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8.05 (화)

  • 흐림동두천 29.3℃
  • 흐림강릉 30.6℃
  • 흐림서울 32.3℃
  • 구름많음대전 30.7℃
  • 구름조금대구 32.7℃
  • 구름많음울산 30.7℃
  • 구름조금광주 31.8℃
  • 맑음부산 32.0℃
  • 구름조금고창 32.7℃
  • 구름조금제주 31.6℃
  • 흐림강화 30.0℃
  • 흐림보은 29.2℃
  • 구름많음금산 31.4℃
  • 구름조금강진군 31.5℃
  • 맑음경주시 32.0℃
  • 맑음거제 31.0℃
기상청 제공

문화

[피플]마이스터 플로리스트 방식

URL복사

“꽃길 따라 걸어라”


마이스터 플로리스트 방식 씨


플로리스트는 아직까지도
낯선 이름이다. 꽃이라는 자연에 사람의 마음을 담아주는 직업. 그 직업의 우듬지에 있는 방식 씨(57)의 갈라진 손은 농부의 그것처럼 우직하다.
그가 오랜 세월을 두고 몸으로 터득한 것은 손을 이용하는 직업은 부지런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이다. 꽃을 다듬는 그의 갈라진 손
틈에 낀 것은 더러운 흙때가 아니라 그가 항상 강조하는 자연이고 우주며 세월의 더께다.


그의 명함에는 ‘방식꽃예술원’이라는 상호가 달랑 하나 들어 있을 뿐이다. ‘전국 꽃 장식대회 심사위원장’, ‘MBC 전속 무대 담당’,
‘올림픽 꽃 디자이너’라고 자신을 수식하는 직함을 그는 꺼린다.


“회원들을 가르치는 선생 하나면 족하죠.”


한국전쟁 때 피난을 간 목포 이모 집에서 본 투명한 보랏빛의 옥잠화 한 송이가 꽃의 길을 가게 하는 계기가 됐다. 그는 그 꽃을 뿌리
채 뽑아서 마당에 심었다. 할머니가 ‘사내자식이 꽃을 좋아하면 자식이 없다’며 나무라는 것은 들리지도 않았다.


그래서인가 방식 씨는 아직 혼자다. 독일인 의사와 결혼해버린 첫사랑을 찾아 독일 광부를 지원한 1970년. 광부 생활을 한지 15개월이
지났을 때, 그는 독일 본 원예 조경 연합 회장인 칼 라이를 만났다. 마구간에서 지내며 풀 뽑는 일에서부터 시작해 가지치기, 뿌리자르기에 녹초가
된 몸을 쉬게 할 틈도 없이 밤늦게 라틴어 학명 외우기를 반복했다. 그리고 마침내 원칙만을 고집하고 깐깐하기로 소문난 독일인에게 인정을 받아
꽃의 거장이라 불리는 마이스터 플로리스트가 되었다.


“3년 동안의 플로리스트 과정과 다시 3년 동안의 마이스터 과정을 밟는 동안 ‘내일은 돌아가자, 내일은 꼭 우리나라로 가자’며 얼마나
눈물을 흘렸는지 모릅니다.”


방식 씨는 1996년에는 한국 제자들과 함께 700년 된 독일 성당에서 전시회도 가졌고, 주정부 꽃꽂이 조경 전시회에도 참가했다. 독일
정부 초청으로 대통령이 주관하는 분데스가든사워 전시회에서는 단체 부문 은메달, 개인 부문 금메달을, 어머니날 주제 꽃꽂이 경진 대회에서는 금메달을
수상했다. 본 정부로부터 마이스터 공로 메달을 받기도 했다.


이번 7월에 방독할 때는 그린베르크 마이스터 학교에서 전시회도 갖고, 에센 국제 꽃 박람회장에서 25명 회원들과 전시회를, 베를린 근교에서
초청 전시회를 가질 예정이다. 이렇게 왕성한 전시 활동을 하는 것도 그리 오래 남지 않았다고 그는 생각한다. 시간이 지나서는 후배 교육과 재료
재배에만 전념하려고 한다.


“앞으로 10년 동안은 전문인을 길러내는 교육에만 전념하고 싶어요. 그 다음에는 자연에 묻혀 재료 재배에만 힘을 쏟을 계획입니다. 미래의
재배지에는 한 폭의 수채 풍경화처럼 색깔별, 계절별, 품종별로 다양한 수종과 화훼를 심어 견학 장소로도 활용할 생각이에요”


그는 인생을 마무리하는 작업 한 가지는 꼭 이루려 한다. 그것은 우리 자연을 닮은 정원을 만드는 것이다. 그가 꿈꾸는 정원은 우리가 잃어버린
‘마당’과 같은 것이다.


“어느 것 하나 특별히 도드라지지 않고 기죽지도 않으면서 1년 내내 교대로 꽃이 피고 지는 황토마당. 불러들이지 않아도 나비와 새가 저절로
찾아와 꿀을 따고 둥지를 트는 아름다운 마당에 각 식물의 생태에 맞는 질서를 부여해 후배들이 찾아와 여가도 즐기고 공부할 수도 있는 공간으로
만들 생각입니다.”


자연 속에 있는 잎이든 이끼든 돌맹이든 다 있는 그 자리가 아름답다는 그는 플로리스트가 되려는 후배들에게 충고 한 마디를 잊지 않는다.


“자연 그대로의 개성을 존중하라. 그리고 돈과 편리를 좇으려 하지 말과 꽃길만 따라 걸어라. 그곳에 행복이 있더라.”




김동옥 기자 dokim@sisa-news.com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방송법 개정안' 필리버스터 이틀째… 민주당, 5일 오후 본회의서 표결 처리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방송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이 이틀째 이어지고 있다. 국회는 지난 4일 열린 본회의에서 방송법 개정안을 상정했다. 이에 반발한 국민의힘은 신동욱 의원을 시작으로 필리버스터에 돌입했다. 신 의원은 오후 4시 1분께부터 약 7시간 30분동안 반대 토론을 펼쳤다. 그는 "이 법은 1980년도 신군부의 언론통폐합에 버금가는 언론 목조르기법이라고 감히 생각한다"며 "제가 31년 동안 방송계에 종사했지만 이걸 방송개혁이라고 하는 주장에 너무나 기가 막힌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 방송만들기 프로젝트'라고 불러달라. 그러면 저희가 순수하게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두 번째 토론자로 나선 김현 민주당 의원은 오후 11시 33분께부터 찬성 토론을 펼치며 "방송3법 개정안을 추진하는 목표는 방송의 자유와 독립을 보장하고 방송의 공적 책임을 높이기 위함"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이 반대 토론을, 노종면 민주당 의원이 찬성 토론을 진행중이다. 방송법은 현행 11명인 KBS 이사 수를 15명으로, 9명인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EBS 이사 수를 13명으로 늘리고 이사 추천 주체를 다양화한 것이 핵심이다. 또 지


사회

더보기
김형재 서울시의원, 서울역사박물관 주관 광복 80주년 기념 특별전 개막식 참석해 축사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서울특별시의회 김형재 의원(국민의힘, 강남2)은 4일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린 광복 80주년 기념 특별전‘국무령 이상룡과 임청각’과 ‘우리들의 광복절’공동 개막식에 참석해 축사를 전했다. 이번 특별전은 서울역사박물관과 서울시 문화본부가 공동 주최하며, 광복 80주년을 맞아 광복의 역사적 의미를 재조명하고 시민들과 함께 기억하기 위해 기획됐다. 개막식에는 김형재 의원을 비롯해 박물관 및 문화계 인사, 연구자, 시민 등 100여 명이 참석해 뜻깊은 자리를 함께했다. ‘국무령 이상룡과 임청각’ 전시는 많은 독립지사를 배출한 안동시와의 교류협력 속에서 만주지역 무장독립투쟁을 이끈 상해 임시정부 초대 국무령이셨던 이상룡 선생과 이상룡 선생의 고택 임청각의 역사를 조명할 예정이며, ‘우리들의 광복절’ 전시의 경우 문학, 음악, 영화 등 대중문화 속 광복절을 되새기며 시민의 기억을 담아낼 계획이다. 김 의원은 이날 축사에서 “단재 신채호 선생님께서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하셨고, 역사학자 E.H.Carr는‘역사는 되풀이된다’고 했다”며 “그런 의미에서 광복 80주년을 맞아 서울시와 서울역사박물관이 함께 마련한 이번 특별전은 매우 시

문화

더보기
1920~30년대 스타 명창들의 기록...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경셩유행가 - 판을 나온 소리’ 공연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화성시문화관광재단(대표이사 안필연)은 오는 8월 22일(금) 국립국악원 민속악단의 ‘경셩유행가 - 판을 나온 소리’ 공연을 동탄 반석아트홀에서 선보인다. ‘경셩유행가 - 판을 나온 소리’는 1920~30년대 유성기 음반의 등장과 함께 당대 대중의 사랑을 받았던 스타 명창들의 민요, 판소리, 기악, 병창 등 대표 작품들을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성악 단원들의 목소리로 재현한 무대다. 100여 년 전의 대중성과 감성을 현대의 시각으로 풀어내며 전통 성악의 매력을 새롭게 조명한다. 공연에서는 서도민요 중 최순경의 ‘반월가’와 ‘화투풀이’를 시작으로 박녹주의 ‘죽장망혜’, 이소향의 ‘호접몽’ 등 유성기 음반에 실렸던 대표적 유행가들을 성악 장르별로 소개한다. 민요와 판소리는 물론, 병창 무대도 함께 구성돼 당시 대중이 사랑했던 우리 소리의 정수를 풍성하게 만날 수 있다. 국립국악원 민속악단은 전통 음악의 전승은 물론, 2000년대 이후 성악 중심의 레퍼토리 개발과 서울·경기 지역 굿풍류 및 민간풍류의 복원에도 힘써오고 있다. 이번 공연은 그간 축적된 민속악단의 성과를 바탕으로 전통 성악의 대중적 접근을 시도하는 의미 있는 무대가 될 것이다. 공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의대생 전공의 복귀하려면 무조건 사과부터 해야
지난해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에 반발해 집단 이탈했던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지난 14일 전격 복귀 의사를 밝히면서 17개월 만에 의정 갈등이 마침표를 찍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복귀자들에 대한 학사일정조정, 병역특례, 전공의 시험 추가 응시기회 부여 등 특혜 시비를 슬기롭게 해결하지 못하면 의정갈등의 불씨는 계속 남아있게 된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서 1년5개월 만에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있는 의정 갈등의 해법은 의대생, 전공의들이 무조건 국민과 환자들에게 의정 갈등으로 인한 진료 공백 사태에 대해 사과부터 하고 그 다음 복귀 조건을 제시하는 수순을 밟는 것이다. 지난해 2월부터 발생한 의정 갈등은 정부가 고령화 시대 의료 수요 증가와 지역·필수의료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대 정원 2000명 증원과 지역의료 강화, 필수 의료 수가 인상 등을 묶어 필수 의료 정책 패키지 추진을 강행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의료계는 이에 대해 의사 수 부족이 아닌 ‘인력 배치’의 불균형 문제이며, 의료개혁이 충분한 협의 없이 졸속으로 추진되었다고 반발하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의료계는 의사 수 증가가 오히려 과잉 진료와 의료비 증가를 야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