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창진 기자] 13일(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린 브라질과 크로아티아의 2014브라질월드컵 개막전에서 주심을 맡은 일본의 니시무라 유이치(42) 심판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니시무라 주심의 석연찮은 판정이 1-0으로 끌려가던 브라질을 구한 것도 모자라 역전승할 수 있게 만들어줬다는 얘기다.
니시무라 주심은 전반 26분 네이마르(22·FC바르셀로나)가 크로아티아의 플레이 메이커 루카 모드리치(29·레알 마드리드)의 목을 팔로 가격한 장면에서는 그저 경고 밖에 주지 않았다.
반면, 후반 24분 브라질 공격수 프레드(31·플루미넨세)가 페널티지역 안에서 크로아티아 센터백 데얀 로브렌(25·사우스햄턴)과 몸싸움을 벌이다가 넘어진 장면에서는 프레드의 할리우드 액션의 의혹이 있는데도 지체 없이 로브렌에게 경고를 매기면서 브라질의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네이마르가 경고를 받은 바로 뒤인 전반 29분 작렬한 골로 동점을 만든 뒤, 프레드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후반 26분 네이마르가 키커로 나서 차넣으면서 브라질은 마침내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 때문에 니시무라 주심은 '브라질의 12번째 선수' 등 각종 조롱 패러디물의 주인공으로 전락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언론들이 니시무라 주심이 과거 행한 결정적인 오심을 떠올리고 나섰다.
바로 지난 2005년 7월31일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중국의 제2회 동아시안컵 개막전이다.
니시무라 주심은 이 경기에서도 주심을 맡았다.
전반 4분 중국 미드필더 천타오(29·텐진)의 프리킥 때 갑자기 한국 수비수 유경렬(35·천안시청)이 얼굴을 감싸쥐고 쓰러졌다. 상황을 자세히 파악하지 못한 니시무라 주심은 북한의 최해일 선심과 상의를 했다.
상의를 마친 니시무라 주심은 중국 공격수 가오린(28·광저우)에 대해 레드카드를 꺼내 보이며 퇴장을 명했다.
그런데 구장 전광판에 비쳐진 영상에서는 가오린이 아닌 중국의 주장인 수비수 리웨이펑(36·텐진)이 유경렬의 얼굴을 손으로 밀쳐 쓰러뜨리는 장면이 나왔다.
리웨이펑은 퇴장 명령을 받고 황당해 하는 가오린을 오히려 달래서 내보냈다. 엉뚱한 선수를 퇴장시킨 셈이다.
이날 경기에서 니시무라 주심은 가오린을 비롯한 중국 선수 3명, 코치 1명 등 총 4명을 퇴장시켰고, 한국은 8명이 뛴 중국과 1-1로 비겼다.
이날 중국 언론은 "아시아 넘버원이라는 니시무라 심판이지만 때로는 결정적인 실수도 한다"고 이죽거렸다.
중국 언론은 이미 지난 12일 "국제축구연맹(FIFA)가 개막전 주심을 니시무라 심판에게 맡긴 결정은 매우 대담하다"며 "치명적인 실수를 여러 번 범한 심판이 이런 중요한 경기 주심을 맡는다면 사람들은 이번 대회의 개막전에 의문을 금할 수 없을 것이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니시무라 주심은 지난 2004년 처음 국제심판 자격을 땄다. 2007년 17세 이하(U-17) 월드컵 결승·2009년 20세 이하(U-20) 월드컵·2012년 런던올림픽 등을 경험했다. 2012년에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선정 올해의 심판으로 뽑히기도 했다.
특히 2010남아공월드컵에서도 심판으로 활약했는데 당시 대회 8강 브라질-네덜란드전 주심을 맡아 후반 28분 브라질의 수비수 펠리페 멜로(31·갈라타사라이)를 퇴장시켰다. 1-2로 뒤지고 있던 브라질은 수적 열세에 놓이며 패해 일찌감치 짐을 싸고 말았다. 이번 오심 논란으로 당시 멜로의 퇴장이 온당했는지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