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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가볼만한 곳/ 오늘 우리는 치악산으로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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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우리는 치악산으로 떠난다


동악(東岳) 치악산에서 구룡사로… 사찰 순례는 맛집 ‘삼호정’으로 이어져






여행을 떠난다는 것은 잃어버린 자신, 잃어버린 자연, 잊었던 고향을 찾아 나서는 것이다. 산다는 것에 지쳐 가슴이 서걱 거리며 아려올 때, 문득 주변으로 얽혀드는 인과(因果)의 짐을 훌훌 털어내고 싶을 때, 무언지 모를 분노가 멧돼지처럼 불끈 일어설 때면 모든 것 접어두고 훌쩍 떠나야 하리라.
그럴 때 우리옆으로 다가오는 곳 강원도가 있다. 한반도의 등마루 백두대간이 우뚝 버티고 서서 오연히 동해의 푸르름을 굽어보는 땅, 맑은물·푸른숲·깨끗한 공기가 숨쉬는 곳.
이곳을 찾는 이유는 빼어난 산천경개가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오죽하면 비탈이라고 불릴만큼 척박했던 우리네 옛 살림살이, 그 속에서 절로 우러나는 구슬픈 곡조의 ‘아리랑’을 만날 수 있기에… 그리고 산구비, 물구비 돌고 돌며 만나는 순수한 사람들, 그들에게 아련한 그리움으로 남아있는 산내음·물내음·바람내음을 맡으러 우리는 수없이 그곳으로 떠났다.


부채살 능선아래 용(龍)의 전설이 흐르는 곳, 동악(東岳) 치악산(雉岳山)!



원주의 진산(眞山) 치악산은 수많은 전설을 간직하고 있다. 우리 한반도의 등줄기인 백두대간의 허리에서 남서쪽으로 내리닫는 차령산맥의 남쪽 끝에 자리하면서 옛날 국가의 안녕을 기원하는 산신대제를 지내던 전국 5대명산 중 하나로 서울의 동쪽에 있다하여 동악으로 불렸다. 그래서 예로부터 큰 스님들이나 선비들이 이 산에 찾아들어 심신을 단련하기도 했다.
해발 1,288m의 주봉 비로봉을 중심으로 천지봉·향로봉·남대봉등 1,000m이상의 준봉들이 즐비하며 남북14km에 걸친 주능선 양쪽으로는 깊은 계곡들이 살아 숨쉬고 있는 곳이다.
옛이름은 ‘적악산’이었는데 뱀에게 먹히려던 꿩을 구해준 나그네가 그 꿩의 보은으로 죽을뻔한 위기에서 목숨을 건졌다는 전설 때문에 이름이 바뀌었다한다. 아주 높은 산은 아니지만 치악산의 산세는 매우 장엄하면서도 험준하다.
이중환의 택리지에도 ‘원주의 적악산은 홀산이나 안으로는 골짜기마을과 천석이 많고 동서에 이름난 고을이 많다. 산에는 신(神)의 영감이 많아서 사냥꾼이 감히 이 산안에서 짐승을 잡지 않는다’라고 기록을 남겼다. 원주의 동쪽에 남북으로 병풍마냥 둘러쳐진 치악산은 그 험한 지형 때문에 최근 드라마에서 인기를 얻었던 궁예·양길과 같은 반골형의 호걸들이 넘나 들었으며, 곳곳에 산성과 사찰·사적지들이 널려있다. 꿩의 보은지인 남쪽의 상원사를 비롯 서쪽의 세존대·만경대·문바위 등이 있고, 영원산성·해미산성·금두산성 등 전란의 역사가 담긴 전적지들도 많다.
또 천연동굴과 양길이 궁예를 맞아 병마를 재정비했다는 성남사도 있다.


수많은 사찰 품고 있는 덕산(德山), 치악



치악산에는 유명한 절만해도 8개정도가 있는데 그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절은 구룡사(龜龍寺)로 서기666년 신라의 문무왕 때 의상대사가 창건한 고찰이다. 전설에 의하면 현 구룡사 대웅전터에 큰 연못이 있었고 그 곳에 청룡9마리가 살고 있었는데 의상대사는 불도(佛道)의 힘으로 이 용들을 쫓아내고 절을 이룩한 뒤 사명(寺名)을 구룡사(九龍寺)라 지어불렀다. 그러나 내려오면서 절입구 거북바위와 관련하여 지금은 거북구(龜)자 구룡사로 개칭되었고 오늘에까지 그리 불리고 있다. 또 아직 노송이 울창한 구룡계곡은 궁궐에서만 쓰기위해 일반인들의 벌목을 금지했다는 ‘황장금표’가 구룡사 입구에 그대로 남아있다.
또하나의 명물. 치악산 최고봉인 비로봉 정상에는 원주에 살던 용진수씨가 꿈에 현몽한 산신령의 계시에 따라 혼자 힘으로 10년동안 돌을 져올려 조성했다는 세 개의 돌탑이 묵묵히 산 정상을 지키고 있다.


적막강산! 무인지경! 태고의 신비!



80년만에 찾아 온 최악의 가뭄이라는 올해는 이 때문인지 봄이 오는가 싶게 벌써 한여름 더위를 웃돌고 있다.
이럴때면 간편한 차림으로 산속의 개천이나 계곡을 찾아 떠나 봄직도 하다. 잠시 문명도시와의 인연을 끊고 자연으로 돌아가는 백패킹(Back Packing)도 괜찮고 굳이 험한 산행이 아니더라도 좋으리라. 다만 기계화·개인화·물질화 된 현대인의 삶에서 잃어버린 인간 본연의 모습과 향내를 찾을 수 있으면 되지 않을까? 덕을 품어 넉넉하지만 전국5대 악산(岳山)으로 꼽히는 치악산에도 널리 알려지지 않은 계곡들이 많으나 그 중 쉽게 가까이 할 수 있는 비경(泌景)이 있다. 영동고속도로 새말 I/C는 강원도를 찾아 본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친숙한 이름이다. 이곳을 빠져나와 우회전하여 치악산 이정표를 보고가다보면 ‘치악산드림랜드’를 지난다. 여기에서 500m정도 더 가면 우측으로 90°가까이 꺾으며 쌍다리가 나오는데 이 다리를 건너 계속 오르면 구룡사. 그러나 숨은 계곡은 다리를 건너지 않고 이 개천을 따라 오르며 민박촌을 지나고 나서야 그 부끄러운 얼굴을 나타낸다.
9세기말 신라가 쇠퇴한 후 각처에서 반란이 일어났고 그중 큰세력의 하나인 양길이 원주지역을 근거지로 했던만큼 골이 깊은 치악이며 양길의 부하로 출발한 궁예·궁예의 신하인 왕건이 용이되기 전 이곳에 왔었고 그 왕건이 말을 타고 넘었다 하여 왕건로(路)라고 하는 곳. 바로 여기서부터가 무인지경의 맑은 물과 울울창창한 계곡림을 자랑하는 숨겨진 비경이 아닌가?
“한수를 돌아드니 섬강이 어드메뇨, 치악은 여긔로다.”
1580년 강원 감찰사로 임명돼 한양에서 강원감영으로 부임하던 송강정철이 절경에 감탄하며 읊은 시이다.
인적에 놀란 이슬이 발 아래 후두둑 떨어지는 숲길과 곳곳에 고인 소(沼)·길게누운 계곡안에서 부리를 곧추 세우고 먹이를 찾는 이름모를 산새들, 맑은 계곡수 돌 사이에 숨은 꺽지며 깔딱메기·탱바리등의 토속적 이름을 가진 물고기 맛으로 밤을 지새운 산행객의 긴 하품… 가히 신선이 노닐던 무릉계곡이 이곳 아닐는지.


여행은 맛집에서 끝난다



새말I/C에서 구룡사 방향으로 2km정도 가다 작은 고개를 올라서면 ‘삼호정’이란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귀여운 안주인(?) 안재옥씨가 운영하고 있는 먹거리집으로 강원도 고성에서 방목하는 토종흑돼지구이와 이집뒤의 조그만 산에 울을 치고 놓아먹이는 토종닭백숙이 있으며 최근 개발한 더덕냉면·더덕순대등을 주메뉴로 내고 있다. 3만평규모의 넓은 방목장에서 사육된 흑돼지는 목살과 삼겹살등 부위별로 나가는데 목살의 마블은 꽃이 잘 피어 있어 부드럽고 담백하며 껍질이 붙은 삼겹살과 목차돌 역시 일품이다. 또 이집의 뒷산에 철책을 치고 방사하는 토종닭과 오골계 역시 엄나무·황귀·인삼·대추·밤등을 듬뿍 넣고 고아서인지 그 구수한 맛과 향이 특이하며 얼큰한 도리탕에 소주한잔을 곁들이며 땀을 흘리고 나면 여름철 보양식으로도 부족함이 없다. 또 예로부터 귀한 식품으로 사삼(沙蔘)이라고도 불리우는 더덕과 메밀을 주원료로 한 면을 야채12가지로 뽑아내는 시원한 냉면육수에 말아내는 더덕냉면, 돼지의 내장에 더덕을 비롯한 산채나물과 선지등을 버무려 넣은 더덕순대등도 여름철별미로 권할만 하다. 식후에는 이집의 뒤로난 소나무숲사이의 산책로를 따라 멀리 치악산 비로봉을 바라보며 눈아래 보이는 학곡저수지둔치까지 걸어보는 것도 운치가 있다.

문의: 033) 731-3963






김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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