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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공연]다산으로 찾는 근대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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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락에 어깨가 ‘들썩들썩’


다산의 삶을 통해 근대문화 찾는 <정약용 프로젝트>



“시는 나라를 걱정해야
한다. …(중략)… 시를 지을 때 역사적 사실을 인용한답시고 걸핏하면 중국의 일이나 인용하고 있으니 이것 또한 볼품 없는 것이다. 다산
정약용.”

한 소녀가 시를 읊으며 이해할 듯 말 듯 고개를 갸우뚱 거린다. 그러다가 “‘정’말 ‘약’오르지 ‘용’!”하며 웃어제낀다. <정약용
프로젝트>의 첫 장면을 보는 관람객은 정약용에 대한 고정관념을 머리 속에서 깨끗히 지우고 그가 살았던 조선시대로 빠져들었다.


정약용을 통해 근대문화 찾기

<정약용 프로젝트>는 ‘목민심서’를 쓴 조선시대 실학자 정약용을 무대 위에 올렸다. 역사적 인물을 소재로 다룬 <명성황후>,
<안중근>이 개인의 삶에 촛점을 맞추었다면 <정약용 프로젝트>는 개인의 삶을 통해 보여지는 시대상황에 촛점을 맞추고
있다. 기득권 유지를 위해 정조의 개혁에 사사건건 반대하는 노론들, 관리들의 횡포에 더욱 더 궁핍해지는 백성들, 천주교와 서학의 유입...정약용의
삶과 사상은 여기서부터 출발했다. 극단 아리랑은 조선시대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을 아우르는 정약용의 삶과 사상이 전통문화에서 현대문화로
넘어가는 연결고리, 즉 ‘주체적인 근대문화’라고 말한다.


다산 정약용이 꿈꾸는 세상

연극은 정약용이 과거에 급제하고 마을잔치가 벌어지는 시점부터 이야기를 풀어낸다. 광대들의 우스꽝스런 놀이로 한껏 흥이 난 마을사람들은 북소리에
맞춰 춤을 춘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갑자기 나타난 모녀가 잔치의 분위기를 깼다. 군포에 팔려가는 딸과 이를 붙잡는 어미의 모습에 정약용은
궁핍한 백성들의 삶을 목격하고 충격을 받게 된다. “승냥아, 이리떼야, 내 이제 줄 것 없다. 살가죽을 벗겨줄까.” 딸을 보내는 어미의
통곡은 북소리에 맞춰 노래가 된다.

과거에 급제하여 궁에 입궐한 정약용은 권력에 찌든 노론무리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정조의 수원성 건축을 돕는다. 노래하며 어깨를 들썩이는 백성들은
정약용 칭찬에 입이 마른다. “정약용이 거중기를 만들었대요.”, “일자리가 생겨서 굶지 않으니 얼마나 좋아요.”

4명의 노론들은 정약용을 없앨 음모를 꾸미기 위해 목욕탕에 모인다. 목욕탕 안에서 노론들은 서열에 따라 서로의 등을 밀어주고 벗은 몸이
멋진(?) 인물 앞에서는 고개도 못드는 우스꽝스런 모습을 보인다. 노론들의 표정과 말은 자신들의 치졸함과 간사함을 그대로 드러내 관객들의
비웃음을 자아냈다.

서학을 접하며 인간의 사랑과 평등, 백성들을 위한 실용주의에 대해 고민하던 약용은 노론의 모함으로 조정에서 떠날 것을 밝힌다. 먹물통을
가진 오징어로 표현된 노론과 자신을 백로로 칭하는 정약용이 서로 노래를 주고 받는다. “더러워지면 어때? 너도 빨리 우리와 함께 먹이를
구하러 다니자.”, “난 굶어죽는 한이 있어도 백로로 이 곳에 서 있겠소.” 백로의 노래는 노론의 유혹에도 흔들림 없는 약용의 마음을 잘
표현해 주고 있었다.

정약용이 떠나 정조의 개혁은 멈추게 되고 노론은 더욱 활개를 띈다. 정조는 자신을 솔피들의 공격에 괴로워하는 고래에 비유하며 고독의 노래를
부르다 결국 죽음을 맞는다.

유배생활을 하는 속에서 정약용은 백성들의 삶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된다. 자식을 낳은 것을 한탄하며 자신의 생식기를 자르는 백성들을 보며
정약용은 노래로 통곡한다. 유배생활 동안 정약용은 백성들을 위한 목민심서, 경세유표, 흠흠신서 등을 저술했다. 이후 함께 유배를 떠났던
정약전은 죽음에 이르고 정약용은 해배되어 고향으로 돌아온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정약용이 아이들을 위해 지은 ‘이천자문’이 낭송되고 있다. 정약전과 정약종, 정조 그리고 이름없는 백성들의 행복했던 모습이
무대위에 펼쳐지고 연극은 막을 내린다. 정약용이 바라는 세상이 모두가 행복하게 웃는 세상이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말과 노래, 춤이 어우러진 ‘토리극’

이 연극은 주인공 정약용이 중심이 아닌 꼭두쇠 노릇을 한다. 인물들과 함께 나타나 뒤로 빠져 있다가 다시 이끌고 사라지는 ‘표연’법은 그래서
관객들에게 등장인물 모두를 기억시킨다.

또한 <정약용 프로젝트>는 말과 노래, 춤이 살아있다. 장단에 맞춘 등장인물들의 말은 흡사 노래와 같이 들린다. 그래서 보는
내내 관객들을 지루하지 않게 할 뿐더러 어깨까지 들썩이게 만든다.

‘정약용’이라는 전통적 인물과 ‘프로젝트’라는 현대단어의 조합은 전통문화와 현대문화를 융합시키는 <정약용 프로젝트>의 특징을
잘 설명해 주고 있다. 전통연희극을 틀을 깨고 현대극에서 볼 수 없는 우리식의 장단과 춤사위를 극대화시킨 이번 연극은 관객들에게 매우 신선하고
재미있는 공연으로 다가올 것이다.

문의: 02) 741-5332









인 터 뷰

정약용이 구현하고자 했던 사상 연극에 담고 싶어


<정약용 프로젝트> 연출가 및 작곡가 김만중 씨


<정약용
프로젝트>에서 연출, 작곡, 표연을 맡고 있는 김만중 씨(38)를 공연장에서 만나보았다.

- 왜 정약용인가?

원작을 쓴 방은미 씨(극단 아리랑 대표)가 오래전부터 생각해 왔던 것이었습니다. 정약용을 연구하다보니 연희에 대한 악론이 많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정약용이 예인들을 괄시했던 이유는 연희극에서 나오는 야한장면 등으로 전통연희가 무질서해진다고 생각해서 였습니다.
그는 전통연희의 새로운 질서를 만들기를 원했습니다. 정약용에 대한 여러 논문을 보니 배울게 많았습니다.

- ‘정약용 프로젝트’라는 제목을 붙인 이유는?

원래는 인디밴드의 이름으로 쓰일 예정이었습니다. 그러나 전통연희와 목민심서 등에서 정약용이 구현하고자 했던 사상을 연극에 담아보기로
했죠.

- 전통연희극을 재창조한 ‘토리극’을 만들었는데 어떤 극인가요?

토리는 순수 우리말입니다. 사투리라고도 볼 수 있죠. 호남의 토리는 육자배기(창극), 경서(경기, 해서)의 토리는 메나리 등
각 지역의 토리를 모아 현대판 토리를 만들었습니다.

토리극은 우리 말의 생김새와 노래, 춤을 전통적인 하나의 원리(가무설작법)로 재창조한 것이지요.

- 전통적인 것을 고집하는 이유가 있나요?

바로 민족정신 때문이죠. 우리 민족 고유의 문화를 잃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혜선 기자 <www.sis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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