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창진 기자] 남자 프로농구 10개 구단 감독 중 상당수가 외국인선수 동시 출전과 관련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프로농구를 주관하는 KBL은 6일 오후 4시 강남구 논현동 KBL센터에서 외국인선수 제도 개선과 관련한 이사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2015~2016시즌부터 외국인선수 선발을 장·단신으로 구분해서 선발하기로 가닥을 잡은 가운데 외국인선수 동시 출전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쿼터별 출전에 관한 세부적인 부분은 논의를 거쳐야 하지만 신임 김영기 총재의 강력한 의지 속에서 사실상 외국인선수 동시 출전이 통과될 게 유력하다.
그러나 현장의 목소리가 배제된 채 진행돼 적잖은 뒷이야기가 나왔다.
이날 오전 소공동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14~2015 KCC 프로농구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감독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었다.
전창진 KT 감독은 "프로농구의 처음 취지와는 상반된 부분인 것 같다. 많은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다"며 "12년 만에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땄고, 세대교체와 국내선수 발전을 고려해야 하는데 어떻게 될 것인지 궁금하다"고 했다.
이어 "외국인선수가 2명씩 뛴다면 국내 선수들이 많이 위축되고, 진로를 결정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을 것이다. 어린 선수들이 농구를 하는데 상당한 애로사항이 다시 찾아오지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했다.
유재학 모비스 감독도 "외국인선수 2명이 동시에 뛰면 흥행이 될 것이라는 것이 일단 미지수"라며 "매년 큰 국제대회가 열리고, 국내 선수들의 활동적인 부분 등을 봤을 때, (외국인선수 동시 출전이)옳은 결정인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고 했다.
김진 LG 감독은 "프로의 흥행을 위해선 생각을 안 할 수 없는 부분이다"면서도 "국제 경쟁력적인 측면을 고민해 봐야 할 것이다. 잘 풀어가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이상민 삼성 감독은 "흥행이나 게임 향상도는 좋아지겠지만 국내 선수들이 위축이 걱정이다. 자신들의 진로에 대한 고민도 하지 않겠느냐"며 "신인 드래프트 현장에서 농구 취업률이 낮다. 그 문제에 대해서도 생각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답했다.
문경은 SK 감독은 "매년 국제대회가 있을 때마다 슈터가 부족하다는 기사를 많이 본다. 외국인선수가 2명이 뛰게 되면 슈터들의 설 자리가 줄고, 기술 향상도 저하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나도 외국인선수가 2명일 때, 뛰어봤지만 어린 선수들이 파워포워드나 슈터 포지션을 기피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했다.
이동남 KGC인삼공사 감독은 "단순하게 흥행과 재미를 위한 것 같다"면서도 "국내 선수들, 특히 중·고등학교의 어린 선수들이 위축될 것 같다"고 했다.
김영만 동부 감독은 "볼거리는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도 역시 "국내 선수들의 위축이 우려된다"고 했다.
그동안 KBL은 새로운 제도의 도입과 관련해 구단, 현장과 쌍방소통이 아닌 일방적인 소통을 해 와 수차례 구설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