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8.05 (화)

  • 흐림동두천 29.3℃
  • 흐림강릉 30.6℃
  • 흐림서울 32.3℃
  • 구름많음대전 30.7℃
  • 구름조금대구 32.7℃
  • 구름많음울산 30.7℃
  • 구름조금광주 31.8℃
  • 맑음부산 32.0℃
  • 구름조금고창 32.7℃
  • 구름조금제주 31.6℃
  • 흐림강화 30.0℃
  • 흐림보은 29.2℃
  • 구름많음금산 31.4℃
  • 구름조금강진군 31.5℃
  • 맑음경주시 32.0℃
  • 맑음거제 31.0℃
기상청 제공

문화

[갤러리]왕두 일회용 현실展

URL복사



무질서한 현실, 소비적인 미디어



<왕두 : 일회용 현실>展



미국에서
테러로 십 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인간 복제를 연구하는 비밀 단체가 있다. UFO가 나타났다. 현대인은 안방 TV에서 또는 지하철 가판
신문에서 매일 아무렇지도 않은 듯 이런 소식을 접한다. 그리고 또 아무렇지도 않은 듯 쓰레기통에 버린다. 미디어가 현실을 담아낸다면, 우리는
현실을 일회적으로 소비하고 있는 것이다.


작품 구성과 재료도 하나의 작품. 전체가 미디어 이미지.

즉석해서 보고 잊혀지는 미디어에 대해 성찰의 기회를 제공하는 전시가 열렸다. <왕두: 일회용 현실>전이 그것. 중국출신 재불작가
왕두의 서울 첫 나들이인 이번 전시는, 15개의 다색 석고 조각으로 구성되었다. 작품들은 모두 광고, 신문, 잡지 등 미디어에 실린 2차원
이미지를 3차원의 입체 조각으로 제작한 것이다.

15개의 석고조각은 모두 전시 공간 속에 일종의 나선형을 그리며 매달려 있다. 작품이 몰려오는 듯한 느낌을 주는 나선의 물결 배치는, 미디어의
범람을 비유한다. 그리고 작품 전체의 연속성을 강조하기 때문에 전시품을 한 눈에 훑어보게 만드는 효과도 있다. 잡지나 신문을 흘려볼 때와
같은 느낌을 유도하는 것이다.

석고 조각이 공중에 매달려 있는 것도 독특하다. 조각의 무게와 부피에도 불구하고 매달려 있기 때문에 가볍게 보인다. 가볍다 못해 둥실둥실
떠다니는 것처럼 느껴진다. 이 부분에서도 미디어에 대한 작가의 탐구 결과를 읽을 수 있다. 석고는 통상 제작상 중간 단계에서 사용되는 재료로
깨어지기 쉬운 성질을 갖고 있다. 따라서 미디어와 현실의 일회성을 상징하는데 석고는 적절한 재료이다. 뿐만 아니라, 석고는 실제로는 매달기도
어려울 만큼 무거운 제재다. 작품 내용도 가만히 들여다보면 무겁다. 피에 젖은 시위자나 이슬람교 시아파 무장세력, 아들에게 총기 사용법을
가르치는 아버지 등 심각한 주제가 많다. 하지만 시각적으로는 가벼워 보인다. 무거운 현실에 대한 가벼운 미디어의 이미지, 또는 무거운 현실을
담은 미디어에 대한 사람들의 가벼운 반응 같은 것들을 시사하는 것이다.


미디어 이미지를 재창조

전시장 바닥에는 복사된 잡지 페이지들이 밟힌다. 손에 잡히는 대로 뽑아보면, 잡지에 실린 사진과 똑같은 모양의 입체 조각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관람자가 원래 이미지와 교류하며 작품을 이해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장치이다.

평면적 미디어 이미지를 입체적 작품으로 재창조하는 과정에서 가미된 작가의 상상력이 재치있다. 시락 대통령이 중국의 장쩌민 주석을 맞이하는
흑백 보도 사진을 모태로 만든 ‘시락 대통령과 장쩌민 주석’은, 사진과 같이 흑백으로 표현되었을 뿐 아니라 사진 가장자리에서 잘린 시락
대통령의 손가락까지 똑같이 잘린 형태로 재현됐다. ‘부기 신발’은 잡지에 실린 신발 광고를 보고 제작되었다. 확대 과장된 신발과 긴 다리가
광고에서는 별로 특별해 보이지 않는데, 조각에서는 기이하게 보인다. ‘핸드폰’은 왕두의 유머 감각을 단적으로 볼 수 있는 작품. 핸드폰
광고가 원흉인 이 작품은, 핸드폰의 상표를 살짝 바꿔서, ‘와나소닉Wanasonic’이라 적어 넣은 것이 재미있다.

고산지대에 서식하는 설표범 보도 사진을 그대로 조각한 ‘설표범’은 동일한 조각 다섯 마리가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미디어의 복제성을 의미하는
것이다. 설표범은 동물 중에서는 가장 관찰하기 힘들고 드문 종이다. 하지만 미디어는 얼마든지 이것을 복제해 낸다. 현실에서 귀한 설표범은
미디어에서는 흔하다. 사람들은 안방에서 설표범을 감상하고 역시 쓰레기통에 버린다.

‘사이버 섹스’ 는 무척 자극적인 작품이다. 도발적인 자세로 엉덩이를 내보이며 컴퓨터 앞에 앉은 모델은 디지털 시대의 또 다른 일면을 보여준다.
어떻게 보면 현실과 미디어를 비판하는 듯하면서도 또 다르게 보면 찬양하는 듯이 보인다.

이러한 경향은 전시 작품의 전반에서 찾을 수 있다. 객관적인 입장으로 현실을 반영해, 관람객에게 능동적인 감상 기회를 제공하려는 것이 작가
왕두의 의도인 것이다.











인 터 뷰

“편안하게 몸으로 느끼세요.”



로댕갤러리 큐레이터 구경화씨


큐레이터
구경화씨(28)를 만나, 작가 왕두의 작품 세계에 대해 들었다.


-이번 전시의 기획 의도는?

왕두는 로댕과 잘 어울리는 작가였기 때문입니다. 왕두는 로댕에게 많은 감화를 받았고, 로댕의 길을 따라 학창시절부터 아카데믹한
사실주의적 교육을 받았어요. 교육 결과 그는 뛰어난 테크닉을 갖추게 되었죠. 그러나 왕두의 가치는 테크닉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는 숙련된 테크닉을 뛰어 넘어, 자신만의 언어를 찾아낸 작가예요. 바로 그 점이 왕두를 대가로 불리게 했죠.

‘로댕갤러리’에서 충분히 소개할만한 의미가 있는 작가라고 판단했습니다.


-왕두 미술의 의의

미디어를 소재로 하지만 거기에 함몰되지 않는다는 것이죠. 왕두는 “나는 또 다른 미디어”를 자처하면서, 대중에게 자신의 작품이
하나의 매개가 되기를 원합니다. 대중을 둘러싼 환경을 재창조해내는 것이 현대 미술의 쟁점이라면, 왕두는 그 선두에 서 있다고
볼 수 있어요. 그것이 세계 미술계에서 작가 왕두의 의의겠죠.


-감상 포인트.

고전적 조각품들을 감상할 때처럼, 형태적 완결성과 조형적 매력을 이 전시에서 찾으려고 해서는 곤란하겠죠. 그 보다도 작품의 메시지를
유의 깊게 봐야 합니다. 그리고 바닥에 깔린 미디어의 이미지와 조각 작품의 상호 교류에 집중하고요. 배치 방식 자체도 크게 보면서,
편안하게 몸으로 느끼는 것이 최선의 감상법이겠죠.







정춘옥 기자 http://www.sisa-news.com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방송법 개정안' 필리버스터 이틀째… 민주당, 5일 오후 본회의서 표결 처리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방송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이 이틀째 이어지고 있다. 국회는 지난 4일 열린 본회의에서 방송법 개정안을 상정했다. 이에 반발한 국민의힘은 신동욱 의원을 시작으로 필리버스터에 돌입했다. 신 의원은 오후 4시 1분께부터 약 7시간 30분동안 반대 토론을 펼쳤다. 그는 "이 법은 1980년도 신군부의 언론통폐합에 버금가는 언론 목조르기법이라고 감히 생각한다"며 "제가 31년 동안 방송계에 종사했지만 이걸 방송개혁이라고 하는 주장에 너무나 기가 막힌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 방송만들기 프로젝트'라고 불러달라. 그러면 저희가 순수하게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두 번째 토론자로 나선 김현 민주당 의원은 오후 11시 33분께부터 찬성 토론을 펼치며 "방송3법 개정안을 추진하는 목표는 방송의 자유와 독립을 보장하고 방송의 공적 책임을 높이기 위함"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이 반대 토론을, 노종면 민주당 의원이 찬성 토론을 진행중이다. 방송법은 현행 11명인 KBS 이사 수를 15명으로, 9명인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EBS 이사 수를 13명으로 늘리고 이사 추천 주체를 다양화한 것이 핵심이다. 또 지


사회

더보기
김형재 서울시의원, 서울역사박물관 주관 광복 80주년 기념 특별전 개막식 참석해 축사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서울특별시의회 김형재 의원(국민의힘, 강남2)은 4일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린 광복 80주년 기념 특별전‘국무령 이상룡과 임청각’과 ‘우리들의 광복절’공동 개막식에 참석해 축사를 전했다. 이번 특별전은 서울역사박물관과 서울시 문화본부가 공동 주최하며, 광복 80주년을 맞아 광복의 역사적 의미를 재조명하고 시민들과 함께 기억하기 위해 기획됐다. 개막식에는 김형재 의원을 비롯해 박물관 및 문화계 인사, 연구자, 시민 등 100여 명이 참석해 뜻깊은 자리를 함께했다. ‘국무령 이상룡과 임청각’ 전시는 많은 독립지사를 배출한 안동시와의 교류협력 속에서 만주지역 무장독립투쟁을 이끈 상해 임시정부 초대 국무령이셨던 이상룡 선생과 이상룡 선생의 고택 임청각의 역사를 조명할 예정이며, ‘우리들의 광복절’ 전시의 경우 문학, 음악, 영화 등 대중문화 속 광복절을 되새기며 시민의 기억을 담아낼 계획이다. 김 의원은 이날 축사에서 “단재 신채호 선생님께서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하셨고, 역사학자 E.H.Carr는‘역사는 되풀이된다’고 했다”며 “그런 의미에서 광복 80주년을 맞아 서울시와 서울역사박물관이 함께 마련한 이번 특별전은 매우 시

문화

더보기
1920~30년대 스타 명창들의 기록...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경셩유행가 - 판을 나온 소리’ 공연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화성시문화관광재단(대표이사 안필연)은 오는 8월 22일(금) 국립국악원 민속악단의 ‘경셩유행가 - 판을 나온 소리’ 공연을 동탄 반석아트홀에서 선보인다. ‘경셩유행가 - 판을 나온 소리’는 1920~30년대 유성기 음반의 등장과 함께 당대 대중의 사랑을 받았던 스타 명창들의 민요, 판소리, 기악, 병창 등 대표 작품들을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성악 단원들의 목소리로 재현한 무대다. 100여 년 전의 대중성과 감성을 현대의 시각으로 풀어내며 전통 성악의 매력을 새롭게 조명한다. 공연에서는 서도민요 중 최순경의 ‘반월가’와 ‘화투풀이’를 시작으로 박녹주의 ‘죽장망혜’, 이소향의 ‘호접몽’ 등 유성기 음반에 실렸던 대표적 유행가들을 성악 장르별로 소개한다. 민요와 판소리는 물론, 병창 무대도 함께 구성돼 당시 대중이 사랑했던 우리 소리의 정수를 풍성하게 만날 수 있다. 국립국악원 민속악단은 전통 음악의 전승은 물론, 2000년대 이후 성악 중심의 레퍼토리 개발과 서울·경기 지역 굿풍류 및 민간풍류의 복원에도 힘써오고 있다. 이번 공연은 그간 축적된 민속악단의 성과를 바탕으로 전통 성악의 대중적 접근을 시도하는 의미 있는 무대가 될 것이다. 공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의대생 전공의 복귀하려면 무조건 사과부터 해야
지난해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에 반발해 집단 이탈했던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지난 14일 전격 복귀 의사를 밝히면서 17개월 만에 의정 갈등이 마침표를 찍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복귀자들에 대한 학사일정조정, 병역특례, 전공의 시험 추가 응시기회 부여 등 특혜 시비를 슬기롭게 해결하지 못하면 의정갈등의 불씨는 계속 남아있게 된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서 1년5개월 만에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있는 의정 갈등의 해법은 의대생, 전공의들이 무조건 국민과 환자들에게 의정 갈등으로 인한 진료 공백 사태에 대해 사과부터 하고 그 다음 복귀 조건을 제시하는 수순을 밟는 것이다. 지난해 2월부터 발생한 의정 갈등은 정부가 고령화 시대 의료 수요 증가와 지역·필수의료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대 정원 2000명 증원과 지역의료 강화, 필수 의료 수가 인상 등을 묶어 필수 의료 정책 패키지 추진을 강행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의료계는 이에 대해 의사 수 부족이 아닌 ‘인력 배치’의 불균형 문제이며, 의료개혁이 충분한 협의 없이 졸속으로 추진되었다고 반발하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의료계는 의사 수 증가가 오히려 과잉 진료와 의료비 증가를 야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