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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세월호 침몰]‘인재(人災)’정황 속속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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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 적재, 고박, 평형수 모조리 ‘엉터리’…연안 여객선 노후화 등 경고 의견도 무시
“선주·선사·해경·구조업체 한통속” 지적

[기동취재반]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건이 발생한 지 보름을 넘기면서 인재(人災)의 증거와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화물 적재와 고박(동여매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하는 것), 평형수까지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된 것이 없었고, 정부의 선박 안전관리 시스템도 관재(官災)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1일 “세월호 화물의 고박(결박) 상태가 매우 허술했던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세월호의 경우 규정에 따라 컨테이너는 사각의 구멍을 선체에 고착된 '콘'과 연결하고 또 다시 'S'자형의 라싱바와 브리지피팅 등으로 단단히 고박해야 한다.

하지만 세월호는 라싱바와 브리지피팅 설치를 하지 않고 보통 로프로 컨테이너 구멍 사이를 연결해 묶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차량도 바퀴 4곳 모두 버팀목을 끼우고 'S'자형 라싱바로 고정해야 하는데도 제대로 설치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선사인 청해진해운에서는 선원 3명이 이같은 문제점을 지적했음에도 개선되지 않자 퇴사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수부는 과적된 화물이 고박까지 제대로 설치되지 않아 배가 기울자 한쪽으로 쓰러지면서 침몰을 가속화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과적 사실도 드러났다. 합수부는 사고 당시 세월호에 권고 적재량보다 3배나 많은 3608t의 화물이 실린 것으로 보고 있으며, 현재까지 과적 화물 중 90% 가량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경찰청이 출항 당일 차량적재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를 분석한 결과 승용차 124대, 화물차 57대(트레일러 4대 포함), 굴삭기 3대, 지게차 1대 등 차량만도 185대나 실린 것으로 파악됐다.

구속된 1등 항해사 강모(42)씨는 “사고 전날 청해진해운 물류팀장과 이사에게 '배가 가라 앉을 수 있으니 화물을 그만 실으라'고 수차례 경고했지만 묵살 당했다”고 진술했다.

배의 균형을 잡아주는 평형수도 덜 채워진 것으로 드러났다. 합수부는 권고 적재량보다 3배 많은 화물이 실린 점을 토대로 1등 항해사 강씨를 추궁해 “과적 단속을 피하기 위해 평형수를 줄인 상태에서 운항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강씨가 사고 직후 진도VTS(해상관제센터)와 교신하면서 “선내방송이 불가능하다”고 밝힌 점도 “당시 조타실에서 방송이 가능했다”는 일부 선원들의 증언이 확보되면서 '거짓 진술' 논란에 휩싸여 있다.

관재(官災) 의혹도 속속 사실로 굳혀지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2012년 7월 한국해양수산개발연구원(KMI)이 연구보고서를 통해 “내항 여객선의 노후화와 열악한 근무여건 등으로 해상에서 각종 사고를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음에도, 이후 정책적 반영은 뒷전이었다.

이명박 정부 시절이던 지난 2009년, 20년으로 묶여있던 선령제한을 30년으로 연장하는 해운법 시행규칙을 뜯어고친 점도 노후 선박의 사고를 부추겼다.

특히 선주와 선사, 해경, 해양구조업체가 한통속으로 이른바 '해양마피아'를 형성해온 점, 선박안전검사를 독점해온 한국선급이 수십 억원의 비자금을 정·관계에 뿌린 의혹 등 해운업계 복마전도 세월호 침몰의 구조적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해경의 부실한 초기 대응, 자체 매뉴얼도 무시한 구조작업 역시 시종일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외신들은 “세월호 침몰사고가 한국 정부의 위기관리 능력을 시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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