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2.20 (토)

  • 흐림동두천 7.6℃
  • 구름많음강릉 14.9℃
  • 구름많음서울 8.6℃
  • 박무대전 10.6℃
  • 연무대구 13.3℃
  • 맑음울산 17.3℃
  • 박무광주 11.7℃
  • 구름조금부산 17.0℃
  • 흐림고창 9.9℃
  • 흐림제주 16.2℃
  • 구름많음강화 7.4℃
  • 흐림보은 9.2℃
  • 흐림금산 12.9℃
  • 흐림강진군 14.1℃
  • 맑음경주시 16.3℃
  • 구름조금거제 15.8℃
기상청 제공

문화

[기획시리즈] 인천 앞바다 섬 기행 - ① 연평도

URL복사

역사의 아픔과 바다의 삶이 뒤엉킨 그리움의 섬

[인천=남용우 기자] 세월호 참사는 남북한 충돌 등 사안이 있을 때마다 단골 피해지역인 옹진군마저 얼어붙게 만들었다. 총 100개의 섬에 유인도 25개인 옹진군은 농업 인구가 줄어들며 그동안 수산자원에 의지해 왔다. 그러나 환경변화에 따른 생태계 파괴 등으로 자원이 고갈되며 생활에 어려움이 따르자 수입원을 관광산업으로 돌렸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 옹진군을 찾는 관광객이 세월호 참사 여파로 지난해 비해 절반 가까이 줄어들며 주민들의 생활에 큰 고통을 받고 있다. 유일한 교통수단인 여객선 노선이 줄어든 데다 안전운항 강화로 결항이 잦아지며 관광객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이에 본보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옹진군 섬 주민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섬 관광 시리즈를 5회에 걸쳐 연재 한다. <편집자 주>

기차가 달리는 것 같은 그리움의 섬이 바로 연평도다. 연평도는 그 모양이 바다 위를 달리는 열차 모양으로 평평하게 생겼다하여 연평도라 불린다. 황해도 해주에 있는 수양산으로부터 일곱 번째 있는 섬으로 길게 늘어선 열차의 형상과 같다. 790가구 1573명이 사는 연평도는 총 7.28㎢에 농지가 1.12㎢다.

1999년 6월15일 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벌어진 남북간의 연평해전은 우리에게 큰 교훈을 주고 있다. 해상의 실질적인 경계선을 놓고 수십 년 간 지속해온 갈등의 ‘시한폭탄’이 터진 것이다. 이날 북방 경비정 4척은 북한의 꽃게잡이 어선 20척과 함께 북방한계선(NLL) 남쪽 2㎞ 해역까지 침범을 강행했다.

우리나라 해군은 곧장 고속정과 초계함 등 10여척을 투입, 오전 9시7분과 20분 두 차례에 걸쳐 선체를 충돌시켜 밀어내는 과정에서 교전으로 확대됐다. 승리를 거군 우리 군은 장병들의 무훈을 기리는 뜻에서 전장이 바라다 보이는 당 섬에 전승비를 건립했다. 꽃게를 두고 벌어진 남북간의 싸움은 그 후 3년 만에 동일지역에서 유사 형태의 ‘서해교전’을 야기하며 역사의 한 장을 남겼다.

연평도는 북한 부포항과 불과 10㎞ 떨어져 군사전략상 중요한 위치로 전체 면적의 80%를 군 시설물이 들어섰고 많은 병력이 주둔하고 있다. 그러나 연평도하면 꽃게, 서해해전보다 우선으로 떠오르는 것이 조기다.

◆“돈 실러가세, 돈 실러가세, 연평바다로 돈 실러가세”

조기파시(생선시장)로 유명했던 섬 연평도. 이제 ‘만선의 바다’는 옛 이야기가 되어 버렸지만 이곳 주민들은 여전이 바다의 풍요를 만끽했던 그 시절을 잊지 못하고 있다. 지금도 연평도 곳곳에는 조기의 흔적이 남아있다.

조선왕조 16대 인조 14년 안목어장 일대에서 가시나무를 이용, 조기를 대량으로 잡아들인 임경업 장군을 제향하는 ‘충민사’가 대표적이다. 고기가 많은 좋은 어장을 비유해 흔히 ‘물 반 고기 반’ 하는데 안목어장은 조기가 바다를 메워 가시나무를 갯벌에 꽂아두면 간조 시 수많은 조기가 가시나무의 가시마다 걸렸다고 하며 이것이 연평도 조기잡이의 시초가 됐다고 한다.

남부리엔 2001년 지어진 ‘조기박물관’이 자리 잡아 화려했던 옛 연평도를 재조명하고 있다. 입구의 비석은 ‘어업에 종사하고 있는 총 3000척 이상 선박이 조기의 대군을 쫓아 일대 해전과 같은 장관을 이루었다’고 전하며 당시의 사진과 함께 슬라이드를 보여주고 있다.

이제 연평도는 식탁에서 비싼 몸값을 자랑하고 있는 ‘꽂게시대’를 열고 있다. 일명 ‘밥도둑’으로 불리는 간장게장은 해외수출이 늘어나 연평주민들을 윤택하게 해줬으나 중국 어선들의 싹쓸이 조업으로 씨가 말라가는 형편이다.

섬은 아직까지 외지인들의 때를 많이 타지 않았다. 취약한 해상교통이 주 원인으로 여객선은 고려고속훼리호가 1일 1회 왕복운항(2시간)하며 코스모마린이 주 4회 운항한다. 편도요금이 4만2900원이며 인천시민은 2만1450원(50% 할인)이다. 교통은 불편해도 이 섬은 자연 그대로 많은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얼굴바위

한마디로 자연이 만든 조각품이다. 오똑한 콧날, 바다를 응시하는 듯한 눈매, 반듯한 이마 등 잘 생긴 남자의 얼굴 옆모습과 똑같이 생겨 ‘얼굴바위’라 부른다. 연평도의 대표적인 바위로 섬 입항 때 배 선상에서 바라보는 모습이 일품이다.

◆빠삐용절벽

연평도의 산과 바다, 그리고 절벽엔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아 오히려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는 것들이 많다. 그 중 백미가 ‘빠삐용절벽’이다. 누가 언제부터 빠삐용이라는 그럴듯한 이름을 붙여주었는지는 정확하지 않다. 그러나 빠삐용 영화에 나오듯 절벽으로 걸어가는 숲길 모양이 비슷하다.

◆조기역사관

연평도 역사와 함께하는 조기잡이 풍물을 재조명하고 있다. 자라나는 2세들의 교육장소로 활용하기 위해 건립한 조기역사관은 북서쪽으로 병풍바위를 비롯한 옹돌해변의 기암괴석이 절정을 이룬다.

◆충민사

이곳 어민들에게 조기 잡는 법인 ‘어살’을 가르쳐 준 고마움을 기리기 위해 어민들이 직접 임경업 장군의 사당을 모신 곳이다. 임 장군이 가르쳐 준 ‘어살’은 서남해안의 가장 중요한 어로 도구로 어구분류상 방책류에 속한다.

◆연평도 일몰

연평도의 일출과 일몰은 신이 만들어내 아름다움 그 자체다. 마을 앞 모의도 바위섬 사이로 솟아오르는 일출은 마치 해바다의 일출을 연상하게 한다. 장엄하며 구지도 3개 섬과 개펄 사이로 지는 노을 또한 여행객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하기에 충분하다.

◆구리동해변과 가래칠기해변

북녘 해안이 보이는 곳에 위치한 자연해변으로 길이 1㎞, 폭 200m의 모래사장으로 이뤄져 있다. 기암괴석, 흰자갈, 고운모래가 나란히 펼쳐진 곳으로 해송이 함께 어우러져 한 여름을 만끽하기에는 그만이다. 또 빠삐용 절벽에서 오른쪽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곳이 가래칠기 해변이다. 알록달록한 자갈과 굵은 모래알들이 발에 밝히는 천연해변이다. 군데군데 넓적한 바위들이 터를 닦고 있어 아무데나 걸터앉으면 그곳이 곧 쉼터가 된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비만학회·한국릴리 미디어 세션...올바른 비만·2형당뇨병 관리 방안 모색'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비만을 질환으로 인식하고, 정부가 적극적인 치료를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견이 나왔다. 17일 대한비만학회와 한국릴리가 17일 비만과 2형 당뇨병을 사회적 건강 과제로 규정하고, 치료 중심의 관리 전략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릴리와 대한비만학회는 이날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사회적 건강 과제 해결을 위한 올바른 비만·2형당뇨병 관리 방안 모색'을 주제로 미디어 세션을 공동 개최했다. 이번 세션은 국내 비만·당뇨병 치료 환경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인크레틴 기반 주사 치료제를 포함한 최신 치료 옵션이 적절히 활용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논의하고 미충족 수요를 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제2형 당뇨병 및 비만 치료에 사용되고 있는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의 약물들이 사용되고 있으며, 최근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등 여러 비만치료제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첫 번째 연사로 나선 대한비만학회 총무이사인 이재혁 명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왜 비만 치료가 중요한가?: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한 대한비만학회의 노력'을 주제로 학회의 활동을 소개하면서 "비만은 단순한 체중증가 상태가 아닌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지만, 여전히 법정비급여 질환

정치

더보기
내란특검 수사 결과에 與“헌정 회복 이정표”vs野“태산명동서일필로 끝난 정치보복”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15일 발표된 내란 특검 최종 수사 결과에 대해 여야는 상반된 평가를 내렸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헌정 회복에 많은 기여를 했음을 강조한 반면 국민의힘은 성과 없는 ‘내란몰이’로 평가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는 16일 국회에서 개최된 원내대책회의에서 “'12·3 내란사태는 권력 유지를 위한 불법 계엄이었다‘ 어제 내란 특검은 12·3 내란 사태 수사의 결론을 공식 발표했다”며 “활동을 마무리한 내란 특검은 헌정을 회복하기 위한 중요한 이정표였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주의를 무너뜨리려 한 시도에 국가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분명히 보여준 과정이었다. 관련자 기소와 사실 규명, 책임 구조의 윤곽까지 의미 있는 성과를 남겼다. 누구든 헌정을 흔들면 철저하게 책임을 묻는다는 원칙도 분명히 세웠다”며 “아직 남은 과제도 분명하다. 내란의 기획과 지휘 구조, 윗선 개입 여부 등 핵심 쟁점 가운데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김병기 원내대표는 “재판은 신속하고 단호하게 진행돼야 한다”며 “준엄한 단죄로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은 내란 세력을 결코 용인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민주주의의 역사에 분명히 새겨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대법원, 내란전담재판부 설치...“특별법 계획대로 추진”vs“위헌 법률 만들 이유 사라져”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대법원이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를 위한 예규를 제정한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를 위한 특별법 제정을 계획대로 추진할 것임을 밝혔고 국민의힘은 내란전담재판부 특별법 제정 추진 중단을 촉구했다. 대법원은 18일 보도자료를 발표해 “2025년 12월 18일 개최된 대법관 행정회의에서 ‘국가적 중요사건에 대한 전담재판부 설치 및 심리절차에 관한 예규’를 제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행 헌법 제108조는 “대법원은 법률에 저촉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소송에 관한 절차, 법원의 내부규율과 사무처리에 관한 규칙을 제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정할 예규의 주요 내용은 형법상 내란의 죄와 외환의 죄, 군형법상 반란의 죄에 대한 사건의 국가적 중요성, 신속 처리 필요성을 감안해 대상사건만을 전담해 집중적으로 심리하는 전담재판부를 설치하는 것이다. 현행 형법 제87조(내란)는 “대한민국 영토의 전부 또는 일부에서 국가권력을 배제하거나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처벌한다. 1. 우두머리는 사형, 무기징역 또는 무기금고에 처한다. 2. 모의에 참여하거나 지휘하거나 그 밖의 중요

문화

더보기
고립돼 가는 현대인의 내면... 연극 ‘동물원 이야기’ 공연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에드워드 올비의 대표작 ‘동물원 이야기(The Zoo Story)’가 12월 20일(토) 오후 2시 밀양아리나 꿈꾸는 극장에서 관객과 만난다. 이번 공연은 밀양시가 주최하고 대경대학교 공연예술ICC가 주관하며, 극단 가변과 극단 예빛나래가 공동 제작했다. 작품은 뉴욕 센트럴파크의 한 벤치에서 우연히 마주친 두 인물 제리와 페트라(원작의 피터를 여성으로 트랜스한 설정)의 대화를 통해 현대 사회의 고립과 소통의 부재를 날카롭게 드러내는 심리극이다. 사회의 주변인에 가까운 제리와 평범한 중산층 페트라의 만남은 인간 존재의 본질과 관계의 의미를 드러내며, 예상치 못한 결말로 관객에게 깊은 질문을 던진다. 이번 무대는 ‘1960년대 초연 이후 지금 시대에도 공감할 수밖에 없는 에드워드 올비의 대표작을 새롭게 해석한 공연’을 표방하며, 도시의 소음 속에서 점점 고립돼 가는 현대인의 내면을 섬세하게 포착한다. 작품은 단 두 명의 인물과 최소한의 공간만으로도 강렬한 긴장과 몰입을 만들어 내며, 관객에게 나와 타인 간의 거리와 소통의 의미를 되묻는다. 대경대학교 연극영화과 교수이자 연출을 맡은 배우진은 “‘동물원 이야기’는 시대가 바뀌어도 여전히 유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마음이 전하는 따뜻한 이야기: 아직 살 만한 세상이다
일상생활과 매스컴 등을 통해 우리가 마주하는 세상은 때로는 냉혹하고, 험악하고, 때로는 복잡하게 얽혀 있어 사람들의 마음을 삭막하게 만든다. 하지만 문득 고개를 돌렸을 때, 혹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마주하는 작고 따뜻한 선행들은 여전히 이 세상이 살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마치 어둠 속에서 빛나는 별들처럼, 우리 주변에는 서로를 향한 배려와 이해로 가득 찬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펼쳐지고 있다. 최근 필자가 경험하거나 접한 세 가지 사례는 ‘아직 세상은 살 만하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해 소개할까 한다. 첫 번째 이야기: ‘쪽지 편지’가 부른 감동적인 배려 누구나 한 번쯤은 실수를 저지른다. 아무도 없는 어느 야심한 밤. 주차장에서 타인의 차량에 접촉 사고를 냈는데 아무도 못 봤으니까 그냥 갈까 잠시 망설이다가 양심에 따라 연락처와 함께 피해 보상을 약속하는 간단한 쪽지 편지를 써서 차량 와이퍼에 끼워놓았다. 며칠 후 피해 차량의 차주로부터 뜻밖의 연락을 받았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는 손해배상 절차에 대한 이야기부터 오가기 마련이지만, 차주분은 “요즘 같은 세상에 이렇게 쪽지까지 남겨주셔서 오히려 고맙다”며, 본인이 차량수리를 하겠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