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창진 기자] 2014브라질월드컵 '골든슈(득점왕)' 주인의 향방은 14일(한국시간) 오전 4시 브라질 리우 데 자네이루의 에스타지우 마라카낭에서 치러진 독일과 아르헨티나의 결승전까지 오리무중이었다.
콜롬비아의 에이스 하메스 로드리게스(23·AS모나코)와 독일의 '신형전차' 토마스 뮐러(25·바이에른 뮌헨)가 한 골 차로 치열한 2파전을 벌이는 가운데 아르헨티나의 '슈퍼스타' 리오넬 메시(27·FC바르셀로나)가 4골1도움으로 이들을 맹추격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날 결승전에서 뮐러와 메시가 골 사냥에 실패해 결승전은 커녕 준결승전에도 나서지 못했던 로드리게스가 두 선수를 제치고 골든슈를 신을 수 있게 됐다.
로드리게스는 콜롬비아가 지난 5일 브라질과의 8강전(1-2 패)에서 분패, 4강 진출에 실패하면서 더 이상 골 사냥을 할 수 없었다. 조별리그부터 이어온 연속 득점 행진 역시 '5경기'에서 멈춰야 했다.
로드리게스로서는 숨죽인 채 경쟁자들의 활약을 지켜만 봐야 했다.
로드리게스의 그런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뮐러는 다른 팀도 아닌 브라질과 9일 가진 준결승전(7-1 승)에서 득점포를 재가동했다.
뮐러는 앞서 조별리그 G조 3경기에서 4골1도움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하다가 16강 알제리전(2-1 승)에서 도움 1개에 그치고, 8강 프랑스전(1-0 승)에서 침묵해 우려를 낳았다. 그러나 이날 전반 11분 대승의 물꼬를 트는 선제골을 시작으로 도움 1개까지 기록하며 오랫동안 머물렀던 득점 공동 2위(4골)에서 벗어나 단독 2위(5골3도움)로 치고 나서 로드리게스를 위협했다.
그러나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독일이 1-0 우승을 차지했지만 뮐러가 아닌 마리오 괴체(22·바이에른 뮌헨)의 발 끝에서 나오면서 뮐러는 지난 2010남아공월드컵(5골3도움)에 이은 '2개 대회 연속 골든슈'라는 사상 초유의 기록 작성에 실패했다.
로드리게스의 6골2도움 기록은 지난 2002한일월드컵(브라질 호나우두·8골) 기록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2006독일월드컵(독일 미로슬라프 클로제·5골)과 남아공월드컵 등 지난 2개 대회 기록을 넘어선 것이고, 준결승전을 거쳐 결승전까지 오른 호나우두와 클로제, 3·4위전까지 치른 뮐러와 달리 8강까지 불과 5경기에서 거둔 성과여서 더욱 고무적이다.
게다가 8강전에서 맞선 브라질의 골키퍼 줄리우 세자르(35·토론토)가 칠레와의 16강전(1-1 무 PK 3-2 승)을 통해 국제축구연맹(FIFA) 경기 최우수 선수(MOM)으로 뽑힌 골키퍼이기에 대단할 수 밖에 없다.
로드리게스는 팀의 탈락으로 골든슈밖에 차지할 수 없었다. 나이가 1991년생이어서 최우수신인상(현대 베스트 영플레이어상)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 월드컵이 낳은 최고 스타로 떠오르며 이미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레알 마드리드를 비롯한 수많은 빅 리그의 빅 팀들의 러브콜을 받게 된 만큼 올 여름 이적시장을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
레알 마드리드는 이미 AS모나코에 로드리게스의 이적료로 최고 6000만 유로(약 823억원)를 제시했다.
로드리게스는 지난해 여름 이적료 4500만 유로(약 617억원)에 포르투갈 리그의 FC포르투에서 AS모나코로 이적했다. 계약기간은 5년.
1년 사이에 1500만 유로가 상승된 셈이다. AS모나코는 최소 7500만 유로(약 1029억원)가 아니면 로드리게스를 보내지 않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는데 로드리게스의 득점왕 등극으로 더 올리지 않더라도 최소한 할인해주는 일은 없을 듯하다.
생애 첫 월드컵 무대에서 자신의 우상인 포르투갈의 '슈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9·레알 마드리드)도 이루지 못한 월드컵 득점왕을 차지한 로드리게스의 다음 행보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