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창진 기자] 아르헨티나가 '축구 천재' 리오넬 메시(27·FC바르셀로나)의 득점포를 앞세워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를 제압했다.
아르헨티나는 16일 오전 7시(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에스타디오 두 마라카낭에서 열린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의 2014브라질월드컵 F조 1차전에서 상대 자책골(전 3분)과 메시의 추가골(후 20분)을 묶어 2-1로 이겼다.
개인 통산 3번째로 꿈의 무대를 밟은 메시는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던 '월드컵 징크스'를 깼다.
그는 팀이 1-0으로 앞서고 있던 후반 20분, 환상적인 드리블 돌파로 상대 수비수들을 따돌리며 결승골을 터뜨렸다.
지난 2006독일월드컵 조별리그 세르비아-몬테네그로전(6-0 승·당시 1골) 이후 침묵을 지켜왔던 메시는 월드컵 본선 9경기 째 만에 다시 골맛을 봤다. 월드컵 2호골이다.
1승으로 대회를 시작한 아르헨티나(승점 3)는 F조 1위로 올라섰다. 같은 조의 이란-나이지리아전은 오는 17일 펼쳐진다.
아르헨티나는 1994미국월드컵부터 이번 대회까지 월드컵 첫 경기 연승 행진을 6경기 째로 늘렸다. 또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전 1승을 포함해 '월드컵 처녀출전국'을 상대로 11경기 연속 무패(11승1무)를 기록하며 본선 터줏대감 노릇을 톡톡히 했다.
1992년 옛 유고 연방에서 분리 독립된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는 이번 대회를 통해 월드컵 본선에 처음 출전했지만 '자책골 불운'에 울었다. 경기 내용이 좋았기에 아쉬움은 더욱 컸다.
베다드 이비세비치(30·슈투트가르트)는 후 39분 만회골을 터뜨리며 조국에 월드컵 본선 첫 골을 선사했다.
아르헨티나는 메시·세르히오 아구에로(26·맨체스터 시티) 막강 조합을 최전방에 내세운 뒤 파이브백으로 뒷문을 완전히 걸어 잠궜다.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는 '국보급 스트라이커' 에딘 제코(28·맨체스터 시티)를 앞세워 골사냥에 나섰다. 4-2-3-1 포메이션을 구사하며 중원 장악에 힘을 실었다.
접전이 예상됐던 경기는 변수와 함께 막을 열었다.
전반 3분 왼쪽 측면에서 메시가 올린 프리킥 크로스가 문전에서 뒷걸음질치던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수비수 세야드 콜라시나치(21·샬케)의 다리에 맞으며 그대로 골대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운이 나빠 선제골을 내줬지만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는 당황하지 않았다. 탄탄한 조직력을 앞세워 아르헨티나를 압박했다.
결정적인 득점 기회도 만들었다. 전반 31분 오른쪽에서 올라온 코너킥을 세나드 룰리치(28·라치오)가 수비수 2명을 등지고 헤딩슛으로 연결했지만 세르히오 로메로(27·AS모나코)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전반전 내내 고전을 면치 못한 아르헨티나의 알레한드로 사벨라(60) 감독은 승부수를 던졌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페르난도 가고(28·보카 주니어스)와 곤살로 이과인(27·나폴리)을 동시에 투입했다. 5-3-2 포메이션을 4-3-3으로 바꾸며 공격에 힘을 실었다.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수비에 꽁꽁 묶여 있던 메시도 숨이 트였다. 머지않아 골세러모니를 펼쳤다.
후반 20분 이과인과 패스를 주고받은 메시는 페널티 지역 정면에서 수비수 3명을 따돌린 뒤 감각적인 왼발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는 후반 39분 나온 이비세비치의 만회골을 앞세워 추격에 나서봤지만 극적인 동점 드라마는 쓰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