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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를 위한 80%의 침묵은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가

  • 등록 2006.10.10 16: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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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교육문제에 대해 쓴 소리를 마다하지 않는 홍세화 학벌 없는 사회 공동대표. 그가 바라보는 한국 교육에 대해 들어 보았다.

오랜 망명생활로 유명하다. 망명되기 전과 지금, 한국사회를 보는 눈이 달라졌나.
한국에 돌아와 '대한민국 1%를 위한 자동차'라는 TV광고를 보고 많이 놀랐다. 어떻게 저런 광고가 아무렇지 않게 나올 수 있나. 왜 나머지 99%는 분노하지 않는지에 대해 더 놀라웠다. 한국사회는 20%가 상류층이고 80%가 서민층이다. 왜 다수인 80%는 침묵하는지. 1:99의 사회도 받아들일 수 있도록 길들여진 것은 아닌가 한편으로 두렵기까지 했다.

이 같은 현상이 아무렇지 않게 우리 국민들에게 받아들여지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우리는 해방직후 자신의 이념적 지향이 좌파인 사람이 전 국민의 80%에 이르렀다.(당시 미군정청 조사결과) 전쟁직후 우리는 우파와 좌파의 개념보다 노동자를 위한 이념을 선택하다보니 자연스러운 결과였다. 그러나 이 후 극심한 좌파탄압, 이승만·박정희·전두환·노태우로 이어지는 반동정권아래에서 노동자들의 의식마저 변질되어 갔다. ‘한 사회를 지배하는 것은 지배계급’이라는 공산당논리에 따라 지배계급은 주입식 교육과 매체를 통해 노동자의 의식에 최면을 거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이 지난 60년 간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사회를 비판하기보다 사회에 길들여져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수도 있다.

홍 공동대표의 경우 자녀를 모두 프랑스에서 교육을 시켰다. 망명자, 이주노동자의 신분으로 쉽지 않은 일이었을텐데... 한국 교육에 비해 프랑스의 교육여건은 어떤가?
우리나라는 모든 아이들을 ‘넌 1등, 2등’으로 평가하며 기본적 인권의식도 지키지 않고 있다.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한 반복적인 암기, 문제풀이 등 등수 올리기에 급급하다 보니 결국 인간성이나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는 것은 애당초 기대할 수 가 없다.
프랑스와 비교해 보자면 딸이 유치학교를 다니던 시절, 3세에서 6세까지 알파벳이나 산수는 전혀 배우지 않았다. 아이들과 떠들며 발표하고, 발표하는 친구들의 얘기를 듣는 정도가 전부였다. 이런 교육과정은 가정을 떠나서 처음 접하는 사회가 경쟁하는 사회가 아닌 함께 노는 사회라는 것을 가르치는 것이다. 딸아이는 초등학교부터 대학까지 절대평가만 있을 뿐 상대평가는 없었다.
결국 프랑스의 교육과정이 중요시 한 것은 친구란 비교의 대상도, 경쟁에 터를 두는 대상도 아니라는 것이다. 또 다른 차이가 있다면 딸아이는 중고등학교에서도 논술과 토론 중심의 교육을 받았다. 예를 들면 ‘국가는 개인의 적인가’, ‘모든 권력은 권력을 동반하는 가’ 등을 주제로 논술하는 것이 시험문제였다.
이는 영어와 프랑스어를 합친 배점과 같다. 만약 우리 대학입시가 이런 식으로 흘러간다면 학부모들의 항의가 빗발칠 것이 눈에 선하다.

프랑스와 한국의 교육과정의 차이는 지적한 바와 같이 크다. 그렇다면 한국의 교육과정을 이수한 아이들이 안고 있는 병폐는 무엇이 있다고 보는가.
내가 한국에 돌아와서 우리 아이들을 보고 절망한 이유가 두 가지 있다. 그렇게 공부를 많이 한 우리 아이들이 인터넷 댓글이 왜 이정도 수준인가. 외국을 보면 적어도 비판을 하기위해선 자신만의 논리나 근거를 바탕으로 한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은 익명성을 악용해 비판이 아닌 인신공격, 맹목적 비난을 쏟아낼 뿐이었다. 두 번째로, 우연히 자동차 사고를 목격했는데 자동차 앞부분이 살짝 긁힌 것만으로 그 부분 전체를 갈아달라고 한다. 프랑스에서 택시 운전을 하던 때를 생각해보니 이 사회 구성원들은 서로 경쟁하고 적대적인 관계일 뿐이라고 느껴졌다.
'사람은 수단이 아니라 목적'이라는 칸트의 말이 무색해 졌다. 이 사회는 척박한데다 각박하기까지 하다. 더 큰 문제는 바꾸려는 동력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에서 시작된다. 이 같은 상황의 원인은 앞 서 언급했듯이 우리 사회의 교육과정에서 친구는 비교의 대상이고, 경쟁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당신의 능력을 보여 주세요’라는 광고가 아무렇지 않게 나오는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계속해서 남과 비교하고 경쟁하며 살다보니 아무렇지 않게 느껴지는 것이다. 이 광고는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 이 광고를 보고 어린이들이 어떤 가치관을 갖겠는가.

교육과정에 대한 홍 공동 대표의 지적은 잘 들었다. 그렇다면 '학문의 장'이라 불리는 대학에서 대안을 찾을 수는 없는가.
대학은 이미 썩었다. 제 역할을 하지 못한 채 학점제조기가 된 지 오래다. 더 큰 문제는 대학의 서열화로 인해 대학에 들어가는 순간 자신의 위치를 스스로 규정하고 이완된다. 이런 상황에서 자기완성이란 불가능하다. 대학 경쟁력은 어림도 없다. 대학서열화는 반드시 깨야 한다.

대학서열화의 정점에는 서울대가 있다. 대학서열화를 깨자는 것은 서울대를 폐지하자는 주장과 맞물리는 것인가.
서울대는 반세기 이상 남한의 머리 좋은 애들만 모아 놓고, 각 종 특별법에 따라 국가적으로 가장 많은 지원을 받고 있다. 하지만 서울대는 국가적으로는 100위권 안에도 들지 못하는 아주 초라한 모습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서울대라는 이름만으로 기득권을 향유할 수 있다. 우습지만 이미 앞날이 보장 된 아이들이 학문을 연구하겠는가. 서울대가 갖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학위와 권력을 모두 갖고 있다는 것이다. 권력과 학위는 분리되어야 한다. 프랑스의 경우 권력지향적인 수재학교에는 학위를 주지 않는다. 이와 같이 분리 될 수 없다면 차라리 서울대가 없어지는 게 낫다.

서울대가 폐지된다고 해도 결국 연,고대가 그 자리를 차지할 수도 있다는 문제제기가 일고 있다. 특별한 대안이 필요한 것 아닌가.
그렇지 않다고 본다. 서울대를 폐지할 수 있을 정도로 우리사회가 역량을 갖췄다면 문제될 것이 없다. 또, 연고대가 제2의 대학으로 된다 해도 서울대 학생들이 가만히 있겠는가.
서울대가 폐지됐다고 서울대 학생들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경쟁력도 없이 권력과 학문을 모두 갖고 있는 서울대가 폐지돼야 진정한 교육개혁이 시작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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