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창진 기자] "세계 최고의 왼발잡이를 가리자."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28·바르셀로나)와 아리언 로번(30·네덜란드)이 브라질월드컵 4강전에서 격돌한다.
아르헨티나와 네덜란드는 각각 벨기에와 코스타리카를 제치고 4강전에 진출했다. 양 팀의 4강전은 오는 10일 오전 5시(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의 아레나 지 상파울루에서 열린다.
두 팀이 월드컵 본선에서 만나는 것은 2006독일월드컵 이후 8년 만이다.
가장 큰 관심을 모으는 것은 역시 에이스 메시와 로번의 맞대결이다.
이들은 나란히 왼발잡이로 각각 스페인과 독일을 대표하는 명문 클럽에서 활약 중이다. 둘이 이번 대회에서 기록한 골도 모두 왼발에서 나왔다.
메시는 현역 최고 선수로 꼽힌다. 이날 경기 전까지 조별리그 3경기와 16강전에서 4경기 연속으로 국제축구연맹이 선정하는 MOM(man of the match· 경기 최우수선수)에 이름을 올렸다.
앞서 2006독일월드컵과 2010남아공월드컵에서 극도로 부진했던 그는 이번 대회를 통해 월드컵 징크스를 완전히 털었다.
현재 4골을 기록 중으로 6골을 넣은 하메스 로드리게스(23·AS모나코)의 뒤를 이어 브라질의 네이마르(22·바르셀로나), 독일의 토마스 뮐러(25·바이에른 뮌헨)와 함께 득점부문 공동 2위에 올라 있다.
로드리게스는 콜롬비아가 탈락함에 따라 6골로 대회를 마친 상태. 또 네이마르는 척추 골절상으로 월드컵을 접었다.
메시 입장에서는 1986멕시코월드컵 이후 28년 만에 조국 아르헨티나에 월드컵 우승을 안김과 동시에 득점왕 등극도 노린다. 네덜란드와의 맞대결이 중요한 이유다.
네덜란드는 로번이 연일 절정의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로번은 이번 대회에서 3골을 기록 중이다.
네덜란드가 코스타리카와의 8강전에서 고전하며 승부차기까지 가는 중에도 로번은 활발한 움직임으로 제 몫을 했다.
30대에 접어들었지만 체력적인 부담도 느끼지 않는 모양이다. 연장전에서도 펄펄 날았다.
조별리그에서 가장 큰 관심을 모았던 스페인과의 첫 경기에서 로번은 2골을 터뜨리며 네덜란드의 5-1 대승을 이끌었다. 전 대회 결승 파트너와의 대결에서 이변에 가까운 결과를 낸 것이다.
네덜란드는 이번 대회에 출전한 국가 중 콜롬비아와 함께 12골로 가장 강력한 공격력을 가지고 있다. 전력의 핵심인 로번이 상대 수비진을 휘저은 결과다.
그러나 메시와 로번 모두 불안 요소가 있다. 파트너이다.
메시의 특급 파트너 앙헬 디 마리아(26·레알 마드리드)가 8강전에서 부상을 입어 준결승에 나설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로번의 파트너 로빈 판 페르시(31·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건재하지만 코스타리카전에서 드러났듯 전방에서 고립될 경우, 쉽게 실마리를 찾지 못한다.
아르헨티나와 네덜란드는 독일월드컵 조별리그에서 만났다. 당시 득점 없이 비겼다. 역대 전적에서는 네덜란드가 8전 4승3무1패로 우위에 있다. 월드컵에서는 2승1무1패.
그러나 가장 중요했던 1978아르헨티나월드컵 결승전에서는 아르헨티나가 3-1로 승리, 처음으로 월드컵 정상에 올랐다.
3번째 우승을 기대하는 아르헨티나의 메시와 남아공월드컵 준우승의 아쉬움을 씻으려는 네덜란드의 로번이 곧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