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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라이브공연' 이렇게 힘들어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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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브공연 하기가 이렇게 힘들어서야…


썰렁한 공연계, 공중파방송의 대중음악 독점이 가장 큰 원인





몇 달전 ‘여행스케치의 오지공연’을 기획한 글로마 엔터테인먼트의 임철빈 실장은 문화관광부에 자금지원을 요청했었다. 이번 공연이 대도시중심의
공연문화에서 탈피해 오지인들에게 다양한 문화경험을 접하게 한다는 좋은 취지였기에 그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믿고 있었다. 그러나 정부에서
나온 보조금은 고작 200만원이었다. 1회공연도 아니고 장기간 공연을 기획한 임 실장은 시작도 못해보고 오지공연을 접을 수 밖에 없었다.
이처럼 자본이 없어 시작도 못해보고 사라지는 일이 공연계에는 허다하다. 물론 공연기획자와 뮤지션들에게도 안타까운 일이지만 음악소비자, 팬들에게도
마찬가지다.


계속되는 적자와 열악한 공연환경

한 공연기획자가 “흑자를 낸 공연이 하나라면 적자를 내는 공연은 10개”라고 말 한 적이 있다. 대중음악 공연계의 현황을 잘 표현해 주고
있는 말이다. 실제로 공연기획사들이 적자를 면치 못하는 상황 속에서 또다시 공연을 기획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결국 전문적인 인력 생성은
끊기게 되고 전문기획에 의한 공연부족으로 자본마련도 더욱 힘들게 된다. 자본으로 인한 악순환이 계속 되고 있는 것이다.

일본만큼의 음반시장을 가지고 있다는 우리나라는 대중음악을 위한 전문 공연장 하나 가지고 있지 않다. 대중음악개혁을 위한 연대모임(이하 대개련)의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이 9000명 이상 수용할 수 있는 대형 공연장이 7개나 있는 반면에 우리나라는 기껏해야 4000명 수용가능한 대형
공연장이 단 2개뿐이라고 한다. 이 인원을 초과하면 체육관이나 경기장을 빌려야만 하는 것이 우리 공연장의 현실이다. 그나마 있는 공연장에는
마이크만 있는 경우가 허다해 공연시 음향과 조명 등의 추가경비가 들어간다. 더군다나 입장료로 공연 전반 경비를 충당하는 언더그라운드 가수들에게는
공연장 빌리는 것이 큰 일이라고 한다.

공연법과 제도들이 오히려 공연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도 문제다. 저작권법은 자신이 만든 곡임에도 공연시 부르는 곡마다 저작권협회에 저작권료
지불을 명시하고 있는데 공연에 실패한 뮤지션들에게는 이것도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그 외에 공연을 함으로써 내야하는 조세의 부담도 만만치
않다. 전통 고급예술에 대한 전폭적인 세금인하와 달리 대중음악은 부가세, 소득세, 문예진흥기금, 체육진흥기금 등의 세금을 고스란히 내고
있다.


공중파방송의 대중음악 독점

무엇보다도 이러한 환경을 만든 주범은 바로 공중파방송이다. 공중파방송은 90년대 들어 갑자기 커진 대중음악계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음악 프로그램이라고는 몇 개의 가요순위 프로그램과 현란하고 자극적인 뮤직비디오 프로그램, 대형가수들의 라이브 프로그램만이 전부다.
방송에 출연한 뮤지션들은 대중음악의 주류를 형성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비주류가 되어버리는 우스꽝스런 상황은 공연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들의 맥을 빠지게 할 뿐이다. 외국의 경우 대부분의 뮤지션들이 음반제작과 콘서트투어에 힘을 쏟는 것과 달리 우리 뮤지션들은 주류에
편승하기 위해 립싱크를 하고 댄스에 열중한다. 그들에게 콘서트는 팬들에 대한 서비스차원의 행사이다. 일본의 아이돌 스타인 아무로 나무에가
2,3년간 거리와 클럽을 떠돌며 그 실력을 인정받았다는 것을 과연 알고 있을까? 이처럼 연예기획사와 뮤지션들이 공중파방송에 목을 메는 것은
이들만의 잘못이 아니다. 90년대부터 지금까지 대중음악을 독점하며 대중음악의 발전에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 공중파방송의 매커니즘이 더 근본적인
문제라고 공연전문가들은 말한다. 블랙홀의 보컬인 주승균 씨는 “방송은 우리의 선택일 뿐이지 유일한 창구가 될 수 없다.” 라며 방송의 독점을
비판하고 나섰다.


전문 라이브공연장, 공연관련법과 제도 등 필요

공연계의 계속되는 적자와 열악한 공연환경 등을 인식한 공연기획자, 뮤지션, 음악소비자들이 모여 공연활성화를 위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지난 5일 문화연대와 민주당 심재권, 정범구 의원이 주최한 <라이브공연활성화를 위한 대안찾기 심포지움>이 그 시작이다. 그들은
이 심포지움을 통해 몇가지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우선 공연법 개정과 공연과 관련된 조세 인하, 전문라이브공연장 건립, 지방공연장 개방절차를 완화한 공연환경 개선방안, 전문공연 기획자와
기술인력을 양성하여 라이브공연의 기틀마련 방안 등을 제시했다. 또한 비주류 음악공연에 대한 정부의 지원과 거듭되는 적자에서 벗어나기 위한
기업의 공연프로모팅 활성화를 촉구하고 있다. 특히 음악소비자의 적극적인 참여를 강조하는등 구체적인 대안이 될 수 있는 정책들을 내놓았다.


앞서 지적한 공연계의 문제점들은 공연문화와 정책이 달라진다고 해서 모두 해결되지 않는다. 공중파방송을 통해 만들어진 대중문화, 대중음악의
구조를 깨지 않는 이상 공연계는 악순환에서 벗어날 수 없다. 무엇보다 공연계의 3주체인 공연기획자, 뮤지션, 음악소비자들의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행동이 필요할 때이다.









인 터 뷰

“TV음악 프로그램을 전면 중단하는 건 어떨까요?”


라이브공연 살리기에 앞장서고 있는 헤비메탈그룹 ‘블랙홀’의 주상균 씨


대중음악공연의
암담함을 누구보다 뼈저리게 느끼고 있는 사람은 아마도 공연을 하는 당사자들일 것이다. 그들의 대표자격으로 <라이브공연 활성화를
위한 대안찾기 심포지움>에 참가한 블랙홀의 보컬이자 기타리스트인 주상균 씨의 얘기를 들어 보았다.


- 심포지움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제가 참여할 자리는 아니었죠. 그러나 지난 4월부터 대중음악개혁을 위한 공청회가 있어왔고 문화연대와 함께 공연도 가졌었습니다.
그것을 인연으로 심포지움에 참여하게 된거죠.

- 주로 공연을 중심으로 활동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면?

공연장 대관문제가 가장 어렵습니다. 서울 대부분의 공공시설을 이용하는 것이 불가능해요. 락밴드이고 지명도가 없다라는 이유만으로
심사과정에서 무조건 탈락하기 일쑤였죠.

- 공연문화를 제약하는 가장 큰 문제점은?

매체의 문제가 가장 큽니다. 특히 공중파방송들이 문제지요. 20대까지 입시에 쫓기는 학생들은 방송을 통해서만 문화를 접하고 그게
문화의 전부라 생각합니다. 또한 공중파방송들의 대형 무료콘서트는 비주류 음악인들에게는 치명적이예요. 몇 년간 공중파방송은 댄스음악,
볼거리 중심의 대중음악을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공중파방송 음악프로그램을 전면 중단할 것을 제안합니다. 그러면 음악소비자들이
직접 음악을 찾으러 나설 것입니다.

- 앞으로의 바람이 있다면?

인지도도 있고 매체를 타고 있는 밴드들이 방송에 흡수되기 보다 처음의 열정을 가지고 활동했으면 좋겠어요. 그들의 능력으로는 성공할
수 있는 다른 길이 있거든요. 또 앨범도 내고 공연횟수도 늘어가는 언더그라운드 밴드들이 자신감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요즘
좋은 소식이 들리고 있어요. 학생밴드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답니다. 그들이 사회에 나와서 자기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음악으로 사회에
봉사할 수 있는 사회분위기를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

- 개인적으로 심포지움에 대한 평가는?

그 자리에서 저는 그동안의 실망감을 표현했습니다. 아무리 옳다고 좋다고 여겨도 행동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으니까요. 이런 계기를
통해 공연활성화를 위한 대안을 찾아 움직였으면 좋겠습니다.








이혜선 기자 <www.sis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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