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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부자의 난’동아제약 강신호 회장과 차남 강문석 대표의 경영권을 둘러싼 의혹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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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카스의 신화’로 명성을 날린 동아제약이 강신호 회장(81세)의 차남인 강문석수석무역(47세) 대표가 지분을 확대하면서 부자(父子)간 경영권 분쟁으로 비춰지고 있다. 현재 경영권을 쥐고 있는 아버지 강신호 회장보다 우위에 설만한 지분을 끌어들임으로써 강문석 대표에게 “천륜을 무시한 처사”라는 비판이 먼저 나온다. 그동안 현대와 두산家 등 재벌가에서 경영권을 두고 형제간에 벌어지는 ‘형제의 난’은 있었지만 ‘부자지간’에 경영권 분쟁이 있었던 적은 없었기 때문이다.
이 둘의 싸움을 두고 여론에서는 벌써부터 ‘아들의 승리’로 점치는 분위기가 대세이다. 하지만 정작 두 부자(父子)는 최근 상황이 ‘경영권 분쟁’으로 비춰지는 데에 강한 거부감을 표시한다. 각종 설들이 난무하는 가운데, 지난 1월 24일 갑작스런 화해 무드가 조성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부자간 경영권 갈등설의 불씨는
강문석 대표가 최근 공격적으로 우호지분을 넓혀가면서 동아제약의 경영권 분쟁설에 불을 당겼다. 지난 1월 15일 10.93%의 의결권을 분리 신고한 강 대표는 이튿날인 16일 한국알콜 등 소액주주들과, 22일에는 동아제약 유충식 부회장(지분 2.60%)의 우호지분을 끌어들여 전체 의결권을 14.71%로 높였다고 금융감독원에 신고했다. 강 회장 측 우호세력이 강 대표로 돌아서면서 15%를 넘던 강 회장의 지분은 6.94%로 반토막 났다. 직접 보유 5.20%에 4남인 강정석 전무의 지분 0.5%를 포함해서다. 이로써 사실상 강 대표가 최대주주로서 경영권 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고 볼 수 있다.
상법 382조에 따르면 지분 14.71%는 최소 1명 이상의 이사를 선임할 수 있는 정도이다. 강신호 회장과 유창식 부회장은 오는 3월 임기가 만료된다. 강 대표는 우호지분을 공시하면서 이사 선임 의지를 밝혔다. 강 대표는 우호지분 확보에 나선 1월 16일 오후 2시경 동아제약 본사로 찾아와 강 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강 대표 자신의 동아제약 지분 확대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때문에 이번 주주총회에서 강 대표가 경영일선에 복귀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때문에 최근 우호지분을 늘리는 것이 아버지의 경영권을 뺏으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이런 배경에는 2004년 강 대표가 동아제약 대표이사직을 관둔 뒤 수차례 지분을 사들여 1%대이던 지분율을 수석무역과 합쳐 5.59%까지 높였고, 최근 강 회장의 우호세력으로 분류됐던 유충식 동아제약 부회장과 소액주주들의 지분을 자기편으로 끌어 모은 데 있다. 하지만 강 대표는 “동아제약의 대주주 지분구조가 취약해 기업 인수합병에 휘말릴 수 있어 경영권 방어를 하기 위함일 뿐, 결코 아버지의 경영권을 흔들기 위한 의도가 없다”고 강조해 왔다.
하지만 그럼에도 의혹의 눈길이 쉬 가시지 않는 것은 두 부자 사이에 오간 일련의 사연 때문이다. 사실 강문석 대표는 17~18년 동안 동아제약에서 경영수업을 받아왔다. 2003년 동아제약 대표이사로 올랐을 때만 해도 강 회장의 후계자로 낙점된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었다. 그런데 2004년 초 강 회장이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으로 추대된 후 강 대표를 대표이사에서 퇴임시키고 2005년 등기이사직에서도 삭제시키면서 갈등설이 터져 나왔다. 당시 명분은 강 대표가 맡던 관광사업 개발이 수백억 원의 손실을 입혔다는 이유였지만 이복형제인 강정석 전무에게 경영권을 넘겨주기 위한 조치였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때마침 강 회장은 강정석 전무를 대표이사 자리에 올렸다. 강 전무는 영업과 홍보, 광고 등을 총괄하며 경영 능력을 시험받고 있으며, 사실상 강 회장의 후계자 길을 가고 있다는 말들이 돌았다.

진실과 거짓
후계자의 위치를 뜻하는 동아제약 대표이사 자리가 차남 강문석 대표에서 4남인 강정석 전무로 옮겨가면서 강문석 대표가 경영권 확보를 위해 지분 매입에 적극 나섰을 것이라는 시각이 ‘경영권 분쟁’의 의혹의 불씨다.
더구나 지난해 말 강 회장이 자신의 친어머니(강 회장의 첫째 부인)인 박 씨(81세)와 황혼 이혼에 합의하면서 불씨는 더욱 커졌다. 동아제약 측에서도 “강 회장의 경영권 의지는 확고하다”고 밝힘에 따라 부자 대결 양상으로 비춰지기도 했다. 자꾸만 증폭되는 각종 설들에 강 대표는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얼마 전 한 주간지에 “중요한 것은 진심이 아닐까 싶다”며 “진심은 하늘이 알아주는 것이 내 소신”이라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팽팽한 대립구도를 보이던 강신호 회장과 강문석 대표는 그러나, 1월 24일 돌연 화해 무드로 상황을 반전시켰다. 동아제약 측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경 강 회장 지인의 중재로 전화통화를 하게 됐고 “서로 잘 해보자”는 식으로 결론내고 이튿날 만남을 갖기로 했다는 것이다. 갑작스런 반전에 동아제약과 수석무역 측은 “언론이 부자간 경영권 분쟁으로 잘못 비췄을 뿐”이라며 언론에 책임을 돌렸다.
하지만 1월 22일 한 신문과 만난 강 회장이 “사람이 먼저 되고 난 다음에 경영을 하면 그 회사도 잘 되는 것”이라고 가시 있는 말을 했고, 강 대표는 강 대표는 "언젠가는 아버지의 자랑스러운 아들로 기억되고 싶다"고 한 잡지에 기고한 글에서 둘만의 불편한 감정이 있었던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부자간의 불화설에 대해선 양쪽 회사 모두 함구하고 있다. 다만 어떤 이유로든 서로간의 서운한 감정이 남아 있던 것은 우회적으로 인정했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개인적인 부분이라 두 분간에 어떤 오해가 있었는지는 모른다”고 말을 아끼면서도 “아마도 강 대표가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서운한 감정이 있었을 것이고… 서로 경영에 대한 이견이 있었던 것 같다”고만 말했다. 강대표측은 오해와 과장이 사태를 악화시켰다는 우려가 높았다.
수석무역 관계자는 “두 분간에 어떤 일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피를 나눈 부모 자식 지간인데 극한 상황에 이르게 하겠느냐”면서 부자간 대결구도 양상으로 비춰지는 것을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또 “언론에서 말하는 것처럼 이번 우호지분 공시 때 2년 만에 만났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며 “강 대표는 아버지에 대한 애정과 존경이 아주 강한 분이다. 그동안 중요 사안에 대해 전화로 상의 드리고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두 분이서 만났던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갑작스런 화해 무드 ‘이유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갑작스럽게 부자지간 화해 무드가 조성된 것은 경영권 문제로 내분이 오래갈수록 서로 간에 득 될 게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강문석 대표가 우호지분을 끌어들여 경영권을 쥔 강 회장보다 우위에 있다고는 하나, 경영인이기 전에 자식으로서 ‘천륜을 무시한 처사’라는 비난을 무시할 수 없었을 것이다. 또한 전경련 회장직을 수행하며 재계 수장으로서 입김이 센 아버지 강 신호 회장의 경영권을 장악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판단이 작용했을 수도 있다.

현재로선 강 회장이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일 수밖에 없다. 재계 안팎에서 동아제약의 국세청 세무조사설도 나돌고 있는데다, 강 회장이 강정석 전무에게 편법으로 땅을 물려줬다는 설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전경련 회장 3연임은 이번 경영권 분쟁으로 흔들린 것도 배제할 수 없다. 강 회장의 우호세력으로 분류됐던 인물들이 하나 둘 등을 돌리면서 힘을 얻지 못하는 반면 강문석 대표의 지지 세력이 넓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강 회장 자신의 40년 지기인 유충식 동아제약 부회장마저 강 대표 쪽으로 돌아선 것은 큰 타격이 아닐 수 없다. 이와 같은 난제를 타개하기 위해선 지분확보가 관건인데, 우호세력들이 이렇다 할 해답을 주지 못하고 있다. 현재 남아있는 지분은 미래에셋운용 8.42%, KB자산운용 4.78%, 의결권 없는 동아제약 자사주 8.15%, 한미약품 6.27%이다.
하지만 당초 강 회장의 우호지분으로 파악되던 한미약품과 1대주주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중립적인 반응을 보인데다, 강 대표가 미래에셋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 등 기관투자가 뿐 아니라 소액주주의 우호지분을 끌어올 계획까지 잡고 있어 지분 확보엔 어려움이 예상된다.
1월 25일 전경련 회장단 선거를 코앞에 두고 있었다. 전경련 회장 연임이 거의 확정적이던 것이 경영권 분쟁으로 부정적인 평가가 끊이지 않자, 회장단 선거를 하루 앞두고 내부분란이 계속 되면 안된다는 인식에서 화해의 제스쳐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갑작스런 국세청의 세무조사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공교롭게도 동아제약은 국세청 정기 세무조사를 끝내고도 지난 1월 24일 심층조사에 들어갔다.

또한 두 부자가 모은 우호지분이 30%를 넘지 못하는 상황에서 경영권 분쟁이 길어지면 경영권을 노리는 외부 세력에 빌미를 제공할 수 있는 상황이다. 최근 한미제약 등 몇몇 금융기관들이 다량의 동아제약 지분을 끌어 모으기 시작했다. 때문에 강 씨 집안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손을 잡아야 한다는 인식을 공유한 결과로 보여진다.
후계자, 강문석 대표로 될 가능성 높아
두 부자의 화해 모드로 경영권 분쟁의 진실은 3월 16일로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드러날 전망이다. 강 대표 본인이 M&A 우려에 대한 경영권 방어 목적이고 진심을 알아달라고 강조하는 점을 보면 강 대표가 당장 경영권을 뒤흔들 행동은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3월 임기가 만료되는 강신호 회장은 유임될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1월25일 강회장과 강대표의 만남이 오해와 갈등을 풀고 뜻을 같이하는 자리였다는 점에서 그렇다. 동아제약 측에선 최근 상황과 관련 강 회장의 경영권이 운운되는 것을 몹시 꺼려한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강 대표도 한번도 경영권을 어쩌겠다는 소리는 한 번도 한 적이 없는데 자꾸 언론에서 그렇게 몰아간다”면서 “경영권 분쟁에 관한 것도 언론의 과도한 추측과 자의적인 해석 때문”이라고 강하게 불만을 제기했다. 따라서 강 대표가 이사 선임권 행사를 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업계서는 일단 1~2명 정도의 이사 선임을 시도한 뒤 동아제약 내 자신의 세력을 키우는 작업을 진행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강 대표가 이번 주총에서 동아제약 경영에 직접 참여할 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이에 대해 수석무역 관계자는 “이번 우호지분 공시 때 강 대표가 이사 선임 의지를 밝혔고 원칙적으로 동아제약이 발전할 수 있는 분을 추천하겠다”고 말했기 때문에 “그 인물이 강 대표 본인이 될지 제3의 인물이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20년 가까이 강 대표가 동아제약에 대한 끊임없는 애정과 관심을 보였다”는 점에서 강 대표의 직접 경영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동아제약의 후계자 구도가 강정석 전무에서 강문석 대표로 새로운 국면을 맞는 것일까. 외부 평가는 일단 강문석 대표가 유리한 상황이다. 동아제약의 우호지분도 높고 20여 년간 동아제약에서 몸담고 대표이사 경험이 있는 강문석 대표로 무게가 실리고 있는 분위기다. 강 대표 측은 강 대표가 후계자가 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예견하는 분위기다. 수석무역 관계자는 “강 대표가 동아제약 근무할 때부터 동아제약의 발전방향에 대해 항상 고민하고 애정을 보여 왔다”면서도 “모든 건 이번 주총 때 가봐야 강 대표의 생각을 드러내지 않을까 한다”고 말해 강 회장이 후계자 자리를 물려줄 경우 뜻이 있음을 간접적으로 엿볼 수 있다.한편, 강 회장이 아들 강문석 대표와의 면담 후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잘 하면 (아들에 대한)주변의 평가도 더 좋아질 것이고 그렇다면 앞으로 더 큰일도 맡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강문석 대표의 동아제약 복귀 가능성도 열어뒀다. 그렇다면 강문석 대표가 수석무역을 잘 이끌며 좋은 성과가 나올 경우 경영권을 물려줄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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