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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전문가와 함께하는 첨삭식 논술특강

  • 등록 2007.02.05 10: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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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제]
다음 제시문 (가)는 얼마 있지 않아 인간 수준의 로봇이 등장할 기술적인 가능성을 설명하고 있다. 이를 참고로 하여, 인간과 로봇의 관계에 대한 (나)와 (다)의 입장이 어떤 공통점과 차이점을 갖고 있는지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미래 사회에서 인간과 로봇의 관계가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논술하시오. (1600 ± 200자)
(가)세 개의 마이크로프로세서 구조 SPAC, PicoJava, MAJC의 공동 설계자로서, 또 그것들에 대한 몇몇 실행 기술의 설계자로서, 나는 무어(Moore)의 법칙에 대해 깊이 있는 직접적 이해를 갖게 되었다. 몇 십 년 동안 무어의 법칙은 반도체 기술이 지수 함수적 속도로 발전할 것을 정확히 예측해왔다. 작년까지 나는 무어의 법칙이 예측하는 발전의 속도는 대충 2010년까지만 계속될지 모른다고 믿었다. 그 때 쯤이면 부분적으로 물리적 한계에 도달하기 시작할 것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기술이 때늦지 않게 나타나서 지금까지와 같은 성장을 계속 가능하게 해 줄 것인지 불투명했던 것이다.
그러나 기준의 트랜지스터를 개별 원자와 분자가 대체하는 최근의 급속하고 근본적인 분자 전자 공학의 진보로 말미암아, 또 그에 관련되는 나노 기술로 말미암아, 앞으로 30년 이상 무어의 법칙이 예견하는 속도 이상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2030년이 되면, 오늘날 개인용 컴퓨터보다도 백만 배 이상의 강력한 성능을 가진 기계를 갖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엄청난 힘을 가진 컴퓨터가 진보된 물리학, 그리고 더욱 새롭고 깊어진 유전학과 결합할 때, 세계를 엄청나게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이 마구 풀려 나올 것이다. 이와 같은 결합은 좋든 나쁘든 세계를 완전히 바꾸어 놓을 수 있는 기회를 열어줄 것이다. 자연 세계 속에 국한되어 있던 복제와 진화의 과정조차 인간의 손으로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영역이 되는 것이다.
소프트웨어와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설계하는 과정에서, 나는 내가 지능을 가진 기계를 설계하고 있다는 느낌을 가져 본 적이 없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는 너무도 허약하고, 기계에게 ‘생각’을 할 수 있는 능력은 명백히 없기 때문에 하나의, 가능성으로도 이것은 늘 매우 먼 미래의 일로 여겨졌다. 그러나 지금, 30년 내에 인간을 대체할지도 모르는 테크놀로지를 가능하게 하는 도구를 만드는 일이 아닐까?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내 마음은 몹시 편치 않다. 믿을 만한 소프트웨어 시스템을 만드는 데 온통 삶을 바쳐온 내가 보기에, 그 동안 사람들이 상상해 온 것처럼 미래가 그렇게 밝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빌조이, <왜 우리는 미래에 필요 없는 존재가 될 것인가>
(나)나는 나 자신과 내 자식들이 모두 기계에 불과하다고 믿는다. 기껏해야 우주 내의 자동 기계일 뿐이다. 내가 만나는 모든 사람 또한 기계이다. 우리는 기술(記述)이 가능하고 알 수 있는 규칙들에 따라 상호 작용하는 유생분자들로 가득 찬 커다란 가죽 가방들이다. 내 자식들을 바라볼 때, 나는 억지로 그들을 이런 식으로 이해할 수 있다. 나는 그들이 세상과 더불어 상호 작용하는 기계라고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이 평소 내가 그들을 대접하는 방식은 아니다. 나는 그들을 아주 특별하게 대우하고, 전적으로 다른 차원에서 그들과 더불어 상호 작용한다. 그들은 나의 무조건적인 사랑을 받으며, 그것은 합리적인 분석을 통해서는 얻을 수 없는 것이다. 종교적인 과학자처럼 나는 모순되는 두 가지 믿음들을 유지하며, 상황에 따라 이 믿음 또는 저 믿음에 근거하여 행동한다.
이러한 신념 체계를 넘어설 때, 인류로 하여금 궁극적으로 로봇들을 감정을 가진 기계로 인정하고, 향후 그들과 교감하고, 그들에게 자유 의지, 존중심,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권리를 부여할 수 있게 해 주리라고 나는 생각한다.
(중략)
로봇들이 현재의 한계를 넘어서 충분히 개선될 때, 그리고 우리 인간들이 인간에게 갖는 편견 없이 똑같이 그들을 바라볼 때 우리는 또한 우리를 그것들로부터 구별되게 하면서 종족의 특별함을 유지하려는 우리의 심적인 장애, 우리의 필요, 우리의 욕망을 깨뜨릴 것이다. 그런 신념의 비약이 인종 차별, 성 차별을 극복 하는 데 필수적이었다. 같은 종류의 비약이 로봇들에 대한 우리의 불신을 극복하는 데 필수적일 것이다.
로드니 부룩스, <로봇 만들기>
(다)<로봇 공학 3원칙>
제1조. 로봇은 인간에게 위해를 가할 수 없으며, 인간의 위험을 간과해도 안 된다.
제2조. 로봇은 인간의 명령에 따라야 한다. 명령이 1조에 어긋할 때는 따르지 않아도 된다.
제3조. 로봇은 1조와 2조에 위배되지 않는 한 자신을 지켜야만 한다.
완벽한 복종과 절대적 소유, 그 옛날 미국 남부 목화 농장에서 백인 주인이 채찍을 휘두르며 흑인 노예를 다룰 때 적용한 노예법과 너무도 흡사하다. 로봇 공학 3원칙은 SF소설의 대부 아이작 아시모프가 1940년 12월 23일 성탄절을 앞둔 저녁, 로봇 기술의 미래를 예견하고 인류가 로봇에 지배되지 않도록 제정한 행동 원칙이다. 당시 촉망받는 스무 살의 청년 작가였던 아시모프는 유명한 SF 잡지 편집장 존 캠밸과 토론을 벌이다 매우 흥미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언젠가 기계 로봇이 인간을 능가할 정도로 진보해도 주인에게 반기를 들지 못하도록 로봇이 지켜야 할 법률 체계를 만드는 것이었다. 그는 이것을 ‘로봇 공학의 3원칙’으로 이름 짓고 1950년 <나는 로봇(I, Robot)>이라는 소설을 통해 세상에 발표했다.
배일한, <인터넷 다음은 로봇이다.>

[답안 작성 길잡이]
위의 문제는 과학기술의 발전과 미래사회의 모습에 대한 논제입니다. 이러한 논제는 현재의 청소년들이 살아갈 미래의 일들을 어떻게 예상하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입니다. 그리고 미래 삶에 대한 태도와 가치를 확립하게 하기 위한 의도로 논술 수업이나, 대학입시에 자주 출제되는 유형의 논제입니다.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첫 번째로 제시문(가)를 읽고 내용을 이해한 다음, 제시문(나)와 (다)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분석해야 합니다. 두 번째로 분석한 제시문(나)와 (다)의 관점을 바탕으로 - 제시문 나,다의 관점 중 어느 하나를 선택, 또는 절충하여 - 미래 사회에서 인간과 로봇의 관계가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한 학생의 입장을 논술문으로 작성해야 합니다.
※ 제시문 (가)는 인간 수준의 로봇이 등장할 기술적인 가능성을 설명하고 있다.
제시문 (나)는 인간과 로봇의 관계는 평등해야 한다는 관점이다.
제시문 (다)는 인간과 로봇의 관계는 주인과 노예, 즉 지배와 복종의 관계라는 관점이다.

<학생 답안>
①사람들에게 종이 한 장을 주고 미래의 모습을 그려보라고 한다면, 아마 대부분이 가장 먼저 로봇을 떠올릴 것이다. 로봇은 이미 사람들의 머릿속에 미래의 상징의 하나로서 저장되어 있다. 쏟아져 나오는 책들과 전시회에서도 로봇은 우리의 미래의 한가운데에 자리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 더 이상 로봇은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②과학기술의 놀라운 발전으로 로봇의 실용화가 불과 몇십년 후로 예측되어지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로봇이 현실로 다가오는 것이 뚜렷해지자 사람들은 점점 로봇과 인간의 관계에 불안함을 느끼고 있다. 확실하게 그어놓은 경계에 없는 로봇과 인간의 관계에 대한 사람들의 불안감은 그것을 상상하여 구체화한 영화, 소설들에 의해 증폭되어 왔다. ③그렇다면 이러한 사람들의 불안감을 잠재우고 로봇과 인간이 공존할 수 있는 관계란 어떤 것일까?
④제시문 (가)에서는 로봇이 발달하는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며 단순히 인간을 보조하는 수단으로서가 아닌 “우리의 종을 대체하는” 존제가 될 것이라는 예상을 하고 있는데 이것을 제시문 (나)와 (다)에도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생각이다.
제시문 (나)와 (다)는 로봇이 인간과 동등하거나 더 월등한 존재가 되리라는 사실을 전제로 그것에 대처하는 방식에 차이를 보이고 있다. (나)는 로봇을 인간과 동등한 존재로 생각하여 편견을 버리도록 해야 한다고 말하고, (다)는 법률을 제정하여 인간과 로봇의 상하관계를 구분지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로봇과 그들의 창조주인 인간은 어느 한쪽이 다른 쪽을 지배해서는 안 되는 관계이다. 오히려 동등한 관계에서 상호 협력하여 사회발전에 이바지해야 하는 것이다.
⑤로봇의 능력이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것은 현재의 예측으로 불가피한 일이다. 그런 상황이 오게 되면 인간은 비능률적인 존재가 되어버리지만 로봇을 발전시키고 ⑥제어할수 있는 기술을 소유하고 있는 한, 인간과 로봇은 어느 한쪽의 우월성을 따지기 어려워진다. 결론적으로 로봇은 만들어진 목적 그대로 인간의 생활수준을 향상시키는 것에 주력하고 인간은 이러한 로봇의 도움을 받아 이들을 진화시켜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런 수평적 관계의 유지를 위해서는 제시문 (다)에서처럼 엄격한 법률을 제정하되, 그것이 인간과 로봇의 상하관계를 구분하기 위함이 아니라 감정부여를 금지하여 질투심, 도전의식, 나태함 등을 없애 평등관계를 유지할 수 있게 해야 하며, 인간도 로봇을 동등한 존재로 인식하는 태도를 가질 수 있도록 국가차원에서의 교육이 전체적으로 반드시 필요하다.
어떤 것을 지배한다고 하는 것에서 오는 달콤함보다 동등한 관계를 유지함으로서 찾아오는 평화는 더욱 아름답고 안정적이다. ⑦설령 우리가 로봇을 창조해냈다고 해도 언젠가 우리를 능가하는 기술력으로 사회를 발전시킬 수 있는 힘을 가진 로봇에게 열등감을 느끼고 짓밟기 보다는 더욱 노력하여 그들이 한층 진보된 사회를 만드는데 협력하는 것이 어떨까.

<강평>
① ‘그려보라고 한다면’과 ‘떠올릴 것이다’는 의미상 호응하지 않습니다.
② ‘몇’은 관형사이고 ‘년’은 단위를 나타내는 명사이므로 수사와 띄어 써야 합니다.
‘몇 십 년 후로’. ‘예측되어지다’는 이중피동형이므로 ‘예측되다’가 맞습니다.
주어 ‘로봇의 실용화’와 서술어 ‘예측되어지고 있다’가 호응하지 않습니다.
③ ‘~ 관계란 어떤 것일까?’와 같은 자문자답은 논술문적 문체가 아닙니다.
④ 지나치게 긴 문장입니다. 짧은 문장을 사용하여 의미를 분명하게 나타내는 것이 좋습니다.
⑤ 의미가 불분명한 문장입니다.
⑥ ‘수’는 의존명사이므로 띄어 써야 합니다.
⑦ 이 문단은 결론으로 논지를 마무리 짓는 문단입니다. 따라서 의문형으로 쓰는 것은 맞지 않습니다. ‘만드는데’의 ‘데’는 의존명사이므로 띄어 써야 합니다.
논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글을 자연스럽게 구성한 점이 좋습니다.
그러나 논리전개의 과정에서 답안의 기본 논지와는 맞지 않는 진술이 있습니다.
답안의 기본 논지는 ‘사회 발전을 위해 인간과 로봇은 조화 협력해야 하며, 이를 위해 인간과 로봇은 동등한 관계를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를 논증하는 과정에서 ‘로봇은 만들어진 목적 그대로 인간의 생활수준을 향상시키는 것에 주력하고, 인간은 이러한 로봇의 도움을 받아 이들을 진화시켜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주장은 로봇은 인간과 동등한 관계여야 한다는 기본 논지와 맞지 않습니다.
또한 ‘엄격한 법률을 제정하되, (로봇에게) 감정 부여를 금지하여 질투심, 도전 의식, 나태함 등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 역시 로봇은 인간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인간과 동등한 관계를 주장한 기본 논지와 상충됩니다.
전개 방식에 있어서는 서론이 장황합니다. 서론의 끝에서 ‘로봇과 인간이 공존할 수 있는 관계란 어떤 것일까’라고 자문자답의 형식으로 논제를 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서론은 논제와 그 의의를 제시하는 문단입니다. 간결하게 처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장건태
에플논구술연구소 책임연구원, 맥 입시전략연구소 원장, 프레시안 논술칼럼니스트, 영남사이버대학교 논술지도학과 강사, 경원대학교 사회교육원 논술지도사 강사, 유니텔 교원 직무연수 논술 과정 강사, 교육사랑 원격연수원 논술 과정 강사, 한국학원총연합회 논술강사 연수 연사 <저서>논술지도론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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