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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그래서 그들은 거리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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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여의도 국회 앞에서 개최된 민주택시노동조합의 집회. 한 대 두 대 모이던 택시가 어느새 국회 앞 도로를 꽉 메웠다. 하루 일당까지 포기하며 개최 된 이 날 집회에서 ‘배고파서 못 살겠다’는 그들의 목소리는 현재 우리나라 택시업계, 택시정책의 현주소가 어디에 있는지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 할 수 있다.
간단한 예를 들어 만약 경리업무를 보는 직장인에게 업무상 필요한 복사용지와 사무용품, 개인 컴퓨터 사용에 따른 전기세를 부담하라고 한다면 그 직원은 당장 그만 둘 것이다. 하지만 현재 택시 노동자들은 이를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그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택시운전을 시작한 지 2년 째 되어가고 있다는 유승진(51세)씨에 따르면 LPG 비용은 물론 업무 도중 발생한 사고의 처리비용까지 부담해야 한다고 토로한다.
12시간 일해 8400원 벌어
현재 택시 업계는 27리터의 LPG를 지원해 주고 사납금 9만원을 되돌려 받는다. 하지만 회사 측이 지원해주는 27리터만으로는 사납금을 채우기도 힘들다는 게 유씨의 설명이다. “하루에 27리터만 가지고 운행하면 잘 돼야 6~7만원정도 벌게 되는데 매일 회사에 갖다 줘야 하는 사납금 9만원도 부족하다. 평균 52~3리터 쓰는데 사납금 메꾸랴 LPG 비용도 내랴 죽을 맛이다. 손님이 없을 경우에는 일을 하고도 손해를 보는 일도 생기니 살라는 건지 죽으라는 건지 모르겠다”며 한탄한다. 이어 그는 “택시를 시작한 지 얼마 안됐을 때 12간 동안 무작정 돌아다니며 10만원정도 벌었는데, 사납금 제외하고 LPG값 빼고 나니까 내 손엔 고작 8천400원 뿐이었다”며 “밥도 못 먹고 일한 게 서러워 한참을 울었다”고 울분을 토했다.
결국 하루 12시간, 한 달 26일을 꼬박 일해도 100만원을 손에 쥐기 힘들다. 이는 세 자녀를 둔 유씨의 경우, 생활고는 더욱 심해진다. “둘이 번다고는 해도 어지간한 기업에 다니는 직장인의 월급보다도 적으니, 교육비에 생활비. 아무리 쪼개서 쓴다고 해도 저축 해본지가 언젠지 모르겠다”며 유씨는 한숨을 내쉰다.
연봉 8백64만원
통계청이 발표한 ‘2005년도 운수업 통계조사 결과’를 보면 그들의 어려움은 확연히 드러난다. 운수업에 종사하는 노동자의 업종별 연봉을 보면 항공운수업이 5천550만원으로 가장 높은 반면, 법인택시는 8백64만원으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를 달로 나눠보면 72만원에 불과하다. 이는 법정 최저생계비인 94만에도 훨씬 못 미치는 수치이다.(3인 가구 기준)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의 정부영 홍보부장은 “전체 법인소속 영업용 택시기사의 40%가 신용불량자”라며 “지금 같은 근무조건에서는 택시노동자의 생활도 인권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로 인해 생계형 자살을 선택하는 택시 노동자도 많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승객은 줄고, 택시는 늘고
택시노동자들의 고통은 이 뿐만이 아니다. 자가용의 증가, 지하철·버스 등 대중교통의 발달, 대중교통차량의 야간 연장운행, 콜벤·대리운전 등이 택시를 대중들에게 멀어지게 한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저가 대리운전 증가는 택시업계에 치명적인 쇠락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서울 끝에서 끝까지 1만4000원이면 갈 수 있는 대리운전. 실제로 차를 갖고 있는 대부분의 운전자들은 대리운전을 선호한다. 택시비보다도 싸고 다음날 대중교통을 이용해 차를 찾으러 가는 불편함이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유씨는 “나아지는 건 하나도 없고 택시 일을 할수록 어려운 일만 겪게 된다”며 “대리운전 업체가 다 망해버렸으면 좋겠다”며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실제로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하루 평균 택시이용 승객은 지난 2000년 이후 4년 사이 15.4%인 212만명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승객은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지만 매년 택시차량은 늘고, 승객은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민택련의 정부영 교육선전부장은 “승객은 없지만 사납금은 유지되고 있어 생활고의 압박을 이겨내지 못하고 택시노동자들은 택시를 떠나는 실정”이라며 “줄어든 수입만큼 수입확보를 위해 과로운전을 할 수 밖에 없으며 장기근속자가 줄고 미숙련운전자가 점점 늘어나면서 결국 법인택시노동자들의 교통사고는 40%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택시 노동자들이 요구하는 것은 크게 두 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우선, 2년 째 계류 중인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의 조속한 개정과 최저임금법의 개정이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이 개정된다면 유류비 등 운송비용의 전액을 회사에서 부담하도록 하고 1인1차제를 폐지해 교대운전을 의무화하게 된다.
또, 최저임금법 개정을 두고 민택련은 택시노동자들을 ‘최빈층으로 전락한 정규직’이라고 비유하며 여당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했다. 이어 민택련 정부영교선부장은 “건교부가 2년 전 거짓과 기만으로 개혁법안을 연기시키더니 올해도 개혁법안 입법화를 방해한다면 우리는 결코 용납할 수가 없다”며 “만약 우려가 사실로 나타나면 민주택시연맹은 전조직, 전차량을 동원한 도심마비 투쟁을 전개할 것이며, 이후 발생되는 국민적 피해는 건교부의 형평성을 잃은 반개혁적인 정책으로 발생하였기에 모두 건교부에 있다”고 경고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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