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창진 기자] 류현진(27·LA 다저스)이 10승 문턱에서 주저앉았다. 본인은 제 몫을 했지만 동료들의 크고 작은 실수로 판이 엎어지면서 속이 더욱 쓰렸다.
류현진은 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 메이저리그(MLB)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인터리그 경기에 선발로 나섰다.
올 시즌 유독 성적이 좋지 않은 안방·낮 경기였다. 유감스럽게도 류현진을 괴롭힌 것은 이것이 전부가 아니었다.
다저스 야수진은 1회초부터 어정쩡한 수비로 류현진의 어깨를 무겁게 했다. 헨리 라미레스의 부상으로 유격수로 나선 카를로스 트리운펠은 1사 2루에서 자신에게 향하는 땅볼을 빠뜨려 1,3루 위기를 만들었다. 트리운펠은 2회에는 병살 플레이에 실패하면서 체면을 구겼다.
두 차례 실책성 플레이에도 류현진은 꿋꿋이 마운드를 지켰다. 1회 1,3루 위기를 삼진 2개로 벗어나면서 초반 분위기가 넘어가는 것을 막아냈다. 4회 2점을 빼앗기긴 했지만 7회까지 더 이상의 추가 실점은 없었다.
주전 선수 대부분이 휴식을 이유로 빠진 타선은 류현진을 돕지 못했다. 류현진은 0-2로 끌려가던 5회 2사 1루에서 좌측 선상에 떨어지는 2루타로 직접 선제 타점을 올렸다. 이 안타로 잠시 깨어난 다저스 타자들은 2점을 보태 3-2 역전에 성공했다.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은 1점차 리드가 유지되던 8회 류현진 대신 브라이언 윌슨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는 이날 경기의 결정적인 패착이 됐다.
윌슨은 볼넷 3개와 안타 2개로 순식간에 3실점, 류현진의 2년 연속 10승을 허공으로 날렸다. 좌익수 송구 실책은 가뜩이나 불안하던 윌슨을 더욱 뒤흔들었다.
7회까지 류현진의 투구수는 101개였다. 한 이닝을 더 던지는 것도 가능했지만 매팅리 감독은 불펜의 힘을 믿었다. 야구에서 만약은 존재하지 않지만 1회와 2회 실책이 없어 류현진이 투구 수를 줄였더라면 류현진이 8회까지 마운드를 지키면서 2년 연속 10승에 성공했을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