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창진 기자] '캡틴' 스티븐 제라드(34·리버풀)가 잉글랜드 축구의 미래를 걱정했다.
'축구종가' 잉글랜드는 2014브라질월드컵 D조 조별리그 1차전 이탈리아전(1-2)과 2차전 우루과이전(1-2)에서 잇달아 패하면서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1958스웨덴월드컵 이후 56년 만의 조별리그 탈락이다.
제라드는 24일(한국시간) 영국방송 BBC와의 인터뷰에서 "어린 선수들은 배고픔과 열정이 없다"며 "십대 선수들은 너무 빨리 백만장자가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축구는 선수들에게 돈과 명성 등 모든 것을 가져다준다"면서도 "만약 올바른 정신상태를 가진 선수라면 최고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우리는 그런 선수들이 더 많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축구 클럽 재무 상태에 대한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2012~2013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선수 평균 주급은 3만1000파운드(5358만원)다.
제라드는 "우리는 균형있게 선수를 뽑아야 한다. 여전히 세계 최고의 리그를 갖고 있지만 잉글랜드의 미래를 위해선 선수들의 범위를 확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BBC에 따르면 2013~2014시즌 EPL에서 활약하는 잉글랜드 출신 선수는 32.26%다. 6년 전인 2007~2008시즌(35.43%) 때보다 3% 줄어든 수치다. 리그 수준은 높아졌지만 자국 출신 선수들은 점차 사라지고 있는 셈이다.
다른 주요 유럽 리그와 비교해도 적은 규모다. 스페인 프리메라리에선 59%, 독일 분데스리가에선 50%의 자국 선수들이 활약하고 있다.
잉글랜드는 이번 월드컵에서 세계 최고의 리그를 가졌음에도 조별리그에서 2경기 만에 탈락하는 모순을 보여줬다.
일찌감치 짐을 싸게 된 제라드는 "잠을 못 잤다"며 "나는 이 팀의 주장으로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아쉬움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