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6.03.20 (금)

  • 맑음동두천 10.3℃
  • 맑음강릉 14.5℃
  • 맑음서울 11.0℃
  • 맑음대전 10.8℃
  • 맑음대구 13.6℃
  • 맑음울산 13.6℃
  • 맑음광주 13.0℃
  • 맑음부산 14.9℃
  • 맑음고창 11.5℃
  • 구름많음제주 12.8℃
  • 맑음강화 9.7℃
  • 맑음보은 10.8℃
  • 맑음금산 12.2℃
  • 맑음강진군 14.3℃
  • 맑음경주시 14.7℃
  • 맑음거제 14.4℃
기상청 제공

사회

시민들은 열정을, 방송과 기업은 돈을 즐긴 월드컵

  • 등록 2006.07.10 10:07:07
URL복사

6월 한국은 뜨거웠다. 애초 월드컵이 시작하기 전, 거리응원 열기는 2002년 만큼 뜨겁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새벽 4시, 그것도 평일에 진행되는 경기를 보기 위해 길거리로 오는게 쉬운 것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자 각 방송사는 대부분의 프로그램을 ‘월드컵특집’으로 편성했으며, 뉴스조차 월드컵뉴스를 전면에 배치하는 등 바람잡이에 나섰다. 

방송사 월드컵 ‘올인’… 기업은 광고로 도배
다음 표를 보면 각 방송국의 메인뉴스가 ‘스포츠뉴스’가 된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들 정도다. 월드컵과 비슷한 기간 열렸던 한미FTA의 비중을 비교해 보았다. 한미FTA 협상은 우리나라 전체가 큰 영향을 받는 사안이지만 각 방송사들은 원드컵에 ‘올인’했다. 이에 대해 전국언론노동조합연맹은 “월드컵에서 한국이 선전하는 것은 중요한 뉴스다. 그만큼만 보도하면 된다.”고 말한 뒤 “하지만 그 수위가 넘어서면 언론은 존재의 이유가 사라진다.”고 자성의 목소리를 냈지만 역부족이었다. 심지어 방송과 기업은 응원석 앞줄엔 탤런트 뺨치는 외모로 과감하게 몸매를 드러낸 붉은색 옷차림의 여성을 배치하고 일반인의 진입은 통제해 ‘얼짱ㆍ몸짱’을 위한 예약석을 만들어 놓기도 했다.
방송과 기업이 바람을 잘 잡았던 탓일까? 국민들은 행동으로 자신의 ‘열정’을 증명해보였다. 첫 경기인 토고전에 길거리에 나온 인파는 218만 명(경찰청 추정). 토고전이 끝난 후 경찰청은 “서울은 39개 장소에 64만여 명이, 지방은 228개 장소에 154만여 명이 참석하는 등 13일 밤 전국 267개 장소에서 218만 2500여명이 길거리 응원에 참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토고전이 끝난 후 ‘대~한민국’은 달라진 응원문화로 홍역을 앓아야 했다. 길거리를 가득 메운 쓰레기더미, 연일 뉴스에 올라오는 각종 폭행, 성추행 사건과 영국 토종 훌리건을 무색케 하는 아찔한 사건이 벌어졌다. 이렇게 ‘대~한민국’은 축구가 아닌 월드컵에 미쳐가고 있었다. 프랑스전에는 평일 새벽에 열렸음에도 불구하고 100만 명이 거리로 나왔으며, 마지막 경기였던 스위전에는 250만 명의 붉은악마를 볼 수 있었다. 무질서한 거리응원은 프랑스전과 스위스 전을 치루면서 그나마 나아졌지만 여전히 군중들은 폭력을 휘둘렀으며, 여성들의 엉덩이와 가슴에 슬쩍(혹은 노골적으로) 손을 올렸다. 거리가 쓰레기로 뒤덮인 것도 달라지지 않았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여자 엉덩이 만지려고 4년을 기다렸냐”는 비아냥까지 들려왔다.

잔치판은 누구의 것이었나?
그렇다면 지난 2002년 세계가 놀라는 잔치판을 벌이고 놀라운 시민의식을 보여줬던 시민들이 4년 만에 왜 돌변한 것일까?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자발성에 따른 차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2002년 거리응원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만든 축제였지만 이번 월드컵은 기업과 방송이 멍석을 깔아줬기 때문에 책임감과 시민의식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KBS 보도본부 나신하 기자는 “이번 월드컵 거리 응원의 ‘무질서’는 자본과 언론이 주체가 되면서 자발성이 사라지면서 나타난 결과이지 시민의식의 후퇴로 볼 일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나 기자는 “지금까지의 월드컵 거리 응원 열기는 특정 목적을 염두에 둔 여러 집단의 독려와 후원이 큰 역할을 했다”면서 “거리로 나와야 유행에 뒤쳐지지 않는 것이라고 선동하듯 하는 (다분히 방송과 언론이 조장한) 분위기가 겹쳐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기회에 장사 한번 제대로 해보자는 기업(자본)이 만들어 놓은 놀이판을 들뜬 군중이 채웠으니 얼마나 책임감을 갖고 행사장을 지켰을지는 쉽게 짐작할 수 있다”면서 “대기업과 방송사들이 만들어 놓은 잔치판의 관리를 손님격인 응원 군중이 도맡아 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또 연세대 윤태진 영상대학원 교수는 “2002년의 거리 응원은 돌발 사태”라고 말한 뒤 “미디어 보도 이후 거리 응원이 크게 늘었지만 기획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번엔 월드컵에 대한 관심.응원 등이 미리 기획됐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 사람들이 거리에 끌려나온 것은 아니지만 자본이나 미디어의 상업적 목적에 의해 동원된 측면이 강하다.”고 주장했다. 윤 교수는 “이번엔 참여자보다 관람자의 성격이 컸다.”면서 “대기업에서 주관하는 월드컵 공연을 보러 간다는 생각이 생긴 것”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2006년 월드컵 거리응원은 시민들의 열정과 기업과 방송의 장삿속의 결합인 셈이다. 주목할 만한 것은 기업과 방송들은 애국주의를 전면에 내세운 이른바 ‘애국마케팅’으로 장사를 벌렸다는 것. 대형빌딩은 “대~한민국”으로 도배가 됐고, ‘조국’ ‘우리는 하나다’라는 말은 싸구려 미사여구로 전락해버렸다. 이에 대해 동아대 정희준 스포츠과학대학 교수는 “애국심이 작동 않는 나라가 없겠지만 우리나라처럼 축구 애국주의가 온 사회를 뒤덮는 경우는 없다”면서 “국민국가의 근간이라던 애국주의가 지금 상업자본의 버팀목이 된 듯 한 현실은 당혹스럽기만 하다.”라고 우려를 보이기도 했다.

한국축구, 떠오르는 신예… 지는 ‘과외선생님’
어쨋든 월드컵은 끝났다. 아니 ‘대~한민국’의 월드컵은 끝났다. ‘애국마케팅’을 내세운 상업주의가 지배한 축제면 어떠랴. 국민의 77.9%는 2006 독일 월드컵으로 “6월 한 달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고 말하고 있다. 이번 월드컵은 원톱 조재진을 비롯해 이호, 김상식 등 신인을 발굴하는 성과도 있었으며, 한국 축구의 발전 가능성을 엿 볼 수 있는 기회도 있었다. 세계무대를 경험해보지 못한 어린 선수들이 세계의 벽을 느끼고 돌아온 것만 해도 그들은 한걸음 더 발전한 것이다. 그리고 명문 감독의 ‘쪽집게 과외’로는 더 이상 안 된다는 값 비싼 교훈도 얻을 수 있었다. 물론 K-리그를 발전시켜야 한다는 이야기는 한두 번 나온 것이 아니지만, 한국 국민들은 ‘족집게 과외’의 효과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그것만도 큰 성과다. 다시 4년 후에도 대한민국은 이렇게 미쳐있을까? 그때는 다시 “나의 열정을 이용하려는 너의 월드컵에 반대 한다”는 구호를 듣지 않기를 기대한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CJ프레시웨이 '푸드 솔루션 페어 2026' 개최..."O2O 기반 식자재 유통 혁신 모델 제시"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CJ프레시웨는 B2B(기업간거래) 식음산업 박람회인 '푸드 솔루션 페어 2026'을 18일부터 19일까지 이틀간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성황리에 진행됐다. 이번 박람회에서는 온라인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O2O 기반 식자재 유통 모델을 중점적으로 소개했다. CJ프레시웨이는'푸드 솔루션 페어 2026'의 사전등록 관람객 수가 역대 최다 규모를 기록했다고 지난 12일 밝혔다. 솔루션 페어 2026'의 사전등록 관람객 수가 행사 일주일 전 기준 전년 동기 대비 약 120% 증가했고, 외식 프랜차이즈 관계자, 개인 사업자 등 산업 종사자 중심으로 신청이 크게 늘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번 푸드 솔루션 페어는 식자재 상품 전시와 플랫폼 서비스 체험, 푸드 비즈니스 솔루션 제안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외식·급식 사업자들은 현장에서 식자재 유통과 푸드서비스 산업의 최신 트렌드를 살펴보고, 산업 전반의 디지털 전환 흐름을 체감했다. 특히 CJ프레시웨이가 지난달 지분 투자한 플랫폼 기업 ‘마켓보로’의 온라인 식자재 오픈마켓 ‘식봄’을 중심으로 온·오프라인을 연계한 식자재 유통 혁신 모델을 선보이며 큰 관심을 모았다. 식봄은 외식 사업

정치

더보기
김정철 개혁신당 최고위원, 서울특별시장 출마 선언...“기성 정치인들과 연계된 사업 전수조사”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개혁신당 김정철 최고위원이 서울특별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김정철 최고위원은 1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해 “짧지 않은 고민 끝에 저는 서울특별시장 선거에 출마한다. 청산, 심판, 적폐, 종식. 화려한 말들로 장식된 서울의 정치 속에서 정작 시민의 삶은 단 하나도 바뀌지 않았다”며 “서울은 여전히 청년이 떠나고 삶을 지탱하기 힘들며 가난한 사람이 꿈꾸기 어려운 도시다. 정치는 요란했지만 시민의 삶은 바뀌지 않았다. 김정철이 바꿔내겠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은 다시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 낼 저력이 있는 도시다. 제가 그 기적을 다시 시작하겠다. 서울을 다시 성장의 도시로 만들겠다. 적극적인 규제 혁파를 통해 뉴딜 수준의 산업 유치와 개발을 시작하겠다”며 “그동안 산업 성장의 기회를 얻지 못했던 (서울특별시) 노원(구), 도봉(구), 강북(구)은 각각 '바이오 연구 및 교육특구', 'K-Culture 관광특구', '시니어 헬스케어특구'로 탈바꿈시켜 서울 북동부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김정철 최고위원은 “중랑천은 수변 감성의 거점으로 개발하겠다. 성수동에서 (경기도) 의정부(시) 경계까지 자전거와 러닝 전용 하이웨이

경제

더보기
이재명 대통령 “경제 전시 상황이라는 자세 가져라...단 한 방울의 석유라도 더 확보하라”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현재 중동 상황에 대해 ‘경제 전시 상황’이라는 자세를 갖고 단 한 방울의 석유라도 더 확보해야 함을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19일 청와대에서 개최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중동 전황의 불투명성이 확대되면서 원유와 일부 핵심 원자재에 대한 보다 적극적이고 장기적인 수급 관리 대책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지금은 단 한 방울의 석유라도 더 확보하고, 안정적인 공급선을 개척하는 노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런 시기에 비서실장께서 UAE(United Arab Emirates, 아랍에미리트)를 방문해 원유 2400만 배럴을 확보하고 우리나라에 원유를 최우선적으로 공급하겠다는 약속을 이끌어 낸 것은 매우 큰 성과다”라며 “전쟁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예단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청와대와 모든 정부 부처는 '경제 전시 상황'이라는 점을 엄중한 자세로 가져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에 대해선 “민생 전반에 대해 선제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사실상 ‘전쟁 추경'이라고 할 이번 추경도 민생 경제의 충격을 덜고 경기 회복의 동력을 계속 살려 나갈 수 있는 방향으로 편성해야 될 것이다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의도한 듯한 제작 연출은 ‘과유불급’이었다
최근 한 종합편성채널에서 방영된 트롯 경연 프로그램 ‘미스트롯4’가 큰 인기를 끌며 많은 화제를 낳았다. 매회 참가자들의 뛰어난 노래 실력과 화려한 무대가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고, 프로그램은 높은 시청률 속에 대중의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경연 프로그램의 연출 방식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장면도 적지 않았다. 특히 한 여성 참가자의 이야기는 방송 내내 시청자들의 감정을 강하게 자극했다. 그는 결승 무대에서 탑5를 가리는 마지막 순간까지 2위를 달리고 있었지만, 최종 국민투표에서 압도적인 득표를 얻어 순위를 뒤집고 결국 ‘진’의 자리에 올랐다. 실력 있는 가수가 정상에 오른 것은 분명 당연한 결과였고 반가운 일이었다. 하지만 이 과정을 지켜본 일부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또 다른 평가도 나왔다. 우승 자체보다 방송이 보여준 연출 방식이 과연 적절했느냐는 문제 제기였다. 이 참가자는 이미 예선전부터 뛰어난 가창력과 안정된 무대매너로 주목을 받아왔다. 예선 1회전에서 ‘진’을 차지하며 일찌감치 강력한 우승 후보로 거론됐고, 무대마다 탄탄한 실력을 보여주며 심사위원과 관객의 호평을 받았다. 그는 10년 차 가수였지만 그동안 큰 기회를 얻지 못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