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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갤러리]왕두 일회용 현실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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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질서한 현실, 소비적인 미디어



<왕두 : 일회용 현실>展



미국에서
테러로 십 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인간 복제를 연구하는 비밀 단체가 있다. UFO가 나타났다. 현대인은 안방 TV에서 또는 지하철 가판
신문에서 매일 아무렇지도 않은 듯 이런 소식을 접한다. 그리고 또 아무렇지도 않은 듯 쓰레기통에 버린다. 미디어가 현실을 담아낸다면, 우리는
현실을 일회적으로 소비하고 있는 것이다.


작품 구성과 재료도 하나의 작품. 전체가 미디어 이미지.

즉석해서 보고 잊혀지는 미디어에 대해 성찰의 기회를 제공하는 전시가 열렸다. <왕두: 일회용 현실>전이 그것. 중국출신 재불작가
왕두의 서울 첫 나들이인 이번 전시는, 15개의 다색 석고 조각으로 구성되었다. 작품들은 모두 광고, 신문, 잡지 등 미디어에 실린 2차원
이미지를 3차원의 입체 조각으로 제작한 것이다.

15개의 석고조각은 모두 전시 공간 속에 일종의 나선형을 그리며 매달려 있다. 작품이 몰려오는 듯한 느낌을 주는 나선의 물결 배치는, 미디어의
범람을 비유한다. 그리고 작품 전체의 연속성을 강조하기 때문에 전시품을 한 눈에 훑어보게 만드는 효과도 있다. 잡지나 신문을 흘려볼 때와
같은 느낌을 유도하는 것이다.

석고 조각이 공중에 매달려 있는 것도 독특하다. 조각의 무게와 부피에도 불구하고 매달려 있기 때문에 가볍게 보인다. 가볍다 못해 둥실둥실
떠다니는 것처럼 느껴진다. 이 부분에서도 미디어에 대한 작가의 탐구 결과를 읽을 수 있다. 석고는 통상 제작상 중간 단계에서 사용되는 재료로
깨어지기 쉬운 성질을 갖고 있다. 따라서 미디어와 현실의 일회성을 상징하는데 석고는 적절한 재료이다. 뿐만 아니라, 석고는 실제로는 매달기도
어려울 만큼 무거운 제재다. 작품 내용도 가만히 들여다보면 무겁다. 피에 젖은 시위자나 이슬람교 시아파 무장세력, 아들에게 총기 사용법을
가르치는 아버지 등 심각한 주제가 많다. 하지만 시각적으로는 가벼워 보인다. 무거운 현실에 대한 가벼운 미디어의 이미지, 또는 무거운 현실을
담은 미디어에 대한 사람들의 가벼운 반응 같은 것들을 시사하는 것이다.


미디어 이미지를 재창조

전시장 바닥에는 복사된 잡지 페이지들이 밟힌다. 손에 잡히는 대로 뽑아보면, 잡지에 실린 사진과 똑같은 모양의 입체 조각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관람자가 원래 이미지와 교류하며 작품을 이해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장치이다.

평면적 미디어 이미지를 입체적 작품으로 재창조하는 과정에서 가미된 작가의 상상력이 재치있다. 시락 대통령이 중국의 장쩌민 주석을 맞이하는
흑백 보도 사진을 모태로 만든 ‘시락 대통령과 장쩌민 주석’은, 사진과 같이 흑백으로 표현되었을 뿐 아니라 사진 가장자리에서 잘린 시락
대통령의 손가락까지 똑같이 잘린 형태로 재현됐다. ‘부기 신발’은 잡지에 실린 신발 광고를 보고 제작되었다. 확대 과장된 신발과 긴 다리가
광고에서는 별로 특별해 보이지 않는데, 조각에서는 기이하게 보인다. ‘핸드폰’은 왕두의 유머 감각을 단적으로 볼 수 있는 작품. 핸드폰
광고가 원흉인 이 작품은, 핸드폰의 상표를 살짝 바꿔서, ‘와나소닉Wanasonic’이라 적어 넣은 것이 재미있다.

고산지대에 서식하는 설표범 보도 사진을 그대로 조각한 ‘설표범’은 동일한 조각 다섯 마리가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미디어의 복제성을 의미하는
것이다. 설표범은 동물 중에서는 가장 관찰하기 힘들고 드문 종이다. 하지만 미디어는 얼마든지 이것을 복제해 낸다. 현실에서 귀한 설표범은
미디어에서는 흔하다. 사람들은 안방에서 설표범을 감상하고 역시 쓰레기통에 버린다.

‘사이버 섹스’ 는 무척 자극적인 작품이다. 도발적인 자세로 엉덩이를 내보이며 컴퓨터 앞에 앉은 모델은 디지털 시대의 또 다른 일면을 보여준다.
어떻게 보면 현실과 미디어를 비판하는 듯하면서도 또 다르게 보면 찬양하는 듯이 보인다.

이러한 경향은 전시 작품의 전반에서 찾을 수 있다. 객관적인 입장으로 현실을 반영해, 관람객에게 능동적인 감상 기회를 제공하려는 것이 작가
왕두의 의도인 것이다.











인 터 뷰

“편안하게 몸으로 느끼세요.”



로댕갤러리 큐레이터 구경화씨


큐레이터
구경화씨(28)를 만나, 작가 왕두의 작품 세계에 대해 들었다.


-이번 전시의 기획 의도는?

왕두는 로댕과 잘 어울리는 작가였기 때문입니다. 왕두는 로댕에게 많은 감화를 받았고, 로댕의 길을 따라 학창시절부터 아카데믹한
사실주의적 교육을 받았어요. 교육 결과 그는 뛰어난 테크닉을 갖추게 되었죠. 그러나 왕두의 가치는 테크닉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는 숙련된 테크닉을 뛰어 넘어, 자신만의 언어를 찾아낸 작가예요. 바로 그 점이 왕두를 대가로 불리게 했죠.

‘로댕갤러리’에서 충분히 소개할만한 의미가 있는 작가라고 판단했습니다.


-왕두 미술의 의의

미디어를 소재로 하지만 거기에 함몰되지 않는다는 것이죠. 왕두는 “나는 또 다른 미디어”를 자처하면서, 대중에게 자신의 작품이
하나의 매개가 되기를 원합니다. 대중을 둘러싼 환경을 재창조해내는 것이 현대 미술의 쟁점이라면, 왕두는 그 선두에 서 있다고
볼 수 있어요. 그것이 세계 미술계에서 작가 왕두의 의의겠죠.


-감상 포인트.

고전적 조각품들을 감상할 때처럼, 형태적 완결성과 조형적 매력을 이 전시에서 찾으려고 해서는 곤란하겠죠. 그 보다도 작품의 메시지를
유의 깊게 봐야 합니다. 그리고 바닥에 깔린 미디어의 이미지와 조각 작품의 상호 교류에 집중하고요. 배치 방식 자체도 크게 보면서,
편안하게 몸으로 느끼는 것이 최선의 감상법이겠죠.







정춘옥 기자 http://www.sis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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