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8.05 (화)

  • 흐림동두천 29.3℃
  • 흐림강릉 30.6℃
  • 흐림서울 32.3℃
  • 구름많음대전 30.7℃
  • 구름조금대구 32.7℃
  • 구름많음울산 30.7℃
  • 구름조금광주 31.8℃
  • 맑음부산 32.0℃
  • 구름조금고창 32.7℃
  • 구름조금제주 31.6℃
  • 흐림강화 30.0℃
  • 흐림보은 29.2℃
  • 구름많음금산 31.4℃
  • 구름조금강진군 31.5℃
  • 맑음경주시 32.0℃
  • 맑음거제 31.0℃
기상청 제공

문화

몬드리안도 울고갈 보자기 미학

URL복사

헐리우드 영화 ‘금발이 너무해’의 주인공은 알록달록 예쁜 거라면 사족을 못 쓴다. 악세서리나 옷은 물론이고 볼펜 한 자루, 노트 한 권도 예뻐야만 한다. 이처럼 아름다움을 좋아하는 사람의 본능은 이왕이면 다홍치마, 무엇이든지 미적인 것을 추구하기 마련이다. 이 같은 욕구는 실용품을 예술로 승화시켰다. 아녀자들이 썼던 옛 보자기들은 ‘예술로 승화된 실용’의 대표적 사례다.

노동과 유희, 예술이 하나가되는 활동
옛 물건에 담긴 예술성과 삶의 이야기를 테마로 많은 전시를 가져왔던 경운박물관이 내년 경기여고 개교 백주년을 앞두고 보자기전을 연다. 서울시 강남구 개포동 경기여고 경운박물관에서 7월19일까지 열리는 ‘보자기-예술로 승화된 실용’전은 120여점의 아름다운 보자기들이 소개되는 자리다.
보자기는 생활과 의례 속에서 긴요하고도 친숙하게 쓰이는 물품으로 여인들의 삶이 묻어있는 애틋한 일기장이자 눈부신 미술품이다. 조상들은 조각보를 제작하는 일을 ‘복(福) 짓는 행위’로 여겼다. 공을 들여 조각보를 만들고 소중한 물건을 쌀 때 그에 맞는 포장으로 보자기를 이용했다. 보자기를 만들어 싸고 풀어보는 과정에는 수많은 이야기들이 숨어 있고 그 이야기들은 창조적 욕구에 의해 보자기 한 땀 한 땀에 수놓아졌다.
조각보를 모으는 것은 여성들로 하여금 창조의 기쁨을 누리게 했고 건전한 여가활용으로써 노동과 유희, 예술이 하나가 되는 활동이었다. 전시 관계자는 “기교를 앞세우는 개인주의 성향이 아니라 생활 자체에서 밀착된 풍토에서 나온 것이기에 표현이 자유롭고 신선하다”며, “무엇보다도 색조의 활용이 독특하고도 은은하고 계획적이지 않으면서 여유와 자연미를 보여준다”고 전통 보자기의 아름다움을 극찬했다.

현대 추상회화를 연상시키는 면과 색의 구성
조각 천을 이용한 알뜰함, 색채를 활용하는 감각, 기하학적인 구성, 다양한 패턴, 반복과 변용, 표현의 자유로움과 정성스러움에서 오롯하게 보자기의 아름다움이 드러난다. 아녀자들의 손끝에서 탄생한 조각천들의 면과 색의 구성이 현대 추상회화에서 나타나는 고도의 기하학적인 추상공간과 다를 바 없다는데서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조형의 언어와 색채로 이루어진 이와 같은 추상공간은 극단적인 기하추상에 도달한 몬드리안이나 클레를 연상시킨다.
이번 전시에는 베모시보, 당채보, 판보와 더불어 특별한 보자기가 선보인다. 수덕사에서 보물처럼 간직해온 일엽스님의 가사와 바루 공양보자기가 그것. 여승들이 머물던 수덕사 견성암은 예부터 음식과 섬세한 바느질 솜씨가 유명했다. 20세기 초 손수 만든 미사포도 볼 수 있다. 100세 넘은 할머니가 지금도 만들고 있는 조각보도 아름답다. 말로만 듣던 괴나리봇짐, 채보와 회초리보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기회다.
전시 관계자는 보자기 예술에 대해 “유목민 문화의 자유스러운 간편함과 농경문화의 경건함을 두루 지니고 있다”며, “현대 조형예술에도 새로운 영감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양곡관리법·농안법, 국회 본회의 통과...농안법도 국회 본회의서 가결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윤석열 前대통령 1호 거부권'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과잉 생산된 쌀을 매입하는 내용의 '양곡관리법' 개정안과 농수산물 시장 가격이 기준 가격 미만으로 하락할 경우 차액을 지원하는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농안법)' 개정안이 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고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찬성 199표, 반대 15표, 기권 22표로 가결했다. 쌀값이 급락한 경우 초과 생산량을 의무적으로 매입하도록 규정한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추진됐다가 윤석열 정부 당시 거부권이 처음 행사돼 폐기된 바 있다. 민주당이 재추진한 이번 개정안의 수정안에서 여야는 사전 벼 재배면적 조정제를 통한 수급 조절, 당해년도 생산 쌀에 대한 선제적 수급조절 및 수요공급 일치, 쌀 초과 생산 및 가격 폭락 시 수급조절위원회가 매입 관련 심사 등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수산물 시장가격이 기준 가격 미만으로 하락할 경우 차액을 지원하는 내용의 농안법도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표결 결과 찬성 205표, 반대 13표, 기권 19표가 나왔다. 농안법 개정안은 국내 수요보다 농수산물이 초과 생산되지

경제

더보기
IBK기업은행, 창립 64주년 기념식 개최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IBK기업은행은 1일 창립 64주년을 맞아 서울 중구 기업은행 본점에서 임직원 약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 64주년 기념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이날 김성태 은행장은 중소기업을 향한 사명감과 진심을 원동력으로 성장해 온 기업은행의 역사를 돌아보며 글로벌 초일류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한 도전과제를 밝혔다. 김 행장은 “특히 올해 전례 없는 각종 위기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정책금융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면서, 미국 발 관세위기 등 대내외 위기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중기대출 지원으로 중기금융 역대 최대 점유비를 달성하는 한편, 소상공인의 금융비용 부담을 완화하고 상생금융을 적극 실천한 직원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아울러 ‘하남데이터센터 이전’과 ‘나라사랑카드 3기 사업 유치’ 등 미래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사업자등록 원스톱 서비스’, ‘AI 기술을 활용한 보이스피싱 탐지기술 도입’ 등을 통해 고객가치를 최우선하며 사회적 책임을 다한 것도 그간의 주요 성과로 꼽았다. 이어 “불확실성의 위기가 심화할수록 변하지 않는 가치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고객을 향한 진실 되고 선한 마음으로 고객의 가치를 높이는 혁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의대생 전공의 복귀하려면 무조건 사과부터 해야
지난해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에 반발해 집단 이탈했던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지난 14일 전격 복귀 의사를 밝히면서 17개월 만에 의정 갈등이 마침표를 찍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복귀자들에 대한 학사일정조정, 병역특례, 전공의 시험 추가 응시기회 부여 등 특혜 시비를 슬기롭게 해결하지 못하면 의정갈등의 불씨는 계속 남아있게 된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서 1년5개월 만에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있는 의정 갈등의 해법은 의대생, 전공의들이 무조건 국민과 환자들에게 의정 갈등으로 인한 진료 공백 사태에 대해 사과부터 하고 그 다음 복귀 조건을 제시하는 수순을 밟는 것이다. 지난해 2월부터 발생한 의정 갈등은 정부가 고령화 시대 의료 수요 증가와 지역·필수의료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대 정원 2000명 증원과 지역의료 강화, 필수 의료 수가 인상 등을 묶어 필수 의료 정책 패키지 추진을 강행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의료계는 이에 대해 의사 수 부족이 아닌 ‘인력 배치’의 불균형 문제이며, 의료개혁이 충분한 협의 없이 졸속으로 추진되었다고 반발하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의료계는 의사 수 증가가 오히려 과잉 진료와 의료비 증가를 야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