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동취재반] “하루 빨리 시신이라도 찾아 돌아가고 싶음 마음 뿐이에요. 이제 앉아 있을 힘조차 없는데…”
세월호 참사 44일째인 29일 오후 전남 진도군 임회면 실종자 가족이 모여있는 팽목항은 천막이동으로 분주한 모습이다. 가족들이 조도주민들의 불편 해소를 위해 카페리 등이 접안하는 팽목항 선착장 공간을 비워주고 200m여 떨어진 조립식 주택이 마련된 장소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동시에 가족 지원을 위한 의료, 행정, 식사 등의 자원봉사 천막도 옮겨졌다. 하지만 가족들의 마음은 편치 않다. 새롭게 마련된 조립식 주택에서 더 오래 머물러야 할 것 같은 현실을 실감해서다. 무엇보다 가족들은 시신 수습이 지체될수록 유실에 대한 우려가 현실이 되는 것 같아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현재 실종자 시신 수습은 지난 21일 오전 단원고 여학생의 시신 1구를 인양한 이후 이날까지 8일째 '16명'에서 멈춰있다. 실종자 16명 중 단원고 학생은 7명이며 교사 3명, 일반인 6명이다.
실종자 가족 지모(47)씨는“사고 이후 44일째가 되고 있지만 기다리고 있는 매제는 아직도 소식이 없다”며“여기서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기다리는 것밖에 없어 답답하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이어 “자는 것도 사치라고 느껴져 밖으로 나와 담배만 피우는 것이 일상이 돼버렸다”며 오열했다.
지씨는 여동생 부부와 조카 1명을 이번 사고로 잃었다. 사고 이후 여동생과 조카는 시신으로 발견됐지만 아직까지 매제가 나오지 않아 장례조차 치르지 못하고 있다.
또다른 실종자 가족은 “정신력으로 버틸 힘도 없어져 버렸다”며 “서있는 것이 힘들어 앉거나 누워있어 보는데 이제 이런 힘마저 없다”고 애끓는 심정을 전했다. 또“바닷속에 있는 우리 딸이 하루빨리 돌아와 주길 매일 기도하고 있다"며 "지푸라기라도 있으면 잡고 싶은 심정이다”고 주저앉아 절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