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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공연]유령에 홀린듯, 팬텀의 마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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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에 홀린 듯, ‘팬텀’의 마력


세계 최고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한국 상륙

…LG 아트센터에서 내년 6월까지 장기 공연





“인간은 생존하는 한 각자의 이름과 가면으로부터 숨어지낼 수 없다. 이들은 우리의 형태로부터 떨어질 수 없고 가면은 곧 우리의 이름이다.”(옥타비오
빠스)

가련한 영혼의 이야기 오페라의 유령이 가면을 벗고 관객앞으로 다가왔다. 관객들은 여지껏 볼 수 없었던 스케일의 방대함에 놀랐고 우리 언어로
풀어낸 노래가 전달하는 감동의 깊이에 매료되었다.


가면을 벗었을 때 비로소 순수한 영혼

이번 오페라의 유령은 원제작진의 참여로 무대장치나 특수효과는 담보된 상태였다. 거기다가 서울에 오기까지 13개국에 올려졌던 오페라의 유령
가운데 9번이나 연출을 담당했던 아티 마셀라의 존재감만으로도 이 작품은 막이 오르기 전부터 성공이 점쳐졌다. 열쇠는 우리 배우들의 연기력과
가창력이었다.

그러나 아티 마셀라, 음악감독 가이 심슨, 프로듀서 케리 커머포드, 안무가 패트리샤 머린 등 RUG의 스태프틀이 직접 담당한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유령역의 윤영석과 크리스틴역의 이혜경의 연기는 우리 뮤지컬계의 희망을 얘기하듯 불안감을 일소시켰다.

사실 이야기 주제로만 보면 오페라의 유령은 통속적인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야기에 지나지 않는다. 10달 동안 배앓이를 해가며 낳은 어머니조차도
쳐다보지 못할 만큼 추한 얼굴로 태어난 팬텀. 얼굴에 대한 보상이라도 하듯 하늘은 그에게 건축과 음악 등에 천재적인 재능을 부여했다. 그러나
그는 재능을 존재를 숨기는 데 이용하고 스스로 오페라하우스의 유령이 된다. 그리고 그 속에서 찾은 아름다운 아가씨 크리스틴. 그녀는 아버지가
남긴 유언대로음악의 천사가 내려와 자신에게 음악을 가르쳐주는 것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알 수 없는 두려움에 휩싸인다. 그 사이에 라울이 끼어들면서
완벽한 삼각관계의 스토리가 완성된다. 팬텀은 크리스틴을 소유하기 위해 살인을 서슴지 않을 정도의 편집광적인 증세를 보인다.

그의 가면은 크리스틴과 소통하기 위한 도구였고 멀어질 수 밖에 없는 이유였다. 그러나 그가 결국 가면을 벗었을 때야 비로소 팬텀은 크리스틴에게
가련하지만 순수한 영혼으로 인정된다.


볼거리 많은 무대장치와 특수효과, 감동을 두배로

결국 가면이야기로 집약되는 오페라의 유령에서 2막 1장의 합창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마스카레이드(가면무도회)! 가면들의 무도회 마스카레이드! 얼굴을 숨겨요. 세상이 당신을 찾아내지 못하도록! 마스카레이드! 각양각색의 가면들.
마스카레이드! 둘러보세요. 고개를 돌리면 또다른 가면이 있네!”

‘인격’이란 말의 어원인 ‘페르소나’가 에트루리아 지방에서 죽은 자에게 씌운 마스크의 호칭에서 유래했다는 사실을 팬텀은 알고 있었을까?
가면을 쓴다는 것은 일종의 인격변환, 영적존재가 탄생하는 것을 뜻한다. 가면을 썼던 유령으로서의 팬텀은 가면을 벗어던지고 비로소 한 인간으로서
다시 태어난다. 팬텀은 뮤지컬의 엔딩부분에서도 크리스틴을 떠나보내고 ‘마스카레이드’를 가면의 무의미함을 생각하며 나즈막히 부른다.

감동이라는 색칠을 더하는 음악으로 1막 4장, 팬텀과 크리스틴이 패텀의 은신처를 향해 보트를 타고 안개낀 지하의 호수 위를 건너가면서 부르는
‘음악의 천사’를 들 수 있다. 크리스틴 역의 이혜경의 고음은 신비하리만큼 맑고 투명하게 고조되어 천장을 뚫고 나갈 정도였다. 사라 브라이트만을
세계적인 스타로 만들었듯이 한국에서의 또 다른 스타탄생을 예고하는 전주곡이었다. 또 크리스틴을 유령의 은신처로 데려오고 난 다음날 아침,
호수의 수면에 마치 거대한 공간이 온통 촛불로 둘러싸인 듯한 무대위에서 유령이 오르간을 연주하며 부르는 ‘밤의 음악’도 팬텀 윤영석의 저음부터
고음까지 넘나드는 폭넓은 음악의 향기를 마음껏 음미할 수 있다.

무대장치와 특수효과는 오페라의 유령을 보는 관객의 혼을 빼어 놓는다. 관객이 의식하지 못하는 순간에 바뀌어 있는 배경과 무대 장치는 마치
마술을 보는 듯 하다. 특히 호수를 떠다니듯 유연히 유영하는 조각배와 객석을 향해 떨어지는 샹들리에는 오페라의 유령하면 떠오를 정도로 유명해졌다.
다리 위에서 떨어지는 라울이 사라지는 장면은 객석이 술렁거릴 정도로 의문투성이었다. 사실 라울이 다리 위에서 떨어질 때는 무대 밑 공간이
열리고 메트리스가 준비된 후에 사인을 보고 뛰어내리는 것이다. 이런 일련의 작업이 톱니바퀴처럼 맞아들어가지 않을 경우는 부상의 위험이 따른다.




팬텀,
우리 뮤지컬 성장 계기


이 작품은 작사가 양인자 씨가 번안을 담당함으로써 보다 우리 노래다워져 뮤지컬의 완성도를 더욱 높였다. 연출가 아티 마셀라는 “노래가사가
나오기까지 섬세한 수정 작업을 거쳤다”면서 “팬텀이 여섯에서 일곱나라 언어로 바뀌었는데 이번에는 특히 만족스럽다”고 밝혔다. 그는 “이제
한국말이 아닌 영어로 공연을 한다는 게 어색할 정도”라고 덧붙였다.

오페라의 유령은 1986년 런던에서 무대에 오른 이후 전세계 100여 개 도시에서 6천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고 4조원의 매출을 올려
20세기 최고의 흥행작으로 선정되었다. 1988년부터는 브로드웨이에서도 공연되기 시작했는데 1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매회 거의 전좌석이
매진될 정도로 관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작품의 우수성은 토니상 7개 부문 수상, 올리비에 어워드 2개 부문을 비롯해 20개가 넘는 세계적
권위의 뮤지컬 부문 상을 휩쓸다시피 하면서 이미 증명되었다.

이번 공연의 성공이 예견되면서 뮤지컬계는 고민이 생겼다. 100억원 넘게 투입된 이 작품을 계기로 투자와 제작, 문화상품의 유통 등 뮤지컬
문화산업 전반이 커지는 것은 환영할만하다. 그러나 그만큼 관객들의 기대가치도 높아지면서 오페라의 유령과 같은 소위 블록버스터가 아니면 공연에
실망을 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무대장치와 특수효과 등에 대한 값비싼 수업은 비단 뮤지컬뿐만이 아니라 영상산업 전반에 도움이 되는 커다란 수확 중 하나다. 이번 뮤지컬을
계기로 더 발전된 뮤지컬, 우리 고유의 정서를 바탕으로 관객과 내밀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우리 힘으로 만든 뮤지컬을 벌써부터 기대하는
건 즐거운 일이다.


공연문의 : LG아트센타 - 2005-0114

인터파크 - 1588-1555

클립서비스 - 501-7888






김동옥 기자 aeiou@sis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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