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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유통 시스템에 ‘구멍’… 전문가도‘헷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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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1 현대홈쇼핑은 지난해 말부터 6월까지 지오 모나코에 대한 방송을 6~7회 내보냈다. 명품 잡지에도 소개됐다는 명품 전문 쇼 호스트의 친절한(?) 설명에 의심할 여지없이 안방 시청자들은 299만원 짜리 ‘지오 모나코’ 시계를 70여개나 샀다. 이 시계는 그동안 180년 전통을 자랑하는 명품이라고 소개됐지만, 역사가 5년에 불과한 시계였다.
#사례 2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의 상설 전시장.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 다이애나비, 모나코 그레이스 켈리 왕비 등 만이 산 제품’라는 광고 문구를 달고 ‘빈센트 앤 코’ 시계가 전시됐다. “명품 치고 디자인은 별로...”라는 반응이 대세였지만, 한 개에 600만원~1억원에 달하는 가격에 입이 떡 벌어진다. 이 시계는 ‘정체불명’의 가짜 명품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사례 3 국내 대형 유통업체인 뉴코아는 얼마 전 해외 명품 브랜드 ‘버버리’로부터 손해배상 소송을 당했다. 뉴코아가 지난해 11월 지방 점포에서 짝퉁 ‘버버리’ 머플러 한 점을 판매했다는 것이다.

명품의 최고의 가치는 ‘신뢰’인데, 국내 굴지의 백화점과 홈쇼핑 등에서 조차 진위여부를 파악하지 못한 것은 명품 검증 시스템에 허점이 발견된 것이라 하겠다. 이들 사건과 연루된 유통업체들은 “서류상 문제가 없었다”, “다른 백화점에서도 파니 우리도 팔았을 뿐”이라며 궁색한 변명을 늘어놓는다.
개당 수백,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제품을 팔면서도 제대로 된 검증 시스템을 거치지 않고 소비자에게 판매를 한 것이다. 백화점은 명품업자의 수입면장과 사업계획서 등의 서류만 믿고 별도의 검증 없이 상품을 입점시켰다.
해외 브랜드의 경우 증빙서류가 확실하다 해도, 해외 본사와 공장 등 현장 방문을 하는 게 원칙이지만, 사실상 비용문제 때문에 해당 바이어에 의존하는 실정이라고 백화점 관계자는 전한다.

인터넷 쇼핑몰과 포털사이트 카페서도 판매
각 유통업체와 홈쇼핑 업체 등은 관리지침을 강화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섰지만, 한 번 금이 간 신뢰도는 얼마나 회복될 수 있을지 모른다.
명품 유통의 시스템은 불신을 양산하는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하다. 다른 제품에 비해 ‘명품’이라 칭하는 것들은 그 유통 구조가 투명하지 않고, 그 이름답게 특별한 소수에만 움직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백화점 같은 대형매장은 그래도 낫다. 제대로 된 검증절차에 의해 들여온 제품인지 소비자는 알 길이 없다. 명품 특유의 신뢰와 ‘이게 유명하더라~’ 하는 소문에 의존한다. 드러내고 ‘짝퉁’물건을 판매하는 사람들 이외에도, 가짜를 진짜로 믿고 사는 경우가 허다하다.
명품의 소비가 크게 늘면서 판매사는 백화점과 홈쇼핑, 인터넷 쇼핑몰은 물론 인터넷 포털사이트 카페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근래 들어선 중고 명품을 위탁 판매하는 업체와 명품을 전문적으로 대여해 주는 숍도 생겨나 인기를 끌고 있다. 특별한 유행 없이 그 ‘가치’만으로도 인정받는 명품이 요즘은 트렌드가 급속히 변하면서 자꾸 새로운 것을 찾는 고객들을 위해 생겨난 것이다. 최신 명품은 갖고 싶은데,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는 명품 매니아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면서 대리만족을 시켜주는 셈이다. 특히 이들 업체는 최근 인터넷을 중심으로 크게 확산되는 추세다. 중고며품을 위탁, 판매하는 곳은 과거엔 주로 오프라인 매장을 중심으로 확산됐으나, 요즘은 고객이 늘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동시에 운영하는 곳이 많아졌다. 직접 제품을 확인하고 구매하는 고객을 위해 청담, 압구정동 등에 오프라인 매장을 연다. 지방 고객을 위해 택배 발송도 한다.

패션잡화를 중심으로 중고위탁 판매를 하는 E중고명품. 매입과 위탁은 방문 또는 택배로 물건을 배송하는 형식으로 이뤄진다고 설명하고 있다. 위탁 판매의 경우 상품을 택배로 보내면 최소 1개월 이상 위탁할 수 있다. 판매 수수료는 20만원 미만 제품은 일괄적으로 3만원, 그 이상은 가격에 따라 12~15%가 붙는다.
명품 대여숍은 20~30대 직장인과 대학생들에게 인기가 많다. 3~5만원 정도면 수백만원 명품을 빌려 쓸 수 있다. 대부분의 명품숍은 예치금을 미리 내고 대여해 준다. 예치금은 중고가격의 3분의 1수준. 요즘은 대여숍 간 경쟁이 생겨 예치금 대신 신분증을 맡기고 3~10만원 정도의 가격으로(1박2일 기준) 대여할 수도 있다.

명품공화국 … 안목은 ‘꽝’
명품 대여숍을 자주 이용한다는 최영란(29세) 씨는 “수백만원 짜리 명품을 하루에 3만원~10만원대의 가격으로 빌릴 수 있는 점”을 명품 대여숍의 장점으로 꼽고, “몇 번 해보지도 못할 거 사놓고 싸두는 명품보다 대여숍을 이용하는 게 질리지도 않고 장소와 때에 따라 적절하게 품위를 높일 수 있는 매개체가 되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문제는 ‘얼마나 믿을 수 있느냐’다. 우후죽순격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하루가 다르게 생겨나고 있지만, ‘명품의 진가’에 대해선 전문가들도 이견이 많다. 국내에선 명품 취급 받는 것들이 알고 보면 외국 현지에선 ‘별 게 아닌’ 경우도 있고, 한국에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지만 현지에서는 명품의 반열에 오른 브랜드도 있다. 그러다 보니 전문가들도 이름만 들어서는 명품인지 아닌지 식별하기 어렵다. 해외서도 명품급 시계로 알려진 로만손 시계 해외영업팀 관계자는 “외국에서는 한 번도 못 본 지오모나코가 한국에서 고가에 팔린다는 소리를 듣고, ‘내가 모르는 명품인가 보다’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국은 일본과 더불어 명품에 가장 집착하는 나라로 꼽히지만 정작 명품에 대한 정보나 안목은 턱없이 부족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일본만 하더라도 시계만 전문으로 다루는 잡지가 8종이 넘지만, 한국은 그런 정보를 다룬 잡지도 전무한 실정. 심지어 명품을 다루는 잡지에서 조차 ‘빈센트 앤 코’를 세계 최고의 시계처럼 다루기도 했고 언론에서도 검증된 안된 이 제품을 덩달아 홍보를 해 주었으니 말이다.
한 짝퉁 명품 구입자가 명품 매장에 가서 애프터 서비스를 맡겼는데, 아무 말 없이 서비스를 해줬다는 일화는 오랜 기간 회자되기도 했다. 명품을 고를 때도 브랜드의 전통이나 디자인, 기술력을 따지기 보다 소문이나 광고에 휩쓸리기 일쑤다. 명품 구매대행 업체를 운영하는 황혜진 씨는 “연예인 누가 하고 나왔다는 소문만 들리면 그 물건이 날개 돋친 듯 팔리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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