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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속추진… ‘국민’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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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곳곳에선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반대시위가 끊이지 않고 열린다. 시위 참여자도 농민과 학생,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갖가지 단체들이 저마다 FTA에 관한 시위 피켓을 들고 거리로 나왔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 일이 아니라고, 혹은 관심 밖의 일로 치부하며 그네들의 목소리에 외면한다.

진정한 찬성도 반대도 없다
벌써 한미 FTA는 2차 협상을 마쳤다. 한미 FTA의 문제는 찬성이냐, 반대냐의 논리가 아니다. 국가적인 중차대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정보가 없고, 그렇기 때문에 국민적 합의점을 이끌어내지 못한다는 데 있다. 아직도 찬-반 논리가 맞서며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하지만 한미FTA의 추진절차가 어떻게 되고, 협상결과에 따라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는 고사하고, ‘한미 FTA’가 뭔지조차 모른다는 국민이 태반이다. 이렇다보니 ‘한미 FTA가 체결되면 감기약 처방만 받는 데도 10만 원이 든다’는 등 허무맹랑한 ‘FTA 괴담’까지 퍼지고 있다.
1차 협상, 이후 공청회 무산, 한국에서의 2차 협상 개시 등의 소식은 월드컵에 묻혀 일부 ‘아는 사람들만 알고’ 잊혀졌다. 그나마 ‘KBS스페셜’과 ‘PD수첩’ 등 방송사에서 한미 FTA를 집중 보도하면서 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 72%가 한미 FTA의 내용을 모르고. 협상 내용에 대해서는 90% 가까운 응답자가 잘 알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즉, FTA찬성론자도 진정한 찬성이 아니고 반대론자도 왜 반대를 외쳐야만 하는지 제대로 알지 못하고 지지할 수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얼마 전 한국개발원(KDI) 산하 국제정책대학원과 중앙일보가 대학생과 원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공론조사를 보면 ‘안전불감증’처럼 만연한 한미 FTA에 대한 무지를 엿볼 수 있다. 1차 조사에서 응답자의 65.7%(117명)는 한미 FTA ‘찬성’을 지지했다. 그러나 전문가의 찬반 토론회를 본 뒤, 찬성자의 44명(37.6%)가 ‘반대’로 생각을 바꿨다. 이들은 찬성에서 반대로 돌아선 이유에 대해 “찬성론은 원론적이었지만 반대론은 구체적 이었다”고 한다.
청와대와 외교부 인터넷 포털사이트 게시판 등에는 현재 진행 중인 FTA 협상 내용 및 한국에 미칠 영향 등을 국민에겐 거의 알리지 않고 있다는 성토의 글이 하루에도 수천건씩 쏟아지고 있다.
청와대 게시판에 ‘sky2626’란 네티즌은 “협상 결과에 인생이 좌지우지 되는 서민들은 내용을 몰라 반대도 못한다”며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를 아는 것은 ‘정책소비자’로서 국민의 권리 아닌가”라는 글을 남겼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글을 올린 ID mury00은 “내용을 공개하지 않기로 미국과 약속했다는데 국민들이 무슨 수로 안단 말인가”라며 “국민의 눈과 귀를 막고 밀실에서 도대체 무엇을 하는 것일까”라며 정부의 태도를 질책했다.

‘무지 현상’ 국회서도...
FTA의 ‘무지 현상’은 국회의원들도 예외는 아니라는 점에서 ‘충격’이다. 정책을 결정하는 국회서도 한미 FTA가 뭔지 모르겠다는 하소연이 나오니, 말 다한 셈이다. 한미 FTA 2차 협상을 앞두고 지난 7일 국회서 협상 계획에 대한 외교통상부의 보고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한나라당 박종근 의원은 "나는 FTA를 찬성하는 입장이지만 그 내용이 뭔지 알려준 게 없어 지지발언을 해줄 수가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FTA를 반대하는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도 “협상이 진행되는 과정을 우리 정보 보고로는 전혀 파악할 수가 없었다”며 “대한민국의 국회의원이 미국 측의 자료를 여기저기 구해봐야만 하는 현실이 서글프다"고 말했다.
심지어 여당 중진인 열린우리당 장영달 의원도 한미 FTA의 정보 부족은 마찬가지였다. 장 의원은 "한미 FTA가 미국 뜻대로 체결되고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큰 문제는 우리 국회의원들도 그 절차에 대한 설명이나 보고를 받은 바 없다"고 토로했다. 이는 정부가 한.미 FTA의 효과를 구체적으로 홍보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우리 기업과 국민들의 80% 이상이 한미 FTA를 지지한다는 것을 확인한 후 추진했다”, “찬성여론이 50~60%”라고 주장하지만, 이들이 FTA의 구체적 내용이나 효과를 어느 정도 인식하고 응답했는지 파악할 수 없다.
“과연 FTA를 맺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에 대한 예측도 일본과의 FTA 경우는 한 100권의 연구가 있었습니다. 근데 현재 미국과의 FTA의 준비상태는, 공식적인 연구가 3권밖에 안돼요. 그 3권도 지극히 현실성이 의심스러운 결과가 나오고 있는…”(정태인, 全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

누구를 위한 한미 FTA인가
정부가 만든 자료도 적지만, FTA찬성 입장에 매몰돼 과장되거나 왜곡되는 내용이 주류인 것으로 분석됐다. 보다 못한 한미 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 정책기획연구단은 3개월간 준비해서 지난 10일 ‘국민보고서’를 발간했다. 정책기획연구단은 국정홍보처가 정부 각 부처의 FTA 관련 연구보고와 추진현황 자료들을 모아 국민홍보용으로 만든 홍보책자인 ‘한미 FTA를 말한다’, ‘한미 FTA가 뭐길래?’를 살펴보면, 여러 곳에서 발견된다. 미국과 FTA를 체결한 다른 나라들의 사례로 기대효과를 설명하는 대목이나, 한-미 FTA의 불가피성을 강조하는 대목에서도 타당하지 못한 비유나 논리 비약이 강하게 제기된다.
안현효 대구대 교수(경제학)도 “한-미 FTA에 대한 정부 홍보책자나 다른 보도자료를 보면 유리한 결과를 얻으려고 통계를 자의적으로 해석하거나 앞뒤 논리에 모순이 있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서비스업 개방에 따른 부작용을 지적하면 ‘이미 상당부문 개방이 이뤄졌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고 했다가, ‘한-미 FTA는 서비스업의 개방을 통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게 대표적인 사례이다.
대부분 관련 연구보고서도 경제효과를 선전하는데 맞추고 있으며 문제점에 대한 객관적 연구가 전무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에 한미 FTA의 졸속 추진이 우려되고 있다. 지난 2004년 11월 18일 한미 통상장관회담에서 한미FTA 사전실무검토를 합의한 이래 한미FTA 체결을 위해 숨가쁜 일정을 밟아왔다. 이는 대통령 훈령 제121조(FTA 절차 규정)에 명시된 공청회 개최규정을 무시한 채 각계각층의 자문도 없이 강행했다(2월 2일 개최된 한미FTA 공청회의 경우, 농민들의 시위로 20분만에 종료).
'한미 FTA를 연구하는 국회의원모임' 소속의 여야의원 35명은 "민주적 절차를 생략한 정부의 졸속적이고 조급한 한미 FTA 협상 추진에 강한 우려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최근 여론조사기관의 설문에서 90.5%에 해당하는 응답자가 한미FTA 협상의 속도를 늦춰야 한다고 답한 것에 우리 정부는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한미 FTA 협상 공개는 ‘졸속 추진’이라는 비난에서 벗어날 수 있는 해결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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