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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히틀러는 왜 경기장을 찾았을까?

  • 등록 2006.06.12 11: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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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광하는 관중이 있는 한 스포츠는 충분히 정치적이다. 스포츠를 적당히 즐기는 국민들이 더 통치하기 쉽다는 것일 일찍이 알아차린 정치인들의 직업적 ‘센스’는 시대를 막론하고 잘 통했다. 고대 로마시대, 야수와 격투를 벌이는 인간을 보며 좋아라하던 광기는 몸통보다 더 큰 식민지를 지배해야하는 로마 시민들의 주요 정치 일정 중 하나였다. 검투사들의 피비린내를 보며 황제는 이렇게 외쳤다나? “열광과 단결, 그리고 충성!”

15억이 지켜보는 경기 속엔 정치가 있다.
스포츠는 정치를 직업으로 가진 분들에게는 매력적인 공간을 열어주는 매개체다. 이중에서도 축구는 단연 으뜸이다. 판이 크기 때문이다. 판이 크면 ‘개평’도 많을 수밖에 없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보고, 즐기는 구기종목이 바로 축구다. 지난 78년 6월 네덜란드와 아르헨티나의 결승전을 지켜본 사람이 10억이라는 통계는 전율에 가깝다. 당시 세계인구의 1/4 이상이 어느 풀밭에서 22명의 남자들이 공을 차는 모습을 구경한 것이다. 2002 한일 월드컵 64경기의 시청자는 연인원 298억 명으로 기록됐다. 결승전의 시청자만도 15억 명이었다. 이 같은 통계를 본 ‘똑똑한’ 정치인 나으리들은 축구를 자신의 정치인생에 적절히 배합할 줄 알았다. 대표적으로 히틀러와 무솔리니가 축구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경기장에 나타나 연설을 했던 것은 유명한 일화다. 군중을 지도하는데 천재로 불렸던 두 독재자는 축구의 사회통합력의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또, 현 이탈리아 총리인 베를루스코니는 무솔리니처럼 연설을 하는 것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았나보다. 아예 프로팀을 손에 쥐었다. 그가 바로 이탈리아의 명문 ‘AC밀란’의 구단주다. 베를루스코니에게 구단주라는 명패는 축구에 열광적인 자국 국민들 앞에서 자신의 모습을 보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 역시 자신이 이끌던 노동당이 집권하기 전에 축구에 관련된 많은 공약을 제출, 이른바 토니 프로젝트라는 별명으로 축구팬들 사이에서 회자되기도 했다. 토니 블레어 총리가 여기에 관심을 보인 이유는 축구를 보기 위해 동네 선술집에 삼삼오오 모여드는 축구팬들이 영국에서 가장 정치적으로 민감한 계층이자 유권자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정치인들은 축구를 적절히 이용하는 방식으로 불만을 제거하려 했고, 전 세계의 수많은 축구 지도자들이 축구의 인기를 정치에 이용했다. 역대 월드컵에서 5차례 우승하고 올해 독일 월드컵에서도 변함없이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는 브라질의 모습은 축구와 정치의 공생을 엿볼 수 있는 대표적인 나라다. 전 국민이 좋아하는 팀을 1개씩 가졌다는 브라질의 룰라 대통령은 국가대표팀 외에도 개인적으로 응원하는 상파울루 연고의 코린티안스 팀을 수시로 대통령궁으로 초청해 국민들에게 정치 외적인 흥미를 주고 있다. 선거 전문가들은 “축구 대표팀이 룰라 대통령의 재선에 유력한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한국에서도 재주는 선수가 덕은 회장님이
이제 한국으로 눈을 돌려보자. 한국 축구와 정치는 어떻게 묶여 있을까? 우선, 이탈리아에 베를루스코니가 있다면 한국에는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있다. 지난 2002년 월드컵에서 한국 국대표팀이 ‘4강’에 입성하자 정몽준의 인기는 치솟았고, 대권주자로 꼽히기까지 했다. 국가대표팀이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이 정몽준 회장의 정치적 능력까지 검증해준 것이 아니지만 국민들은 그래도 좋아했다. 어쩌랴. 100만명이 붉은 옷을 입고 거리를 메운 축제에 멍석을 깔은, 아니 적어도 멍석을 깔아준 것처럼 보였던 정치인이 바로 정몽준 회장인 것을... 최근 정몽준 회장은 “국가의 필수 구성요건은 국토, 인구, 정부이지만 이것 외에 4번째 요소를 든다면 축구 국가 대표팀이라고 말할 수 있다”는 말로 ‘축구정치인’의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국가대표팀은 ‘태극호’로, 23명의 선수들은 ‘태극전사’로 불리는 한국축구에 관한 한 국민들은 놀라운 단결과 열광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이른바 ‘3S’ 정책으로 스포츠를 정치에 이용해먹으려 했던 전두환 각하의 선견지명이 아직까지 유효한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보수는 대표팀의 월드컵 조기탈락을 바란다”는 산케이신문의 구로다 가쓰히로 서울지국장의 말은 의미심장하다. 그가 이렇게 밝힌 이유는 “월드컵에서 또 ‘이겼다!’ ‘이겼다!’고 젊은이들이 흥분하게 되면 내년 대통령선거는 노무현 정권 탄생의 재판이 될지도 모른다”는 것. 보수인사의 망언으로 치부하기에는 정치와 축구의 관계를 교묘히 꼬집은 말이다.

구 속 가치와 의미를 사랑하는 한국인
축구와 정치에 대해 전북대 강준만 교수는 “축구의 본질은 국제, 국내적 갈등의 대리전”이라면서 “한국은 축구를 통한 사회정치적 의미부여에 가장 뛰어난 나라”라고 지적했다. 그 이유에 대해 강 교수는 “한국인은 축구를 사랑하지만 축구자체보다는 축구를 통해 얻을수 있는 가치와 의미를 더 사랑한다”면서 “이는 축구가 춥고 배고프던 시절에 대한 한풀이와 카타르시스의 매개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이러한 축구의 정치적 위상을 한국의 정치인들은 잘 이해하고 있다. 사실상 정치활동을 위한 대규모 군중동원이 어려워진 현재의 정치 환경에서, 자발적으로 열린 공간에 모이는 지역민(유권자)들에게 접근하기 위한 방법으로서의 축구는 정치인에게 매력적인 수단이다. 그래서 강금실 후보는 상암에 오세훈 후보는 서울 시청 광장에 돗자리를 깔았나 보다.
이렇게 축구에 열광하는 자국국민에 대한 전 세계 정치인들의 정치공학 함수는 치밀하다.  그러나 UN, IOC 보다도 많은 가입국을 자랑하는 FIFA는 아직도 “축구는 축구 정치는 정치”라는 말을 대 뇌인다.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는 달콤한 거짓말처럼.

마드리드의 까스티아 지방과 바르셀로나의 까딸루냐 지방의 대립은 1930년대부터 시작됐다. 노동자들이 밀집한 까딸루냐 지방과 국왕을 중심으로 한 민족주의 성향을 보이는 까스티아 지방의 대결은 스페인 내전의 시작이기도 했다. 이후 내란으로 정권을 잡은 프랑코에 맞서 새 정부가 들어선 곳이 바로 까딸루냐 지방이었다. 새 정부는 까딸루냐 지방에서 오랫동안 저항하였으며, 이를 함락한 프랑코 독재 정권은 까딸루냐 지방을 탄압하는 것으로 보복했다. 극단적인 비유지만 한국으로 치면 전라도와 경상도다. 배타적인 지역감정과 경쟁심으로 뭉친 두 지역의 대립은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를 통해 축구에서 계속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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