그러나 민 지부장은 지난 3월16일자로 수배자 신세가 되어 철도공사 서울지역본부에서 한 발짝도 벗어날 수 없다.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그동안 의견을 달리하는 직원들도 있지 않았나.
처음에 370명이 투쟁했는데 지금 300명 정도만이 남아있다. 나머지 70명은 퇴사하거나 집에서 쉬는 사람도 있고 복귀를 해서 배신한 사람도 있다.

항공사 출신으로 알고 있다. 왜 KTX 승무원으로 이직했나.
공기업인 철도공사의 정규직이 될 수 있을 거 같아서였다. 처음엔 ‘계약직’이라고 해서 쳐다도 안 봤지만 철도공사에서 근무한다고 해서 입사한 거다. 다들 나와 마찬가지 생각이다. 계약직인 걸 알았으면 미쳤다고 들어왔겠나.

철도공사는 분명 1년 계약직에 위탁관리라는 부분을 명시한 걸로 아는데 확인도 없이 입사를 했단 말인가.
대부분이 사회초년생들이었고 ‘위탁’이네, ‘비정규직’이네라는 말은 여기 와서 알게 됐다. KTX승무원이기 때문에 다들 믿었다. 정부에서 하는 일이라고 해서 박봉이라고 해도 믿고 자부심 갖고 일했다. 처음에 계약을 체결했을 때도 그냥 그런가보다 했다. 입사 후 철도청 간부들이 교육을 할 때 1년 계약에 준공무원 수준의 보장과 정년 보장이 된다고 했다. 1년 계약을 우리는 수습처럼 알고 이 기간이 지나면 당연히 정규직이 될 수 있을 줄로만 알았다.

재파업을 외치던 철도노조가 공사 측과 잠정합의를 끝내고 업무에 복귀했는데.
사실상 이번 합의안도 제대로 된 합의안이 아니다. 다만 철도노조의 경우 우리처럼 강한 의지를 갖고 파업을 지속할 수 없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맺은 합의안이다. 3.1총파업 이후 우리한테도 복귀냐, 파업이냐를 선택하라고 했었다. 하지만 우리는 굴복하지 않고 독자적인 파업을 강행키로 했다. 철도노조의 복귀 모습을 보면서 더 열심히 싸워야 겠다고 결심했다.

그래도 연약한 여성으로서 많이 힘들 것 같다.
우리의 요구가 수용되지 못하면 끝까지 물러날 수 없다. 이런 뜻을 철도노조 측에도 전했고 현재 파업은 철회했으나, 우리를 전폭적으로 지지해주기로 했다.(앞서 왔다 간 기자도 이와 비슷한 질문을 했는지 민 지부장은 갑자기 말을 멈추고 철도노조 서울지방본부장에게 전화를 걸어 조심스럽게 재차 확답을 받아냈다.) 철도노조의 지원이 끊기면 사실상 투쟁을 접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파업 투쟁하기까지 철도노조가 지원을 계속하기로 약속했다.

철도공사가 협상안으로 KTX관광레저의 정규직을 제안했는데도 거부한 데 대해 무리한 요구 아니냐는 의견이 적지 않다.
이 점에 대해서 할 말이 많다. 자회사의 정규직이 공사의 정규직과 같다면 이렇게 고집 부릴 이유가 없다. 정규직은 임금보장과 고용보장이 된다. 그런데 철도공사의 자회사는 임금수준이 KTX여승무원 1기 때와 다르지 않고, 정규직이라고는 하지만 ‘무늬’만 그럴 뿐이다. KTX관광레저 역시 기존의 철도유통과 마찬가지로 위탁방식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관리가 제대로 안 되는 건 지금과 마찬가지이고 고용보장 또한 되지 않는다. 위탁을 맡았던 철도유통은 철도공사와 3년 위탁 계약했으나, 3차례의 비리조사 등 이런 저런 이유로 1년 만에 계약을 중도에 파기했다. 때문에 고용이 불안정 하긴 자회사서도 마찬가지다.

공기업 입사가 바늘구멍인 상황에 날로 먹으려는 거냐는 비판도 있다.
우리더러 시험 안보고 거저 공사 직원이 되려는 것에 불쾌하다면 처음부터 제대로 뽑았어야지 왜 열심히 일하고 있는 우리들한테 책임을 전가하려고 하냐. 우리도 억울하고 피해자다.
우리한텐 처음부터 선택권이 없었다. 철도공사가 그런 이유로 면죄부는 될 수 있을지 몰라도 처음 말했을 때와 전혀 달랐다.

어찌됐든 파업에 대한 시각이 곱지 않은 건 사실이다.
나도 KTX승무원 하기 전까지는 이렇게 파업 하는 사람들 보고 ‘집단 이기주의’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투쟁을 하면서 우리 같은 처지에 놓인 힘든 사람들이 많다는 걸 알았다. 단순히 파업투쟁을 보고 비판적으로 보는 것은 그 사람들의 ‘무지’ 때문이다. 남들 권리 주장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말이다. 정부가 무식한 국민들을 만들어 가고 있다.

KTX여승무원을 새로 뽑는 강경책으로 철도공사측이 맞서고 있는데.
이는 분명 파업 과정에서 우리를 압박하자는 철도공사의 의도에서 인 것 같다. 보도자료를 통해 철도공사는 3000명이 몰렸다고 언론에 배포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신규채용은 낸 적도 없고 1,2차 모두 경력직으로 KTX관광레저에 공고했다. 코세아라는 승무원 양성학원에 일일이 전화를 걸어 원서를 내라고 했다는 학원 친구들의 제보도 있었다.

그렇다면 합의가 가능한 선은 어디인가.
우리의 요구는 단지 정규직과 비정규직 문제가 아니다. 사실상 KTX여승무원을 교육시키고 관리할 수 있는 곳은 철도공사 뿐이다. 실제로 우리를 위탁관리 한 곳은 철도유통였지만, 여승무원 교육을 시킨 곳은 철도공사였다. 우리는 철도공사가 위탁방식을 철회하고 직접 고용을 하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철도공사의 소속으로 일할 수 있다면 비정규직이라도 무관하다는 뜻인가.
그건 아니다. 철도공사가 직접 관리하고 맡아만 준다면 ‘정규직을 전제’로 한 비정규직이면 된다는 말이다. 지금의 사태는 철도공사가 위탁 운영으로 관리를 제대로 못했기 때문이다.

요구안이 끝까지 수용되지 않을 경우 어떻게 할 것인가.
300명의 KTX여승무원은 직권 여당 열린우리당과 철도공사는 우리를 국민이 아닌 것으로 해석하겠다. 공사는 개통 때부터 ‘KTX의 꽃’, ‘지상의 스튜어디스’라는 등 화려하게 포장 해놓고 이제와 길거리에 내팽개친 셈이다. 죽을 때까지 싸울 것이다. 그렇게 되면 노무현 정권도 용서 받지 못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얘기해 달라.
그건 지금 말할 수 없다. 지켜봐 달라. 노무현 정부가 제대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만들게 하겠다. 그게 바로 우리가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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