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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연극공간 '해'의 연극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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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속에서 억압된 ‘나’를 풀어 헤친다


‘연극공간 - 해’의 연극치료





“경기도 의왕 고봉 중·고등학교(소년원)의 한 원생은 심한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다. 자신을 학대하는 아버지를 버려둔 채 집을 나왔는데, 얼마 후 아버지가 사고로 돌아가신 것이다. 그는 자신이 아버지를 끝까지 돌봐 드리지 않았기 때문에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며 괴로워하고 있다. 그러던 중 연극단체 ‘해’를 만난다. 소년은 ‘욕망의 무지개’라는 워크샵을 통해 자신의 내면에 감추어져 있던 여러 개의 욕망들을 만나 그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어느정도의 안정을 되찾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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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의 참여가 연극이다



예술은 그 시대 사람들 -혹은 다음세대라 할지라도- 의 공감을 얻어야만 그 가치를 지닌다. 자기 안에만 갇혀버려 사장되는 것은 함께 느끼고 고민할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성향을 탈피해 보려는 사람들이 있다. ‘억압받는 사람들의 연극공간 - 해(解)’(www.hae.or.kr)가 그들이다.
‘연극공간 - 해’에서 벌어지는 연극은 대학로에서 만나는 그것과는 많이 다르다. 이들의 공연엔 따로 정해진 대본도 없고 줄거리도 없다. 이들은 연극을 통해 매일매일의 생활 속에서 우리가 겪고 있는 억압들 - 가정, 청소년, 여성, 폭력, 실업, 소외 문제, 그 외의 수많은 내면적, 외면적 업압들 - 을 관객의 참여가 극대화되는 형식을 통해 분석해 보고 그 문제에 대한 해답을 모색하는데 관심을 갖는다. 연극이 본래 가지고 있던 치유(혹은 치료)의 기능을 되살리는 것이다. 그래서 이들은 그들 스스로를 단원이 아닌 에니메이터(animateur)라 부른다. 즉, 이들은 관객의 능동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한 보조자의 역할을 담당한다.


연극은 현실 자체



‘해’의 공연에 이용되는 방법론은 브라질의 연극 이론가이자 실천가인 ‘아우구스또 보알’의 이론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지난 97년 한국을 방문해 자신의 연극 이론과 방법론을 통한 워크샵을 가졌고, 여기에 참여해 함께 작업했던 이들이 ‘해’의 주멤버들이다. 보알의 ‘억압받는 사람들의 연극’에선 관객이 극의 주체가 되어 자신의 억압을 인식하고, 자신을 억압하는 현실을 바꾸어 볼 수 있다. 연극은 더 이상 현실의 모사가 아니라 현실 그 자체이며, 관객은 현실을 변화시키는 힘을 얻게 된다.
‘해’에서 추구하는 연극의 대상은 억압받는 사람들이다. 그러다 보니 의도하진 않았지만, 자연히 중·고등 학생, 소년원생, 노숙자, 주부, 빈곤계층 등 어렵게 살아가며 소외받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이들은 만 3년동안 경기도 의왕의 한 소년원을 방문해 꾸준한 연극치료 활동을 하고 있으며, 현재 구로자활후견센터에 등록된 30∼50대의 주부들을 대상으로 한 워크샵도 진행 중이다.


‘토론’과 감춰진 ‘욕망’


이들이 이용하는 연극치료 방법은 크게 ‘토론연극 위크샵’과 ‘욕망의 무지개’로 나뉜다. 토론연극에서는 참가자들이 자신이 속한 집단,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되는 것을 장면으로 구성한다. 이후 토론연극의 기본적인 약속에 따라 관객과 함께 진행한다. 여기서 배우와 관객은 동등한 비중으로 현실에 참여한다. 우선 미리 준비되어 있는 10분 정도의 공연을 관객 앞에서 보여준다. 관객은 연극 속에 새롭게 끼어들고 싶을 때 언제든지 ‘스톱’을 외치기만 하면된다. 관객이 원하는 지점에서 장면을 다시 시작하며 관객의 개입에 의해 극의 흐름과 결말은 원래의 그것과 어떤 식으로든 달라지게 된다.
‘욕망의 무지개 워크샵’은 우리 자신의 내면의 목소리를 들춰내는 연극 형식이다. 집단의식, 개인사회적 억압에 대한 탐구라고 할 수 있다. 다양하고 재미있는 놀이를 활용한 몸풀기, 상호교감, 즉흥표현, 이미지 연극 등의 과정을 거쳐 욕망의 무지개로 마무리 짓는다. 먼저 참여자들이 해결되지 않고 깊은 상처를 남기고 있는 억압의 경험을 이야기하면 그 중에서 다른 사람들도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상황 하나를 택한 다음 관객(참여자들)의 도움을 받아 주인공이 겪었던 구체적인 사건을 짧게 재현한다. 이 즉흥극을 토대로 주인공이 실제로 현실에서는 행동으로 하지 못했던 마은 속의 욕망들을 끌어내 욕망들 각각과 주인공의 억압자를 대결시키거나 주인공과 욕망들을 하나씩 대결시킨다. 이런 과정으로 실제로는 불가능했던 욕망의 분출을 통해 현실 속에서의 여러 억압에 대처할 수 있게 된다.
‘해’에선 학생 및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워크샵도 진행하고 있다. 워크샵은 나 자신을 가두는 장벽과 나와 다른 사람을 가로막고 있는 장벽들을 무너뜨리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진다. 관객은 삶의 연장으로서 그 연극 속에서 자신이 주체가 되고 나아가 자신의 삶을 변화시켜 볼 수 있다.






인 터 뷰

“내가 하고 싶을 때 하는 것이 연극”



‘연극공간 - 해’ 에니메이터 이효원 씨



찢어진 청바지와 헐렁한 티셔츠 차림으로 만난 이효원(33)씨는 연극을 하면서 달라지는 자신과 주위 사람들의 모습 을 볼 때 가장 행복하다고 말한다.



- 연극단체 ‘해’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한다면.



‘해’는 97년 10월에 만들어졌어요. 기존의 극단과는 성격이 많이 달라서 ‘창단’이라는 표현이 조금 어색하네요. 97년에 있었던 보알의 워크샵에 참가했던 사람들이 주축이 됐죠. 이후 1년여 동안 자체적인 활동을 갖은 다음 고등학교에서 부터 출발했어요. 그후로는 주로 연극치료에 중심을 두고 활동하고 있습니다.


- 단체의 이름이 왜 ‘해’인지.



한자 그대로 억압받고 있는 사람들의 엉킨 것을 푼다는 ‘解’의 의미도 있구요, ‘무엇을 해라’라는 의미도 있어요. 하늘에 떠 있는 태양의 뜻도 있구요. 중의적인 표현이죠.


- 연극단체 ‘해’가 다른 연극집단과 구별되는 가장 큰 특징은.



보통의 연극에서 관객은 무대 위의 일들을 보기만 하는 매우 수동적인 입장입니다. 그렇지만 저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단순한 배우와 관객의 교감 뿐만이 아니라 관객이 직접 극을 이끌어 가는 거죠. 누구나 노래할 수 있듯이, 연극도 내개 하고 싶을 때 하는 것이죠. 연극을 즐기는 거죠. 거창하게 말한다면 연극의 민주화라고나 할까요?


- ‘해’에서 추구하는 연극은.



솔직히 지금의 연극은 실생활에서 많이 멀어져 도태되고 있는 형편입니다. 그렇지만 사람과 사람이 몸과 마음을 통해 직접 만날 수 있는 방법 중에 연극처럼 적합한 것은 없죠. 그것도 1대1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공동으로 접할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습니다. 연극은 자신과 공동체를 돌아볼 수 있는 가장 강력한 거울이죠. 삶에 지치고 힘들어 하는 사람들에게 잃어버렸던 활기를 찾는 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 우리의 목표입니다.


- 그 동안의 주요한 활동으로 무엇이 있었는지.



꾸준히 하고 있는 것은 소년원에서의 연극치료입니다. 만 3년 정도 되었네요. 그 외엔 고등학생, 주부, 노숙자, 대학생 등도 만나보고 있어요. 연락이 닿아 기업체 연수에도 참여한 적이 있죠. 보험회사의 관리직 아주머니들이 대상이었는데, 호응이 아주 좋았어요. 그분들의 생활이 정말 힘들거든요. 일상에서 벗어나 심신을 쉬면서 자신을 돌아보는 것만큼 좋은 것은 없겠죠.


- 활동을 하면서 느끼는 보람이 있다면.



일단 개인적으로 너무 행복해요. 사람들을 만나면서 ‘내가 뭘 원하고 어디에 와 있는지, 또 뭘 해야 하는지’를 알아가는 과정이 좋아요. 그러면서 서로의 진실을 확인하고 상대의 작은 변화들을 목격했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끼죠. 소녀원에서 나온 아이들 중 지속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몇몇이 제빵사 자격증을 딴다던지 해서 새로운 삶을 준비하는 것을 볼 때면 ‘내가 참 잘 살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 앞으로의 계획은.



7월에 계획된 소년원 공연이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구요, 무엇보다도 시급한 건 내부적으로 연극치료에 대한 공부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를 위해 ‘연극치료 연구소’를 만들 계획입니다. 외국의 전문이론도 공부하고 미국, 영국 등 비교적 연극치료가 발전한 나라에서 전문가를 초빙해 워크샵도 열 계획이구요.






장진원 기자 jwjang@sis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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