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창진 기자] 마지막 한 장 남은 8강 티켓은 벨기에의 차지였다. 벨기에가 연장 접전 끝에 미국을 누르고 8강행 막차를 탔다.
벨기에는 2일 오전 5시(한국시간) 브라질 사우바도르의 아레나 폰치 노바에서 열린 미국과의 2014브라질월드컵 16강전에서 전·후반 90분 동안 득점없이 승부를 가리지 못했지만 연장전에서 2골을 뽑아내며 2-1로 이겼다.
벨기에는 연장 전반 3분 케빈 더브라위너(23·볼프스부르크)가, 연장 전반 15분 로멜루 루카쿠(21·에버턴)가 각각 골을 터뜨렸다. 연장 후반 2분 상대 줄리언 그린(19·바이에른 뮌헨)에게 1골을 허용했다.
이번 대회 가장 큰 다크호스로 평가받고 있는 벨기에는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12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나와 8강까지 오르는 저력을 과시했다.
제2의 황금세대를 구축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벨기에는 1986년 멕시코대회(4강) 이후 28년 만에 8강을 밟았다. 3승으로 가볍게 조별리그를 통과한 벨기에는 1승1무1패를 기록, 가까스로 16강에 오른 미국을 따돌리며 실력을 유감없이 뽐냈다.
위르겐 클린스만(50·독일) 감독을 영입해 12년 만에 8강에 도전했던 미국은 2개 대회 연속 16강 진출에서 만족해야 했다.
이로써 16강 8경기가 모두 마무리되면서 8강 대진이 완성됐다. 사흘 간 휴식기를 보낸 뒤 5~6일 하루 2경기씩 두 차례 8강 승부가 펼쳐진다.
프랑스와 독일이 5일 오전 1시 리우데자네이루의 이스타지우 두 마라카낭에서, 같은 날 오전 5시 브라질과 콜롬비아가 포르탈레자의 이스타지우 카스텔랑에서 맞붙는다.
6일 오전 1시에는 벨기에와 아르헨티나의 8강이 브라질리아의 이스타지우 나시오날에서 열리고, 오전 5시 사우바도르의 아레나 폰치 노바에서는 네덜란드와 코스타리카가 4강 티켓을 놓고 다툰다.
이번 대회 16강전은 총 8경기 가운데 5차례나 연장 승부를 벌여 2000년 이후 벌어진 월드컵 가운데 가장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2002한·일월드컵(3회)·2006독일월드컵, 2010남아공월드컵 2회 기록을 뛰어넘었다.
8강 진출 팀 모두 조별리그에서 각조 1위를 차지한 팀들이어서 주목된다.
조별리그 H조 한국과의 마지막 경기에서 주전 멤버에게 휴식을 줬던 벨기에는 이날 필승조를 모두 가동했다.
4-2-3-1 포메이션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디보크 오리기(19·릴)를 배치하고, 에덴 아자르(23·첼시)·케빈 더브라위너(23·볼프스부르크)·드리스 메르턴스(27·나폴리)를 2선 미드필더에 세웠다.
중원은 마루안 펠라이니(27·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악셀 위첼(25·제니트)이 지켰다. 부상중인 주전 수비수 뱅상 콩파니(28·맨체스터 시티)까지 선발로 복귀했다.
전반전은 벨기에가 전체적인 주도권을 쥐고 미국을 흔들었다. 측면 돌파가 위협적인 아자르를 활용해 미국의 측면을 계속해서 공략했다.
전반 45분 동안 49%-51%로 볼 점유율은 그다지 높지 않았지만 슈팅 수에서 9-2, 유효슈팅도 8-1로 벨기에가 미국을 압도했다. 벨기에의 창과 미국의 방패의 대결이라고 해도 크게 무리는 없었다.
미국은 전반 초반 상대적으로 발이 느린 벨기에의 포백 라인을 감안해 스피드 경합을 붙이는 방식으로 해법을 찾으려고 했지만 제대로 통하지 않았다. 전반 중반 이후부터는 벨기에의 파상공세를 막아내기에 급급했다.
전반 내내 미국을 몰아붙였던 벨기에는 상대 문전까지 만들어가는 공격 전개는 좋았지만 마무리 과정이 매끄럽지 못해 득점없이 전반을 마쳤다.
터질 듯 말듯 한 분위기는 후반전에도 계속 됐다. 벨기에가 여러 차례 미국 골문을 두드렸지만 골키퍼 팀 하워드의 선방이 이어지면서 골이 터지지 않았다.
결국 승부는 연장으로 넘어갔다.
마르크 빌모츠(45) 감독은 그동안 부진했던 루카쿠를 교체 투입시켜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루카쿠는 투입되자마자 더브라위너의 선제골을 도왔다.
더브라위너는 연장 전반 3분 루카쿠가 오른쪽 측면에서 내준 패스를 받아 오른발 슈팅으로 반대편 골포스 안쪽으로 정확히 차 넣었다.
기세가 오른 벨기에는 연장 전반 15분 터진 루카쿠의 추가골까지 보태 미국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벨기에는 연장 후반 2분 미국의 줄리언 그린(19·바이에른 뮌헨)에게 1골을 허용하며 위기를 맞았지만 남은 시간 미국의 파상공세를 잘 막아 2-1 승리를 지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