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5.28 (수)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특집

히틀러는 왜 경기장을 찾았을까?

  • 등록 2006.06.12 11:06:06
URL복사

열광하는 관중이 있는 한 스포츠는 충분히 정치적이다. 스포츠를 적당히 즐기는 국민들이 더 통치하기 쉽다는 것일 일찍이 알아차린 정치인들의 직업적 ‘센스’는 시대를 막론하고 잘 통했다. 고대 로마시대, 야수와 격투를 벌이는 인간을 보며 좋아라하던 광기는 몸통보다 더 큰 식민지를 지배해야하는 로마 시민들의 주요 정치 일정 중 하나였다. 검투사들의 피비린내를 보며 황제는 이렇게 외쳤다나? “열광과 단결, 그리고 충성!”

15억이 지켜보는 경기 속엔 정치가 있다.
스포츠는 정치를 직업으로 가진 분들에게는 매력적인 공간을 열어주는 매개체다. 이중에서도 축구는 단연 으뜸이다. 판이 크기 때문이다. 판이 크면 ‘개평’도 많을 수밖에 없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보고, 즐기는 구기종목이 바로 축구다. 지난 78년 6월 네덜란드와 아르헨티나의 결승전을 지켜본 사람이 10억이라는 통계는 전율에 가깝다. 당시 세계인구의 1/4 이상이 어느 풀밭에서 22명의 남자들이 공을 차는 모습을 구경한 것이다. 2002 한일 월드컵 64경기의 시청자는 연인원 298억 명으로 기록됐다. 결승전의 시청자만도 15억 명이었다. 이 같은 통계를 본 ‘똑똑한’ 정치인 나으리들은 축구를 자신의 정치인생에 적절히 배합할 줄 알았다. 대표적으로 히틀러와 무솔리니가 축구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경기장에 나타나 연설을 했던 것은 유명한 일화다. 군중을 지도하는데 천재로 불렸던 두 독재자는 축구의 사회통합력의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또, 현 이탈리아 총리인 베를루스코니는 무솔리니처럼 연설을 하는 것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았나보다. 아예 프로팀을 손에 쥐었다. 그가 바로 이탈리아의 명문 ‘AC밀란’의 구단주다. 베를루스코니에게 구단주라는 명패는 축구에 열광적인 자국 국민들 앞에서 자신의 모습을 보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 역시 자신이 이끌던 노동당이 집권하기 전에 축구에 관련된 많은 공약을 제출, 이른바 토니 프로젝트라는 별명으로 축구팬들 사이에서 회자되기도 했다. 토니 블레어 총리가 여기에 관심을 보인 이유는 축구를 보기 위해 동네 선술집에 삼삼오오 모여드는 축구팬들이 영국에서 가장 정치적으로 민감한 계층이자 유권자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정치인들은 축구를 적절히 이용하는 방식으로 불만을 제거하려 했고, 전 세계의 수많은 축구 지도자들이 축구의 인기를 정치에 이용했다. 역대 월드컵에서 5차례 우승하고 올해 독일 월드컵에서도 변함없이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는 브라질의 모습은 축구와 정치의 공생을 엿볼 수 있는 대표적인 나라다. 전 국민이 좋아하는 팀을 1개씩 가졌다는 브라질의 룰라 대통령은 국가대표팀 외에도 개인적으로 응원하는 상파울루 연고의 코린티안스 팀을 수시로 대통령궁으로 초청해 국민들에게 정치 외적인 흥미를 주고 있다. 선거 전문가들은 “축구 대표팀이 룰라 대통령의 재선에 유력한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한국에서도 재주는 선수가 덕은 회장님이
이제 한국으로 눈을 돌려보자. 한국 축구와 정치는 어떻게 묶여 있을까? 우선, 이탈리아에 베를루스코니가 있다면 한국에는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있다. 지난 2002년 월드컵에서 한국 국대표팀이 ‘4강’에 입성하자 정몽준의 인기는 치솟았고, 대권주자로 꼽히기까지 했다. 국가대표팀이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이 정몽준 회장의 정치적 능력까지 검증해준 것이 아니지만 국민들은 그래도 좋아했다. 어쩌랴. 100만명이 붉은 옷을 입고 거리를 메운 축제에 멍석을 깔은, 아니 적어도 멍석을 깔아준 것처럼 보였던 정치인이 바로 정몽준 회장인 것을... 최근 정몽준 회장은 “국가의 필수 구성요건은 국토, 인구, 정부이지만 이것 외에 4번째 요소를 든다면 축구 국가 대표팀이라고 말할 수 있다”는 말로 ‘축구정치인’의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국가대표팀은 ‘태극호’로, 23명의 선수들은 ‘태극전사’로 불리는 한국축구에 관한 한 국민들은 놀라운 단결과 열광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이른바 ‘3S’ 정책으로 스포츠를 정치에 이용해먹으려 했던 전두환 각하의 선견지명이 아직까지 유효한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보수는 대표팀의 월드컵 조기탈락을 바란다”는 산케이신문의 구로다 가쓰히로 서울지국장의 말은 의미심장하다. 그가 이렇게 밝힌 이유는 “월드컵에서 또 ‘이겼다!’ ‘이겼다!’고 젊은이들이 흥분하게 되면 내년 대통령선거는 노무현 정권 탄생의 재판이 될지도 모른다”는 것. 보수인사의 망언으로 치부하기에는 정치와 축구의 관계를 교묘히 꼬집은 말이다.

구 속 가치와 의미를 사랑하는 한국인
축구와 정치에 대해 전북대 강준만 교수는 “축구의 본질은 국제, 국내적 갈등의 대리전”이라면서 “한국은 축구를 통한 사회정치적 의미부여에 가장 뛰어난 나라”라고 지적했다. 그 이유에 대해 강 교수는 “한국인은 축구를 사랑하지만 축구자체보다는 축구를 통해 얻을수 있는 가치와 의미를 더 사랑한다”면서 “이는 축구가 춥고 배고프던 시절에 대한 한풀이와 카타르시스의 매개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이러한 축구의 정치적 위상을 한국의 정치인들은 잘 이해하고 있다. 사실상 정치활동을 위한 대규모 군중동원이 어려워진 현재의 정치 환경에서, 자발적으로 열린 공간에 모이는 지역민(유권자)들에게 접근하기 위한 방법으로서의 축구는 정치인에게 매력적인 수단이다. 그래서 강금실 후보는 상암에 오세훈 후보는 서울 시청 광장에 돗자리를 깔았나 보다.
이렇게 축구에 열광하는 자국국민에 대한 전 세계 정치인들의 정치공학 함수는 치밀하다.  그러나 UN, IOC 보다도 많은 가입국을 자랑하는 FIFA는 아직도 “축구는 축구 정치는 정치”라는 말을 대 뇌인다.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는 달콤한 거짓말처럼.

마드리드의 까스티아 지방과 바르셀로나의 까딸루냐 지방의 대립은 1930년대부터 시작됐다. 노동자들이 밀집한 까딸루냐 지방과 국왕을 중심으로 한 민족주의 성향을 보이는 까스티아 지방의 대결은 스페인 내전의 시작이기도 했다. 이후 내란으로 정권을 잡은 프랑코에 맞서 새 정부가 들어선 곳이 바로 까딸루냐 지방이었다. 새 정부는 까딸루냐 지방에서 오랫동안 저항하였으며, 이를 함락한 프랑코 독재 정권은 까딸루냐 지방을 탄압하는 것으로 보복했다. 극단적인 비유지만 한국으로 치면 전라도와 경상도다. 배타적인 지역감정과 경쟁심으로 뭉친 두 지역의 대립은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를 통해 축구에서 계속되고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경제

더보기
SK일렉링크, 최대주주 변경 통해 전기차 충전사업 성장 가속화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전기차 충전 전문 기업 SK일렉링크가 최대주주 변경을 통해 새로운 성장 기반을 마련한다. SK일렉링크는 대규모 유상증자를 동반한 지분 구조 변경을 통해 최대주주가 앵커에퀴티파트너스로 바뀔 예정이라고 26일 밝혔다. 이와 관련 총 500억원 이상의 대규모 유상증자 및 지분양수∙도를 수반한 해당 지분 구조 변경 거래가 6월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거래 종결 후에는 앵커에퀴티파트너스가 약 6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며, SK네트웍스는 20% 내외의 지분율로 주요주주 지위를 유지하게 된다. 이번 최대주주 변경은 유상증자를 통해 충전 인프라 확충 및 기술 R&D 투자 재원을 확보해 향후 EV 충전 시장 내 경쟁 우위를 더욱 공고히 하는 한편, 독립적이고 민첩한 의사결정 체계를 갖춰 사업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SK일렉링크는 지난 2년간 SK네트웍스를 통해 대기업 수준의 운영 체계를 구축하고 고객 신뢰 기반 마련, 브랜드 전략 수립 및 실행 등 다방면의 사업 경험과 노하우를 내재화해왔다. 앵커에퀴티파트너스는 SK일렉링크 설립 초기부터 최초투자자이자 주요 주주로서 지속적 지원을 이어왔으며, 이번 최대

사회

더보기
【지역포커스】 화성특례시, 전 세대 아우르는 선도적 AI 교육으로 주목...모든 시민이 AI 시대의 주인공으로!
[시사뉴스 화성=양용기 기자] AI 기술이 산업과 일상의 경계를 허물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핵심 역량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에 화성특례시는 시민이 미래를 주도할 수 있도록 전 세대를 아우르는 AI(인공지능) 교육을 적극 추진한다. 화성특례시, AI 교육에 9억 1,400만 원 집중 투자…시 자체 기획 사업으로 ‘화성 맞춤형’ AI 교육 추진 화성특례시는 올해 총 9억 1,400만 원을 투입해 시민과 공직자를 대상으로 인공지능(AI) 교육 관련 6개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전체 33개에 달하는 화성특례시의 AI 사업 중 교육 분야는 규모 면에서 두 번째로 큰 비중을 차지할 만큼 시의 AI 정책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주요사업으로는 ▲미래세대 역량 강화를 위한 ‘인공지능 시대 미래시민 양성’ ▲공직자 대상 인공지능 핵심인재 양성교육 및 생성형 AI 활용 지원 ▲사고력 중심의 AI 융합교육 운영 지원 ▲AI 활용 교육 사업 ▲어린이를 위한 ‘맘대로 A+ 놀이터’ 조성 ▲과학기술 인재양성을 위한 이공계대학 유치 사업 등이 있다. 특히, 이 가운데 교육과 관련된 4개 사업은 화성특례시가 직접 기획하고 시비로 운영하는 자체 추진 사업으로 시의 교육 기

문화

더보기
사회 문제에 대한 음악적 대화. . . 린트리오 연주회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후원으로 린트리오의 일곱 번째 정기연주회가 오는 6월 4일 오후 7시 30분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열린다. 린트리오가 주최하고 현대문화기획이 주관하는 이번 연주회 ‘Life’s Rhythms 생명의 리듬’은 ‘하모나이징 휴머니티 시리즈’ 중 두 번째 공연이다. 이 공연은 우리 사회에서 직면하고 있는 다양한 사회 문제에 대한 인식을 확대하고 매년 음악회를 통해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음악을 통해 사회 문제에 대한 대중의 이해와 해결책을 모색하며 긍정적인 변화를 이루어내기 위한 프로젝트로, 총 3년에 걸쳐 계획돼 있다. 감동을 주는 음악의 힘을 빌려 지구 온난화, 세대 간의 갈등, 고령화와 출산율 하락으로 인한 인구 문제 등 매년 다른 측면의 사회적 이슈와 그에 대한 해결책을 주제로 신작과 재연 작품을 통해 다양한 관객과 지역 사회 모두에게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킬 예정이다. 또한 이번 공연에는 여러 매체와 방송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문화심리학자 박상미 교수를 초청해 즐겁고 재미있는 토크와 함께 관객의 흥미와 참여를 이끌어낼 예정이다. 린트리오는 바이올린 박재린(리더), 클라리넷 홍성수, 피아노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대선투표 안하고 여행가겠다”는 정치무관심 층. 그들이 원하는 대통령은?
“요즘 TV뉴스는 아예 안 봅니다. 보면 신경질만 나고 스트레스받는데 그걸 왜 봅니까? 예능프로하고 스포츠 중계만 봅니다. 이번 대선투표요? 찍을 사람이 없어 투표 안 하고 아예 여행을 가려고 합니다.” 그래서 이렇게 질문을 해 보았다. “아니, 그래도 대통령을 뽑는 선거인데 대선후보 공약도 확인하고 TV토론도 보시고 관련뉴스도 챙겨보면서 누구를 찍을지를 선택하고 투표는 해야 하지 않습니까?” “처음에는 투표를 하려고 했지요. 그런데 국민의힘 후보자 단일화 과정에서 보여준 목불인견(目不忍見)의 상황, 마치 대통령이 된 듯한 야당 후보를 보면 어차피 결론이 난 게임 같아서 투표할 마음이 싹 없어지더라구요.” 청년층들에게도 “이번 대선 투표할 거냐?”고 물어보았다. “대선 투표를 언제 하는데요?” “나라만 잘 살게 해준다면 누가 대통령 되어도 상관없는데 그런 대통령 후보가 없는 것 같아서요.” 6월3일 치러지는 21대 대선 유권자 중 50대(지난해 말 기준 870만6,370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60대(781만8,783명) 노년층들 사이에서 뿐만 아니라 원래 정치에 무관심한 편인 20대 청년층에서조차 이러한 대화를 나누었다는 얘기를 하도 많이 듣다 보니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