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창진 기자] 14년만에 노히트노런을 달성한 주인공은 찰리 쉬렉(29·NC 다이노스)이었다.
찰리는 24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LG 트윈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9이닝을 던지는 동안 안타를 하나도 맞지 않고 LG 타선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그가 LG 타선에 내준 것은 볼넷 3개 뿐이었다.
총 110개의 공을 던진 찰리는 69개를 스트라이크존에 꽂아넣었다. 삼진을 7개를 솎아냈다.
그는 최고 시속 148㎞의 직구에 커브(19개)와 컷패스트볼(19개), 체인지업(19개), 싱커(12개)를 고루 섞어던지며 LG 타선을 봉쇄했다. 슬라이더도 6개를 곁들였다.
찰리는 LG 타자들에게 주로 땅볼을 유도하면서 노히트노런을 완성했다. 야수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찰리의 노히트노런도 가능했다.
찰리는 경기 시작부터 깔끔한 피칭을 선보이며 호투를 기대케했다.
1회초 세 타자를 땅볼과 뜬공으로 물리친 찰리는 2회 이진영, 이병규(등번호 7번)를 좌익수 플라이와 유격수 앞 땅볼로 잡은 후 채은성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NC 타선은 기분좋게 출발한 찰리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2회 2사 후 조영훈의 몸에 맞는 볼과 손시헌의 중전 안타로 2사 1,2루를 만든 NC는 김태군이 상대 우익수 채은성의 실책성 플레이 속에 적시 2루타를 때려내 선취점을 뽑았다. NC는 계속된 2사 2,3루에서 임정우의 보크가 나와 1점을 더했다.
찰리가 3회 세 타자를 모두 땅볼로 물리친 후 NC 타선은 찰리의 마음을 한층 편하게 해줬다. NC는 4회 1사 1,2루에서 터진 박민우의 2타점 좌전 적시 3루타와 후속타자 이종욱의 희생플라이로 3점을 추가했다.
4회 박용택을 삼진으로 솎아낸 찰리는 오지환을 볼넷으로 내보내면서 퍼펙트게임은 좌절됐다.
그러나 찰리는 더 이상 흔들리지 않았다. 포수가 도루하려는 오지환을 잡아줘 아웃카운트를 늘린 찰리는 정성훈을 삼진으로 처리했다.
5회 이진영을 유격수 앞 땅볼로 처리한 찰리는 이병규를 삼진으로 잡은 후 채은성에게 3루수 앞 땅볼을 유도했다.
찰리는 6회 2루수 박민우의 호수비 덕에 조쉬벨을 2루수 앞 땅볼로 잡았다. 2루수 왼쪽으로 가는 타구였지만 박민우는 무릎을 꿇으면서 백핸드로 이를 잡아 1루에 송구했다.
야수의 호수비 덕에 힘을 얻은 찰리는 김재민을 삼진으로 잡은 후 박경수를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하고 깔끔하게 이닝을 마무리했다.
7회 선두타자 박용택을 1루수 앞 땅볼로 잡은 찰리는 오지환에 볼넷을 헌납했다. LG의 이날 경기 두 번째 출루.
이어진 상황에서 찰리는 정성훈에게 잘 맞은 타구를 허용했다. 그러나 타구가 휘면서 우측 파울지역으로 날아갔다. 이 때 이종욱이 찰리에게 힘을 실었다. 이종욱은 전력질주해 정성훈의 타구를 잡았다.
찰리는 이진영을 2루수 앞 땅볼로 처리, 노히트노런 기대감을 높였다.
찰리는 투구수가 늘어나면서 제구가 흔들리는 모습이었다. 노히트노런도 신경을 쓰는 듯 보였다. 그는 8회 선두타자 이병규를 볼넷으로 내보냈다.
하지만 채은성을 삼진으로 돌려세운 찰리는 벨에게 투수 앞 땅볼을 유도했다. 벨은 이를 잘 잡아 2루에 송구했고, 병살로 연결됐다.
8회까지 찰리가 안타를 맞지 않으면서 잠실구장 전체가 술렁였다. 기자실에서도 "설마"하는 분위기가 감돌았다. NC 관중석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9회 NC의 공격이 끝난 후 다시 찰리가 마운드에 서자 잠실구장은 잠시 숨을 죽였다. 이내 NC 관중석 쪽에서는 찰리를 응원하는 소리가 터져나왔다.
찰리가 대타로 나선 김용의까지 유격수 앞 땅볼로 요리하자 잠실구장의 기대감은 한층 커졌다. 찰리가 박경수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후에는 3루측 관중석에서 찰리를 연호하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찰리가 박용택에게 뜬공을 유도했고, 좌익수 김종호와 중견수 나성범이 달려가다 김종호가 타구를 잡았다.
직후 찰리는 두 팔을 번쩍 들어보였고, 포수 김태군은 어느 때보다 빠르게 마운드 위로 달려가더니 찰리를 뜨겁게 껴안았다. 야수들도 기뻐하며 찰리를 축하했다.
경기 후 NC의 김경문(56) 감독은 "팀에게 중요한 고비였는데 연패를 잘 끊었다. 찰리가 큰 기록을 남겼다. 찰리의 노히트노런은 생각도 못했다"며 "찰리가 안타를 맞으면 교체하려고 했는데 맞지 않더라. 찰리의 노히트노런을 축하한다"고 밝혔다.
LG의 양상문(51) 감독은 "감독 부임 이후 가장 의욕없고 무기력한 경기를 펼친데 대해 팬들에게 죄송하다. 앞으로 이런 경기는 다시 하면 안된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면서도 "찰리의 노히트노런은 축하한다"고 박수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