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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부르는게 정가인 한국쇼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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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 이거 얼마예요?” … “나도 잘 몰라!”



부르는 게 정가인 한국 쇼핑 현실,

쇼핑재미보다 속았다는 배신감만 늘어


한국에 가서 부르는대로
값을 치르는 외국인 관광객은 최소한의 예의도 지키지 않는 사람이다. 적어도 그 지역을 둘러보고자 한다면 사전 지식은 조금이라도 갖춰야 할
것 아닌가?

외국인들 사이에서 “깎아주세요”는 가장 친숙한 한국어 가운데 하나이다. 결코 쉬운 발음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그 말만큼은 거의 정확한 발음을
자랑한다. 물건을 흥정하는 재래 시장 특유의 정겨움에 외국인까지 가세한 모습은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외국어를 몰라 쩔쩔매는 시장 상인과
깎아만 달라고 하는 푸른 눈의 외국인들, 그러나 이제 그 모습이 한편으로는 부끄럽게 보이기도 한다. 애시당초 정가를 매기지도 않는 이상한
나라처럼 보일까봐. 그리고 그들 중엔 사기를 당하는 경우도 있을테니.


판매가격표시제 고가제품일수록 이행률 낮아

재래시장 뿐 아니라 심지어 전자제품을 살 때도 가격표시가 없어 흥정을 한다. 값을 많이 깎았다고 미리 좋아할 것도 아니다. 옆 매장에 가면
똑같은 물건을 더 싸게 살 수도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배신감에 화가 치밀어오를 수가 있으니까.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녹색소비자연대 등 10개 회원단체)에서 지난 8월말 판매가격표시제 이행여부를 조사한 결과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이태원과,
국내 소비자들이 전자제품 구입시 많이 이용하고 있는 용산전자상가의 등지에서 50% 가량의 업소가 판매가격을 표시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동대문, 남대문 시장 내의 대규모 쇼핑센터들도 관할 구청에 시장으로 등록되어 있어서 판매가격을 표시하고 있지 않았으며 이를 지도 감독할
법규도 없는 실정이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화장품이나 책, 문구, 안경점의 경우는 이행률이 높았다. 반면 가구와 침구, 가전제품 업소는 다른 업종에 비해 이행률이
매우 낮게 나타났다. 이들 제품은 가격이 다른 제품에 비할 바가 아니고, 제품을 사기 위해서 들이는 공과 시간을 따져 본다면 판매가격표시를
하지 않는 부작용은 생각보다 심각하다.


매장마다
천차만별인 가격


회사원인 김 씨(28)는 8월 말 경에 강변 테크노마트에서 가전제품을 마련했다. 혼자 자취를 하던 김 씨는 이사를 하면서 꼭 필요한 게
무엇인지 꼼꼼히 생각한 결과 세탁기와 TV, 냉장고 등 가장 기본적인 것만 장만하기로 했다. 세탁기는 혼자 살더라도 이불빨래는 할 수 있어야
할 것 같아서 10㎏ 대용량을 사기로 했고 TV는 20인치면 넉넉하겠다 싶었다. 냉장고는 200리터 소형으로 결정했다. 이렇게해서 견적을
내보니 대략 80만원이 나왔다.

테크노마트에서 두 시간 넘게 다리품을 팔았지만, 김 씨는 과연 어떤 것이 진짜 가격인지 의심이 들었다. 동일회사의 동일제품만 알아보았는데
매장마다 가격이 천차만별이었던 것이다. 각 제품마다 최소 2만원에서 최대 5만원 이상의 가격이 차이가 났다.

심지어 행사 제품으로 나온 제품을 정품 가격으로 파는 경우도 있었다. 내용을 잘 모르는 소비자들이 쉽게 속아 넘어갈 수도 있었다. 세탁기의
경우가 그랬는데 테크노마트에서 행사 제품으로 나온 것에는 원래의 제품명 끝에 아주 작은 영문자가 새겨져 있었다. 예를 들어 ‘○○○세탁기TM’
하는 식인데 TM이라는 알파벳은 테크노마트(TechnoMart)에서 따온 것이다. 김 씨는 다행히 여러 군데를 돌아다닌 덕분에 정품을 살
수 있었다. 그리고 당초 생각했던 예산보다 5만원이 더 초과되었지만 스스로 물건을 산 후에 후회하지 말자는 식이어서 잘 샀다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아직까지 자신이 산 물건의 진짜 가격이 얼마인지는 모르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서 알아본 바로는 비싸게 주고 산 것 같지는
않은데 그렇다고 결코 물건을 싸게 산 것 같지도 않았다.

또 다른 김 씨(28)는 9월 중순 경에 고속버스터미날에서 침구세트를 마련했다. 싸다는 소문을 믿고 찾아갔다가 그는 바가지를 썼다는 불쾌감만
얻었다. 20만원을 달라길래 깎아서 19만원을 주고 침대커버를 맞추었는데, 크기가 맞지도 않을 뿐더러 보기와는 영 딴 판이었다. 물건을
들고 가서 크기를 조정해 달라고 말하고 나서 다른 가게를 둘러보았더니 3만원은 더 싸게 살 수도 있었다. 김 씨는 아직도 여러 군데의 가게를
돌아보지 않은 것을 후회하고 있다. 그리고 자신의 흥정 능력을 몹시 못마땅해 하고 있다.


“먹고살기 위해서는 어쩔 수가 없다”

판매가격표시제를 지키지 않는 입장에서도 할 말은 있다. 테크노마트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판매가격표시를 하기가 힘들다고 말한다. “솔직히 똑같은
물건을 진열해 놓고 파는 매장에서 가격경쟁을 하지 않으면 어떻게 먹고살라는 것이냐”는 것이다. 그는 이런 이유 때문에 가끔 소비자단체에서
판매가격표시 조사를 나오지만 “별반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용산전자상가 이모든닷컴의 박성순 씨는 “인터넷이 보편화되면서 가격비교사이트를 통해 싸게 물건을 살 수 있기 때문에 용산이라는 시장이 축소되었다”며
“손님에게 마진을 조금 남기는 한이 있더라도 물건을 팔아야 살아남기 때문에 판매가격표시제는 무의미하다”고 말한다.

용산전자상가에 입주한 각 매장에서 판매하는 제품에 대해서 가격을 비교할 수 있는 ‘다나와(www.danawa.co.kr)’라는 사이트가
있어서 가격이 어느 정도인지를 알 수는 있지만 업체마다 가격이 틀리고 오프라인 매장에 가면 그 보다 더 싸게 살 수도 있어 판매가격표시가
유명무실하다. 많은 이용자들은 용산전자상가에 가서 물건을 사기 전에 이 사이트에서 가격이 어느 선인지 알고 가는 것이 좋다고 충고한다.
적어도 그 가격보다는 싸게 살 수가 있기 때문이다.


판매가격표시 관계법령 개정해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소비자가 상품구매 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요인 중 하나인 가격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여 소비자에게 알 권리를 충족시키고,
건전한 상거래 문화를 정착시켜 세계시장에서의 우리의 시장 경쟁력을 강화시기기 위해서라도 판매가격은 꼭 표시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 협의회는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외국관광객을 위한 공정한 거래의 확립을 목표로 꾸준한 감시활동과 홍보계도 사업을 펼치고 있지만 상인들의
입장과 관계법령 등에 막혀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가격표시제실시요령을 보면 판매가격표시의무자는 △매장면적이 33㎡ 이상인 소매점포 △대형점, 백화점, 쇼핑센터, 기타 대규모 점포 내의 모든
소매점표 △시장내의 소매점포 중 매장면적이 33㎡ 이상인 소매점포(다만, 도·소매를 병행하는 소매점포는 제외한다) △기타 특별시장·광역시장
또는 도지사가 지정하는 소매점포라고 되어 있다.




김동옥 기자 dokim@sis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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