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6.02 (월)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경제

황금돈(豚) 열풍, 상술과 기대심리가 빚어낸 결과물

URL복사

정해년(丁亥年) 돼지해를 맞아 돈(豚)특수가 한창이다. 재물복(福)을 상징하는 돼지해라 더욱 기대가 크지만 600년 만에 찾아오는 ‘황금돼지해’라니, 이 어찌 놓칠 수가 있으랴. 벌써 돼지와 관련된 상품이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고 기업들은 이런 분위기를 놓칠세라 ‘돼지 마케팅’에 열을 올린다. 길거리에 나가봐도 TV를 켜도 돼지 판(?)이다. 돈(돈.money)와 돈(돼지.豚)을 따서 만든 상품이나 상점이름도 쉽게 눈에 띈다.

기업들 황금 마케팅 ‘너도 나도’
지난해 말부터 불기 시작한 ‘황금돼지’ 열풍은 가히 폭발적이다. 심지어 노무현 대통령도 지난 3일 “저는 돼지 저금통으로 선거운동을 했는데 올해 황금돼지 해여서 감회가 특별하다”고 말해 황금돼지 열풍에 가세했다. 벌써 인터넷 포털 싸이트마다 ‘황금돼지’와 관련된 싸이트가 수두룩하게 개설돼 있다. 순금으로 만든 금 돼지와 돼지 저금통은 불티나게 팔려나간다. 서울 종로 3~4가 일대 귀금속 도매상가 밀집지역의 상가는 요즘 모처럼 맞은 호황에 즐거운 비명이다.
한돈 짜리 순금돼지 휴대전화용 줄부터 800만원을 호가하는 100돈짜리 슈퍼 황금돼지까지 그야말로 ‘없어서 못 팔 지경’이다.
순금돼지는 각 기업체의 경품행사로도 큰 인기여서 주문량이 폭발하고 있다. 기업들은 각종 이벤트와 경품행사로 순금돼지를 내놓고 돼지모양을 본 뜬 상품 출시도 봇물을 이루고 있다. 부산은행은 ‘황금돼지 정기예금’을 내놓았다.
아이스크림 전문업체인 ‘베스킨라빈스’는 ‘황금복福돼지 케이크’를 판매하고 속옷 전문업체 ‘좋은 사람들’은 커플용 돼지 모양 팬티를 선보였다. 여기에 머물지 않고 애완용 미니 돼지를 직접 키우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미니돼지는 높이 40~60cm 정도로 몸무게가 60kg을 넘지 않게 개량된 애완용 돼지다. 새끼 한 마리에 30만~80만원 정도로 만만찮은 가격이지만, 요즘 인기 상종가를 치고 있다. 2005년부터 충남 당진에서 애완용 돼지를 사육하고 있는 정권식 씨(36세)는 작년엔 20~30마리로 적게 시작했는데 요즘 황금돼지 열풍과 맞물려 올해 2~300마리로 분양 계획을 늘려 잡았다고 한다.

황금돼지해에 태어난 아이는 재복을 안고 있다는 설이 퍼지면서 출산붐이 일고 있다. 출산 계획을 미뤄왔던 젊은 부부들의 산부인과 상담이 줄을 잇고 있다. 지난해 ‘쌍춘년’으로 결혼붐이 출산열풍으로 이어지면서, ‘황금돼지해의 행운’이 상술이 빚어낸 효과라는 시각도 나온다.

중국도, 역사도, 역술가도 인정 안하는데
역술가들은 “엄밀히 말해 올해는 황금돼지해가 아니라 ‘붉은 돼지해’이며, 이 해에 재물운과 재복이 만발하다는 말은 근거 없는 속설”이라고 지적한다. ‘황금돼지 열풍’은 국내외 악재와 오랜 경기침체로 힘겨워 하던 서민들에겐 가뭄의 단비요, 희망을 주는 징표와 같다. 오랜 근심이었던 저출산 문제가 올해 5년 만에 처음으로 출산율 증가라는 희소식과 함께 해소됐고, 잠깐이나마 암울했던 내수경기에 힘을 불어넣어준 고마운 ‘바람’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이를 이용한 마케팅이 여기저기 넘쳐나면서 즐거워 할 수만은 없다.
과거에도 물론 숱하게 상술로 만들어진 갖가지 행사가 많았다. 하지만 황금돼지가 기존의 상술마케팅과는 다른 극명한 이유가 있다. 상술인 걸 알면서도 즐기는 것과 진심어린 기대와 바람이 담긴 것은 다르기 때문이다. 지금의 황금돼지 열풍이 크게 히트를 치고 있는 것은 사람들의 꿈과 희망이 그만큼 간절하다는 반증으로 볼 수 있다.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설에 희망과 기대를 품은 서민들이 괜한 상술에 농락당하는 건 아닐까 하는 우려감도 지울 수 없다.
실제로 정해년은 ‘황금 돼지해’가 아니라, 엄밀히 ‘붉은 돼지해’다. 십이간지에 따라 올해가 돼지해이긴 한데, 음양오행에서 정(丁)이 붉은색을 뜻하기 때문에 ‘붉은 돼지해’가 맞다는 것이다. 600년에 한 번 돌아온다던 것도 60년이 부풀려졌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봐도 600년 전에도 특별한 게 길한 흔적이 없고 그 설의 근원지격인 중국 본토에서도 이에 대한 반응을 어이없어 한다. 천진기 국립민속박물관 민속학자는 “600년 전엔 메뚜기 떼가 들어 흉년이 들었고 1천200년 전엔 8월에 눈이 내렸으며, 1천800년 전엔 왕자가 높은 관직에 올랐다는 기록만 눈에 띈다”고 황금돼지 열풍에 잘못된 해석이 있음을 지적했다.

우리 사회의 어두운 측면과 절망감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현상
하지만 경제가 좋아지리라는 ‘황금 돼지’에 대한 염원과 달리 올해 경제 전망은 밝지 않다. 오히려 경제 전문가나 민속학자나 올해 경제는 작년보다 더 나쁠 수 있다는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명리학자 유경진 씨는 “올해 서민들의 체감경기가 크게 좋아질 것 같진 않다”면서도 “음력 10월이 되면 정치적으로도 안정되고 체감경기도 점차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해 올해 경기도 신통치 않음을 예견했다.
2006년 쌍춘년 결혼 특수로 관련업계가 큰 호황을 누렸던 것이 2007년 황금돼지해로 전이된 듯하다. '200년마다 돌아오는 쌍춘년에 결혼한 부부는 백년해로 한다'는 소문으로 인해 2006년 한 해 결혼붐이 일었다. 이를 보고 일각에서는 쌍춘년 특수를 지켜 본 일부 업계가 불황을 타개할 목적으로 퍼트린 속설일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실제로 계속되는 저출산 기조로 어려움을 겪었던 출산·유아용품 업계는 ‘황금 돼지해’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기업들의 홍보 전략으로 이런 설이 유행을 탈 순 없다. 이런 현상은 경제적으로 불안정한 사회 속에서 ‘재물복’이 있길 바라는 기대심리와 업계의 발 빠른 홍보 전략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져서 빚어진 것으로 보여 진다. 2007년 각종 설문조사에도 올해의 화두는 ‘경제’가 될 것임을 여러 차례 보여줬고 대선을 판가름할 결정적 요소 역시 ‘경제안정’으로 꼽혔다. 물론 언론과 방송의 역할도 한몫 했다. 때문에 최근의 돼지 열풍은 ‘재물운’에 대한 뚜렷한 근거보다 세태를 반영한 사람들의 기대심리가 크게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한 명리학 연구가는 “시대가 건강하고 튼실할 땐 황금이란 말이 나오지 않는데 이런 설이 떠도는 걸 보면 우리 사회의 어두운 측면과 절망감을 역설적으로 보여 준다”고 진단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동아제약, 지역주민 대상 ‘사랑나눔 바자회’ 개최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동아제약은 29일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3시까지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 본사 야외주차장에서 동아쏘시오그룹 임직원들과 동대문구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사랑나눔 바자회’를 개최했다. 지난 2009년부터 매년 진행하고 있는 사랑나눔 바자회는 동아제약이 기부 문화 확산과 지역 사회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해 개최하는 자선 행사다. 동아제약은 바자회에서 자사 및 동아오츠카 제품 등을 지역 주민들에게 저렴한 가격에 판매했다. 수익금은 동대문구사회복지협의회에 기부하고 동대문구사회복지협의회는 동대문구 저소득층 및 소외계층 지원사업에 사용한다. 올해 사랑나눔 바자회는 동아쏘시오그룹 임직원 80명으로 구성된 자원봉사단이 동아제약 건강기능식품(오메가3, 비타민, 유산균, 콜라겐), 구강청결용품(칫솔, 치약, 구강청결제), 펫영양제(벳플), 생활용품(생리대, 염색약, 마스크, 밴드), 더마화장품(파티온), 박카스(얼박, 박카스맛젤리), 동아오츠카 음료(포카리스웨트, 오로나민C) 등 다양한 종류의 제품을 판매했다. 이번 행사에도 많은 기업들이 참여했다. 올해는 성현인터내셔널(의류), 올포유(의류), 동문엔터프라이즈(식품), 플러스초이스(생활용품), 백조씽크(

정치

더보기
김문수 “지방 4대 권역 GTX 건설...세종시 행정수도 추진”
[시사뉴스 김백순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대통령 선거를 이틀 앞둔 1일 “대통령이 되면 광역급행철도를 지방 4대 권역에 건설해서 지방 발전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이날 채널A 방송 연설을 통해 지역 균형 공약을 발표하고 “4대 권역 광역급행철도가 개통되면 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충청권(대전-세종-청주국제공항), 대구·경북권(안동~의성~대구-경산-포항), 부산·울산·경남권(울산-부산-신공항-창원), 광주·전남권(장성-광주-나주-무안공항-목포)에 광역급행철도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김 후보는 “지역이 주도하는 권역별 맞춤형 발전계획을 수립해서 특화사업 클러스터, 스마트 실증도시 구축 등을 국가가 체계적으로 지원해 나갈 것”이라며 “2차 공공기관 이전을 서둘러 추진하고 공기업, 대기업 등이 지방으로 이전할 경우 차등 법인세, 지방세 감면, 부지 지원 등 적극적인 지원책도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원하는 지역에 ‘성역 없는 특례지구’ 메가프리존을 만들겠다”며 “기업과 인재를 유치하고 정주 여건을 개선하는 데 필요하다면 노동 규제, 기업 진입규제, 교육 규제 등 모든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청소년동아리 ‘삶디동’ 축제 ‘노리터’ 개최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광주청소년삶디자인센터(이하 삶디)는 5월 청소년의 달 특별행사로 5월 31일(토)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삶디 앞마당에서 삶디 동아리 축제 ‘노리터’를 연다. 본 행사는 삶디 청소년동아리 ‘삶디동’과 청소년운영위원회 ‘삶디씨’가 공동 기획했다. 각종 체험과 공연이 있고, 시민 누구나 당일 참여 가능하다. 체험부스는 시각디자인, 피규어, 요리, 목공 등 다채로운 분야가 있다. △태블릿으로 스티커 제작하기 △푸어링 아트로 피규어 만들기 △비건 디저트 먹고 시식평 남기기 △초코펜으로 쿠키 꾸미기 △나무 소품 만들기 △뮤지컬 주인공 되어보기 △페이스 페인팅 그리기 △스냅 사진 찍기 △오늘의 운세보기 △책갈피 만들기 △음악 추천받기 △북바인딩 노트 만들기 등 모두 15가지다. 별도 신청 없이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이번 축제에서는 총 5팀의 공연을 볼 수 있다. 감미로운 어쿠스틱 연주를 들려줄 밴드 ‘크램블’, ‘고영희씌 밴드’, ‘멋쟁이03즈’, ‘지점토’는 저마다의 색깔로 관객들을 만나고, 댄스팀 ‘퍼즐’이 준비한 퍼포먼스로 마지막을 장식한다. 이번 축제의 총괄을 맡은 삶디 커뮤니티팀 한승하 담당자는 “청소년 동아리들이 그동안 자신의 분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대선투표 안하고 여행가겠다”는 정치무관심 층. 그들이 원하는 대통령은?
“요즘 TV뉴스는 아예 안 봅니다. 보면 신경질만 나고 스트레스받는데 그걸 왜 봅니까? 예능프로하고 스포츠 중계만 봅니다. 이번 대선투표요? 찍을 사람이 없어 투표 안 하고 아예 여행을 가려고 합니다.” 그래서 이렇게 질문을 해 보았다. “아니, 그래도 대통령을 뽑는 선거인데 대선후보 공약도 확인하고 TV토론도 보시고 관련뉴스도 챙겨보면서 누구를 찍을지를 선택하고 투표는 해야 하지 않습니까?” “처음에는 투표를 하려고 했지요. 그런데 국민의힘 후보자 단일화 과정에서 보여준 목불인견(目不忍見)의 상황, 마치 대통령이 된 듯한 야당 후보를 보면 어차피 결론이 난 게임 같아서 투표할 마음이 싹 없어지더라구요.” 청년층들에게도 “이번 대선 투표할 거냐?”고 물어보았다. “대선 투표를 언제 하는데요?” “나라만 잘 살게 해준다면 누가 대통령 되어도 상관없는데 그런 대통령 후보가 없는 것 같아서요.” 6월3일 치러지는 21대 대선 유권자 중 50대(지난해 말 기준 870만6,370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60대(781만8,783명) 노년층들 사이에서 뿐만 아니라 원래 정치에 무관심한 편인 20대 청년층에서조차 이러한 대화를 나누었다는 얘기를 하도 많이 듣다 보니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