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2.18 (목)

  • 맑음동두천 4.4℃
  • 맑음강릉 11.4℃
  • 맑음서울 5.0℃
  • 맑음대전 6.8℃
  • 맑음대구 8.4℃
  • 맑음울산 9.2℃
  • 맑음광주 8.8℃
  • 맑음부산 11.9℃
  • 맑음고창 7.8℃
  • 맑음제주 12.0℃
  • 맑음강화 4.5℃
  • 맑음보은 4.3℃
  • 맑음금산 3.8℃
  • 맑음강진군 10.5℃
  • 맑음경주시 9.3℃
  • 맑음거제 9.7℃
기상청 제공

사회

운전자를 위협하는 긴급차, 절반 이상 빈차(?)

  • 등록 2006.12.01 11:12:12
URL복사
며칠 전 양주시에 거주하고 있는 초보운전자 김남진(29세)씨는 어이없는 일을 당했다. 퇴근시간 정체로 인해 저속으로 운행하던 김씨. 하지만 뒤에서 싸이렌을 큰 소리로 울리며 견인차가 다가오자 김씨는 당황했고, 길을 내주기 위해 중앙선을 침범했다가 마주오던 차와 부딪치는 사고를 겪게 됐다. 하지만 보험회사 측은 운전자 과실로 처리해 자신의 차에 대한 수리비는커녕 상대방 차의 수리비까지 물어줘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 같은 상황은 운전이 서툰 초보운전자가 아니더라도 사이렌 소리와 경적소리는 운전자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는 실정이다. 운전경력이 10년이 넘는다는 김수겸(35세)씨도 “비켜주기가 어려운 것은 아니지만 뒤에서 큰 소리로 사이렌을 울리며 확성기로 ‘빨리 비켜라’고 재촉하면 나도 모르게 당황해 사고 위험을 느낀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며 “예전에 TV에서 보니까 사이렌 켜고 막히는 길을 질주해 결혼식장을 가는 차도 봤는데 다른 구급차라고 안 그러겠냐”고 단속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절반 이상의 긴급차, 아무 이유 없이 사이렌
이처럼 다른 운전자들에게 위협을 주면서 종횡무진 달리는 구급차와 견인차. 이들은 큰 소리로 사이렌을 울리며 긴급한 상황을 알리지만 실제로는 구급차와 견인차 등 긴급차량에 절반 이상이 아무런 이유 없이 사이렌을 울린 것으로 드러났다. 의정부 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5월~10월 긴급차량에 대한 집중단속에 나섰고, 긴급하지 않은 상황에서 사이렌을 울리며 중앙선을 침범하는 등 각종 교통법규를 위반한 견인차 146대와 구급차 49대 등 모두 195대를 적발, 범칙금을 부과했다. 이 중 구급차량의 경우 81대 가운데 60%에 달하는 49대가 긴급환자가 없는 상태에서 사이렌을 울리며 도로를 질주하다 적발됐다.
적발된 긴급차량들의 경우 아무 이유 없이 사이렌 울리며 질주한 경우가 125대로 가장 많았고 중앙선 침범 15대, 신호위반 10대 순이었으며 나머지 45대는 허가조차 받지 않고 사이렌을 달고 운행했거나 차선 위반 등으로 적발됐다.
“사고 나면 견인차 10대 이상 모여”
실질적인 취재를 위해 도로 한 편에 줄지어 서있는 응급차와 견인차 운전자들을 만나봤다. 5년 째 병원 응급차를 운행했다는 김진성(35세)씨와 12년 째 견인차를 운전한 서진목(42세)씨. 둘의 직업은 비슷했지만 서로의 입장은 차이가 보였다. 김씨에 따르면 “준 종합병원 소속의 엠블란스 기사들은 긴급한 상황이 아니면 사이렌을 키지는 않는다”고 말하며 “환자를 많이 실고 간다고 해서 인센티브가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어차피 병원 홍보 차 다니는 것이기 때문에 위험한 행동은 하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견인차를 운전자하는 서씨의 입장은 달랐다. “누구보다 빨리 현장에 도착해야 차를 견인할 수 있고, 그래야만 일당을 벌 수 있다”고 말하며 “한 때 시속 60km 제한 구역에서 시속 160km를 밟은 적도 있다”고 한다.
이어 서씨는 “사고 현장에 빨리 갔다 해도 견인차 3~4대는 기본이고, 좀 큰 사고다 싶을 경우 9대까지 도착하는 것을 봤다”며 “결국 1, 2분 차이에 일당을 버느냐 마느냐가 달려있는데 중앙선 침범이 무섭겠는가”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씨 역시 일부 EMS(Emergency Medical Service), 즉 사설 응급차의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병원과 체결해 환자를 이송할 때마다 인센티브가 떨어지기 때문에 빈차로도 사이렌을 키고 다닌다”며 “결국 EMS도 시간과의 싸움이기 때문에 견인차와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결국 과다경쟁이 도로위의 무법자의 원인이 된것이다.
응급차로 부식류 배달까지
도로위의 많은 운전자를 위협하는 긴급차들. 하지만 이들에 대한 단속 뿐 아니라 법적 구속력은 미비하다. 물론 응급환자를 배려한 조치로 매우 타당한 법적 장치임을 틀림없다. 하지만 이를 악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더 해준다. 한 예로 음주단속을 하지 않는다는 점을 이용해 한 사설응급차 운전자 이모씨가 만취한 상태에서 포항시 남구 인덕동 도로를 운행하다 행인 하모씨를 치어 현장에서 숨지게 하는 사고를 일으켰다. 또, 한 TV방송에서 사이렌을 켜고 질주하는 응급차를 따라가 보니 결혼식장으로 들어가는 사례를 방영하기도 했고, 지난 2003년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실시한 집중단속에서는 싸이렌을 요란하게 울리며 경동시장에서 채소 등 부식류를 적재, 배송하는 업무를 하는 응급차를 단속하기도 했다. 이는 법의 맹점과 단속의 허점을 이용한 대표적 사례이다.
빈차로 사이렌 울려도 ‘벌금 5만원’이 고작
하지만 이들에 대한 단속이나 법적 구속력이 미비하는 것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더 해준다. 현재 아무 이유 없이 사이렌을 켜고 도로를 질주한다 해도 단속에 적발될 경우도 미비할 뿐더러 적발된다 하더라도 범칙금 5만원 납부가 전부이다. 현행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긴급차량은 생명이 위급한 환자나 부상자를 운반중인 자동차로 규정하고 있으며, 응급환자 운송이 아니면서 사이렌을 울리고 질주하다 적발됐을 경우 범칙금 5만원만을 납부하도록 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또 중앙선 침범과 신호위반 등 교통법규를 위반한 차량에 대해서는 일반 승합차량과 동일하게 범칙금 7만원만 내면 된다. 하지만 이마저도 특별집중단속 기간이 아니면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 ‘도로위의 무법자’가 되어버린 긴급차량. 관계자들은 법규를 개정하거나 강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강문 대구경제복지연구소장은 논설을 통해 “사설 중대형 병원용 구조, 구급차량들의 횡포를 자행하는 일을 더 이상 방관해서는 안된다”고 말하며 “일정한 규제조항을 강력히 제정해 철저히 단속할 수 있게 여건을 만들어 줌으로서 구급차량이 시민에게 ‘공포차량’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비만학회·한국릴리 미디어 세션...올바른 비만·2형당뇨병 관리 방안 모색'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비만을 질환으로 인식하고, 정부가 적극적인 치료를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견이 나왔다. 17일 대한비만학회와 한국릴리가 17일 비만과 2형 당뇨병을 사회적 건강 과제로 규정하고, 치료 중심의 관리 전략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릴리와 대한비만학회는 이날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사회적 건강 과제 해결을 위한 올바른 비만·2형당뇨병 관리 방안 모색'을 주제로 미디어 세션을 공동 개최했다. 이번 세션은 국내 비만·당뇨병 치료 환경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인크레틴 기반 주사 치료제를 포함한 최신 치료 옵션이 적절히 활용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논의하고 미충족 수요를 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제2형 당뇨병 및 비만 치료에 사용되고 있는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의 약물들이 사용되고 있으며, 최근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등 여러 비만치료제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첫 번째 연사로 나선 대한비만학회 총무이사인 이재혁 명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왜 비만 치료가 중요한가?: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한 대한비만학회의 노력'을 주제로 학회의 활동을 소개하면서 "비만은 단순한 체중증가 상태가 아닌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지만, 여전히 법정비급여 질환

정치

더보기
내란특검 수사 결과에 與“헌정 회복 이정표”vs野“태산명동서일필로 끝난 정치보복”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15일 발표된 내란 특검 최종 수사 결과에 대해 여야는 상반된 평가를 내렸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헌정 회복에 많은 기여를 했음을 강조한 반면 국민의힘은 성과 없는 ‘내란몰이’로 평가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는 16일 국회에서 개최된 원내대책회의에서 “'12·3 내란사태는 권력 유지를 위한 불법 계엄이었다‘ 어제 내란 특검은 12·3 내란 사태 수사의 결론을 공식 발표했다”며 “활동을 마무리한 내란 특검은 헌정을 회복하기 위한 중요한 이정표였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주의를 무너뜨리려 한 시도에 국가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분명히 보여준 과정이었다. 관련자 기소와 사실 규명, 책임 구조의 윤곽까지 의미 있는 성과를 남겼다. 누구든 헌정을 흔들면 철저하게 책임을 묻는다는 원칙도 분명히 세웠다”며 “아직 남은 과제도 분명하다. 내란의 기획과 지휘 구조, 윗선 개입 여부 등 핵심 쟁점 가운데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김병기 원내대표는 “재판은 신속하고 단호하게 진행돼야 한다”며 “준엄한 단죄로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은 내란 세력을 결코 용인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민주주의의 역사에 분명히 새겨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14편 영화와 함께하는 한국사 수업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영화와 함께하는’ 첫 번째 시리즈로 발간됐던 ‘영화와 함께하는 한국사’가 개정돼 새로 출간됐다. 2021년 처음 발간된 ‘영화와 함께하는 한국사’는 전근대 시기를 다룬 4편의 영화와 근현대 시기를 다룬 8편의 영화를 활용한 역사 수업을 제시했다. 이번에 발간되는 ‘영화와 함께하는 한국사’ 개정증보판은 전근대 영화인 ‘자산어보’와 근현대 영화인 ‘서울의 봄’을 추가해 쉽고 재미있는 한국사 수업을 제시했다. 영화와 함께하는 역사 수업을 고민하는 교사, 영화와 함께 재미있게 역사를 공부하고 싶은 청소년, 그리고 역사 상식에 관심이 많은 일반 독자까지 모두 활용할 수 있다. ‘영화와 함께하는 한국사’는 영화마다 영화의 기본 정보와 함께 영화에 등장하는 역사적 사건이 역사서에 어떻게 기록돼 있는지, 교과서에는 어떻게 구현돼 있는지 살펴보고 팩트 체크 코너를 통해 그 내용을 영화가 얼마나 역사적 상황과 맥락에 맞게 그려냈는지 분석하고 있다. 이어 선정된 영화를 통해 어떤 역사적 맥락과 상황을 학생들과 공유하고 소통하며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는지 질문과 함께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영화의 무대나 역사적 배경이 됐던 곳, 영화 속 역사적 인물을 만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마음이 전하는 따뜻한 이야기: 아직 살 만한 세상이다
일상생활과 매스컴 등을 통해 우리가 마주하는 세상은 때로는 냉혹하고, 험악하고, 때로는 복잡하게 얽혀 있어 사람들의 마음을 삭막하게 만든다. 하지만 문득 고개를 돌렸을 때, 혹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마주하는 작고 따뜻한 선행들은 여전히 이 세상이 살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마치 어둠 속에서 빛나는 별들처럼, 우리 주변에는 서로를 향한 배려와 이해로 가득 찬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펼쳐지고 있다. 최근 필자가 경험하거나 접한 세 가지 사례는 ‘아직 세상은 살 만하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해 소개할까 한다. 첫 번째 이야기: ‘쪽지 편지’가 부른 감동적인 배려 누구나 한 번쯤은 실수를 저지른다. 아무도 없는 어느 야심한 밤. 주차장에서 타인의 차량에 접촉 사고를 냈는데 아무도 못 봤으니까 그냥 갈까 잠시 망설이다가 양심에 따라 연락처와 함께 피해 보상을 약속하는 간단한 쪽지 편지를 써서 차량 와이퍼에 끼워놓았다. 며칠 후 피해 차량의 차주로부터 뜻밖의 연락을 받았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는 손해배상 절차에 대한 이야기부터 오가기 마련이지만, 차주분은 “요즘 같은 세상에 이렇게 쪽지까지 남겨주셔서 오히려 고맙다”며, 본인이 차량수리를 하겠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