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창진 기자] 벨기에가 교체 멤버가 제 몫을 해낸 가운데 알제리에 역전승을 거뒀다.
벨기에는 18일 오전 1시(한국시간) 브라질 벨루 오리존치의 에스타지우 미네이랑에서 열린 알제리와의 2014브라질월드컵 H조 1차전에서 마루안 펠라이니(27·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드리스 메르텐스(27·나폴리)의 잇딴 골을 앞세워 2-1로 역전승했다.
H조의 유력한 16강 진출 후보인 벨기에는 전반 25분 상대 소피앙 페굴리(25·발렌시아)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어려운 경기를 했지만 효과적인 교체카드로 승부를 뒤집었다.
후반 25분 펠라이니가 장신을 이용한 헤딩골로 균형을 맞췄고, 후반 35분 메르텐스의 역전골을 터뜨려 조에서 가장 먼저 승리를 신고했다.
벨기에는 1986년 멕시코월드컵에서 러시아(구 소련)을 상대로 4-3으로 역전한 이후 28년 만에 월드컵에서 역전승을 거뒀다.
한국의 첫 승 제물로 여겨졌던 알제리의 전력도 예상 외로 만만치 않은 전력을 드러냈다. 비록 역전패했지만 철저한 역습 위주로 벨기에를 어렵게 했다.
잔뜩 움크린 알제리는 전반전에 단 한 번 찾아온 역습 찬스를 놓치지 않고 득점으로 선제골을 만들어내는 등 경기 운영면에서 벨기에를 앞섰다.
전반 초반 벨기에가 볼 점유율을 높게 가져가며 주도권을 잡았다. 단순 패스만 주고받았지, 날카로움이 없어 크게 의미는 없었다. 상대 전원이 하프라인 안쪽에 깊게 수비라인을 내리면서 경기 운영에 애를 먹었다.
선제 실점을 막고자 벨기에 역시 섣불리 달려들지 않으면서 상당히 조심스러운 경기 운영을 펼쳤다. 에덴 아자르(23·첼시)를 중심으로 알제리의 측면을 몇 차례 두드려봤지만 이렇다 할 장면을 만들지 못했다. 경기가 풀리지 않자 악셀 위첼(25·제니트)의 중거리 슈팅으로 상대 수비를 이끌어 내고자 했다.
선제골은 알제리 몫이었다. 단 한 차례의 공격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전반 24분 파우지 굴람(23·나폴리)이 벨기에의 왼쪽을 돌파해 올린 크로스 과정에서 쇄도해 들어가던 페굴리가 박스 안쪽에서 얀 페르통언(27·토트넘)의 반칙을 이끌어냈다.
1분 뒤인 전반 25분 키커로 나선 페굴리가 침착히 성공시켜 알제리가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선제 실점 뒤 벨기에가 공격 템포를 끌어올리며 한 차례 공세를 퍼부었지만 알제리 수비가 자리를 잡으면서 경기는 다시 소강 상태로 흐른 채 전반전이 마무리됐다.
벨기에는 후반 시작과 함께 나세르 샤들리(25·토트넘)를 빼고 발이 빠른 드리스 메르텐스(27·나폴리)를 투입시키며 알제리 수비를 흔들고자 했다.
후반 13분에는 최전방 공격수 로멜루 루카쿠(21·에버턴)를 빼고 디보크 오리기(19·릴)를, 후반 19분 무사 뎀벨레(27·토트넘) 대신 마루안 펠라이니(27·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넣었다.
벨기에 마르크 빌모츠(45) 감독은 후반 20분도 안돼서 교체카드 3장을 모두 쓰면서 만회골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결실을 맺었다. 교체카드가 적중했다. 교체멤버들이 흐름을 바꿔놓았다. 메르텐스는 좌우 측면을 헤집는 데 성공했다. 펠라이니는 위협적인 헤딩으로 골문을 위협했다.
결국 펠라이니의 머리에서 동점골이 터졌다.
후반 25분 케빈 더브라위너(23·볼프스부르크)가 왼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중앙에서 가볍게 머리에 갖다 대 골망을 흔들었다. 펠라이니의 타점 높은 헤딩 능력이 빛을 발했다.
동점골 이후 벨기에가 주도권을 확실히 잡았다. 공격적으로 밀어붙인 끝에 역전에 성공했다.
후반 35분 메르텐스가 역전골의 주인공이었다. 빠른 역습 상황에서 왼쪽 측면을 돌파한 아자르가 반대쪽으로 넓게 벌려준 것을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골키퍼도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강력했다.
교체 선수 2명이 모두 골을 만들어 냈다. 빌모츠 감독의 용병술이 기가 막혔다.
이후 한 두 차례 공격을 주고 받은 벨기에는 2-1 승리를 지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