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5.23 (금)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커버스토리

“사회가 사람을 불행하게 만드는 일은 이제 없어져야 한다.”

  • 등록 2006.10.10 17:10:10
URL복사

서울대와 학벌문제를 이야기하면 빠지지 않는 사람이 있다. 바로 전남대 철학과 김상봉 교수다. 김 교수는 서울대 개방과 국공립대 통폐합 안으로 학벌문제 해결을 주장하는 대표적인 인사다. 학벌문제에 대한 문제제기, 서울대 개방을 목마르게 주장하고 있는 그를 전남대에서 만났다.

한국 사회에서 학벌의 폐해를 지적하는 목소리는 오랜 시간 있어왔다. 한국 사회에서 학벌이 생기는 원인은 무엇인가?
어느 사회나 사회적 불평등을 만들어가는 장치는 있다. 한국에서는 그 장치가 바로 학벌이다. 한국에서 학벌이 만들어진 것은 조선시대 사대부가 사회를 지배한 전통에서 찾을 수 있다. 또, 식민지배 시대 때부터 저장의지를 출세에 대한 욕구로 바꾸기 위해 일제가 의도적으로 만들어 놓은 측면도 강하다.

학벌문제의 정점에는 언제나 서울대가 있다. 왜 서울대가 인가? 한국의 학벌문제를 놓고 서울대에만 돌을 던질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서울대는 특혜에 의해 성장해온 학교다. 어떤 사립대, 국공립대도 서울대의 지위와는 비교할 수 없다. 오죽하면 서울대 설치령이 따로 있지 않나? 서울대는 학생 선발을 비롯한 유무형의 특혜를 수 십년 동안 받아왔다. 정부에서 학생들이 서울대를 선호할 수 밖에 없는 조건을 만들어 준거다. 마치 재벌들이 정부의 특혜를 받으며 문어발 성장을 할 수 있었던 것과 비슷하다.

서울대를 개방하자는 주장을 오랫동안 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 이에 대해 설명해 달라.
이 주장은 내가 아니라 서울대 장회익 교수가 처음 주장했다. 서울대 개방론은 한마디로 이대로 서울대와 다른 대학이 경쟁하라는 것은 말도 안 된다는 이야기다. 국립대를 통폐합하고 서울대 학부는 개방하는 것이 대안이다. 국립대 통폐합은 거점 국립대를 평준화하고 키운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울대를 제외한 거점 국립대가 이미 평준화되어있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다.
구체적으로 보면, 서울대 학부 과정에서 추가로 이수한 학점은 소속 학교의 학점 취득으로 인정된다. 이는 국내외 다른 대학에서 취득한 학점과 마찬가지로 ‘타교 이수 학점’으로 인정됨을 말한다. 현재 10개 국립대학 및 몇몇 사립대학끼리는 이미 학점교환제도를 취하고 있으므로 현실적으로도 실효성이 높다.이에 따라 대학자체가 국립대 중심으로 가야하고 예외적으로 사립대가 존재하는 구조를 만들어야한다. 1/4이 국립대, 3/4이 사립대인 현실을 정반대로 바꾸자는 것이다. 공공성, 운영의 어려움, 민주성 등을 따져서 사립대들이 자연히 국립대로 편입되게끔 유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민감한 이야기지만 부실사립대, 부도덕한 사립대가 넘쳐나지 않나?

이에 따른 장치에는 어떤 것이 필요한가?
공직자지역할당제, 고시할당제 등이 필요하다. 그래야 지역균형이 이뤄진다. 졸업 후 부와 권력을 축적할 수 있는 기회가 철저하게 서울, 서울대 중심으로 가는 것이 문제 아닌가? 공직을 지방으로 분산시킨다면 굳이 서울로 대학을 다닐 이유가 없어진다. 공직사회가 이 제도를 시행한다면 민간 기업은 따라오게 되어있다. 민간 기업에게 세제혜택을 주는 등의 방식으로 지역할당제를 유도할 수도 있다. 지방대학을 나와도 공직에 나갈 수 있고, 판검사가 될 수 있는데 누가 굳이 서울대를 가겠는가? 그런 풍토를 만들어야 한다.

아무것도 안하면서 세상이 바뀌기를 바라지 말라

서울대 학부가 개방되면 서울대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
서울대 폐지가 아니라 개방이다. 서울대학교는 지금까지 축적해 놓은 학문적인 성과를 국민에게 개방해야 한다. 그 후에 자체 학부생을 선발하여 학벌권력을 구축해 가는 대신, 서울대학교의 교육 기능은 대학원 교육으로 전환해야 한다.

명문대 자체를 부정하는 것인가?
아니다. 한 개의 대학이 독점하는 것이 문제지. 명문대 자체는 있을 수 있는 것 아닌가? 인위적으로 명문대학을 만들어놨기 때문에 문제라는 이야기다.

서울대가 개방되고 서울대 학벌의 독점적 지위가 사라진다고 해서 이미 사회 곳곳에 포진하고 있는 서울대 학연의 그물이 사라지겠는가? 장기적으로 봐야하지 않을까?
서울대가 허물어지면 학벌도 자연히 무너진다. 고교평준화의 예를 보지 않았나. 고교평준화가 실시된 후에 소위 명문 고교 학벌도 자연스럽게 무너진 경험이 있다.

서울대가 가지는 학벌의 지위를 연세대, 고대가 이어 받게 되지 않겠냐는 지적이 많다.
지방 거점 국립대의 등록금을 동결하고 국가에서 지원을 해주면 학생들이 연세대, 고려대를 가겠는가? 지방 국립대를 가겠는가? 굳이 연고대를 갈 이유가 없어지는 환경을 조성해줘야 한다. 그래서 지방 국립대를 키워야한다는 것이다. 아무것도 안하면서 세상이 바뀌기를 바라지 말라. 이 문제를 우리가 어떻게 한 번에 바꾸겠는가?

2008년 서울대 입시안에 대한 논란이 많다. 서울대의 발표 안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논술이라는 이름의 본고사 부활을 골자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대가 안팎의 비난에 직면하자 추진하고 있는 지역할당제는 큰 의미가 없다. 지역을 할당해서 신입생을 뽑아도 서울대의 권력 독점은 없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대의 입시안은 한국 사회의 불행을 전혀 고치지 못하는 안이다. 수십만의 수험생들이 애를 쓰고 있는 이 불행한 일을 하루 빨리 없애야 하지 않겠는가?

서울대 개방, 학벌권력 해체는 중요한 문제다. 그러나 이 사회 전체와 싸워야 할지도 모를 만큼 어려운 문제이기도 하다. 서울대 권력이 기득권을 스스로 내놓을 리가 없기 때문이다. 이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
쉽지 않다. 지금까지 말했던 것 모두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이제 곧 업그레이드 된 저항과 문제 제기가 나올 것이다. 출산률이 왜 낮은가? 아이를 낳아서 키우기 어렵기 때문에 낳지 않는 것이다. 이것도 얼마나 불행한 일인가? 사회가 사람을 불행하게 만드는 일은 없어져야한다. 서울대 문제도 마찬가지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김문수 “李, 과거 ‘미군 점령군’ 발언 사과해야”
[시사뉴스 김백순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23일 미국이 주한미군 감축을 논의 중이라는 보도와 관련해 “이재명 후보는 지금이라도 과거 (미군)점령군 발언을 사과하고, 한미동맹에 관한 확고한 입장을 밝히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김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이 후보는 과거 주한미군을 ‘점령군’이라며 폄훼한 바 있고, 한·미·일 연합 군사훈련을 ‘극단적 친일 행위’라고 매도한 적도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후보는 “트럼프 행정부가 주한미군 4500명을 괌 등지로 철수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며 “미국 정부 차원의 공식적 검토나 발표는 아니지만, 주한미군 감축 문제는 단순한 병력 이동이 아니라 대한민국 안보와 직결된 중차대한 사안”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주한미군 철수가 현실이 되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 섞인 전망이 퍼지고 있다”며 “저는 앞으로도 한미동맹의 기반 위에 한미 핵 확장억제 실행력 강화, 한국형 3축체계 고도화 등을 흔들림 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김 후보는 “새 정부가 출범하면 즉각 한미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주한미군 주둔과 확장억제 강화 방안을 공식 외교 채널을 통해 긴밀히 협의해 나

경제

더보기
허영인 회장 중대재해처벌법 고발 당해...사면초과 SPC
[시사뉴스 김성훈 기자] SPC 계열사 공장에서 또다시 사망사고 발생했다. 최근 3년간 벌써 세 번째다. 현재 형사재판 중인 허영인 SPC 회장의 약속이 공염불에 그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이번 사망사고에 대해 강력 대응을 주문하고 있고, 고객들의 불매운동 양상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동일한 패턴의 반복되는 사망사고 지난 19일 경기 시흥시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50대 여성 작업자 A씨가 컨베이어 벨트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는 A씨가 기계에 윤활유를 뿌리는 과정에서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날 A씨 부검을 진행한 뒤 경찰에 “머리, 몸통 등 다발성 골절로 인한 사망으로 보인다”는 1차 소견을 냈다. 시흥경찰서는 공장 관계자 일부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형사 입건해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중이다. 고용노동부 역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상시 근로자 50인 이상 사업장에서 근로자 사망 등 중대재해가 발생할 경우 예방 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업주나 경영책임자를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 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고, SPC시화공장 역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사회

더보기
호산대, 방사선과 ‘경주월성원전 및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산업시찰’ 시행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호산대학교 방사선과는 2025년 전문대학 혁신지원사업에서 학과별 실험실습 수월성 제고 프로그램의 일환으로‘경주월성원전 및 한국원자력환경공단(KORAD) 산업시찰’을 진행했다고 23일 밝혔다. 방사선과 재학생 38명은 지난 13일 ㈜한국수력원자력 경주월성원자력 본부와 한국원자력환경공단(KORAD)을 견학하여 국내 가동 중인 주요 원전 중 하나인 월성본부의 발전 설비 및 안전 관리 체계, 원자력 발전의 원리, 비상 대응 시스템, 방사선 관리 등 실제 운영 현황, 방사성 폐기물의 수집, 분류, 운반, 저장, 처분 과정 등을 체험하였다. 산업시찰에 참여한 방사선과 1학년 이진규 학생은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이 어떻게 분류되고 안전하게 처분되는지를 처음으로 이해하게 되었고, 평소 궁금했던 점을 전문가에게 직접 질문할 수 있어 유익한 시간이었다”며, “단순한 홍보가 아니라, 투명하고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을 학생들이 직접 체험하는 방식이 인상 깊었다. 또한 원자력에 대한 인식 개선에 도움이 되었다”고 전했다. 호산대 방사선과 학과장 곽병준 교수는 “에너지 안보 및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원자력의 역할과, 지역사회와의 상생협력 모델을 이해하는 계

문화

더보기
독자가 대통령에게 추전하는 책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문화콘텐츠 플랫폼 예스24가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새로운 대통령이 읽었으면 하는 책을 회원들에게 직접 추천받는 ‘21대 대통령에게 추천하는 책’ 기획전을 진행한다. 이번 기획전은 오는 6월 3일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맞이해 새 대통령이 책을 통해 국민들과 소통하고 연결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기획됐다. 도서 추천 기간은 6월 15일까지이며, 예스24는 댓글로 추천하고 싶은 책을 소개한 회원 1000명에게 YES포인트 500원을 선물할 예정이다. 5월 20일 기준 현재까지 예스24 회원들이 가장 많이 추천한 도서 1위에는 하버드대 정치학과 교수의 사회정치 분야 역작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가 올랐다. 세계 여러 나라의 사례를 통해 현대 민주주의의 위기 신호를 미리 인식하고 대처 방안을 모색하는 법을 담은 이 책은 2018년 출간된 구간임에도 지난해 12월 이후 역주행하며 다시 사랑받고 있다. 이외에도 △‘공정하다는 착각’(‘사회적 분열을 이해하고 진정한 공정한 사회를 만들어 주셨으면 좋겠다’) △‘손자병법:세상의 모든 전략과 전술’(‘고전에서 리더의 모습을 배우고 사회통합과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들어달라’) △‘다정한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대선투표 안하고 여행가겠다”는 정치무관심 층. 그들이 원하는 대통령은?
“요즘 TV뉴스는 아예 안 봅니다. 보면 신경질만 나고 스트레스받는데 그걸 왜 봅니까? 예능프로하고 스포츠 중계만 봅니다. 이번 대선투표요? 찍을 사람이 없어 투표 안 하고 아예 여행을 가려고 합니다.” 그래서 이렇게 질문을 해 보았다. “아니, 그래도 대통령을 뽑는 선거인데 대선후보 공약도 확인하고 TV토론도 보시고 관련뉴스도 챙겨보면서 누구를 찍을지를 선택하고 투표는 해야 하지 않습니까?” “처음에는 투표를 하려고 했지요. 그런데 국민의힘 후보자 단일화 과정에서 보여준 목불인견(目不忍見)의 상황, 마치 대통령이 된 듯한 야당 후보를 보면 어차피 결론이 난 게임 같아서 투표할 마음이 싹 없어지더라구요.” 청년층들에게도 “이번 대선 투표할 거냐?”고 물어보았다. “대선 투표를 언제 하는데요?” “나라만 잘 살게 해준다면 누가 대통령 되어도 상관없는데 그런 대통령 후보가 없는 것 같아서요.” 6월3일 치러지는 21대 대선 유권자 중 50대(지난해 말 기준 870만6,370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60대(781만8,783명) 노년층들 사이에서 뿐만 아니라 원래 정치에 무관심한 편인 20대 청년층에서조차 이러한 대화를 나누었다는 얘기를 하도 많이 듣다 보니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