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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수익률만 따라가는 펀드 갈아타기, 실속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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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펀드 전쟁시대’다. 한때 폭풍처럼 몰아쳤던 부동산 바람이 펀드로 향하고 있는 것. 주가지수 1400을 돌파하더니 순풍에 돛을 단 듯 금새 1500, 1600을 넘어섰다. 하지만 투자에 왕도는 없는 법. 예측과 전망이 엇갈리면서 손해를 보거나 의외로 득을 본 투자자들이 뒤엉켜 있다. 펀드 전문가들도 유망펀드를 ‘해외펀드’로 ‘강추’하더니, (물론 각 상품의 차이가 있지만)이젠 국내펀드 비율을 높이라고 권한다.

투자자 ‘쏠림현상’ 심각
정기적금처럼 정해진 날짜에 자동 이체되는 적립식 펀드의 규모만 지난 3월 30조원을 넘어섰고 주식형펀드도 50조원을 넘어선, ‘펀드 르네상스 시대’다. 한동안 부동산에 몰렸던 유동자금은 부동산 값 하락과 여전한 저금리로 수익률 좋은 펀드의 매력이 돋보인 것이다. 부동산 쏠림현상은 거액 자산가들의 펀드 이동 움직임이 부쩍 늘고 있다는 것으로도 나타난다. 실제로 최근 분당지점에는 300억원과 100억원 규모 자산가 2명이 50억원씩 ‘삼성 당신을 위한 리서치 주식’펀드에 투자했다고 한다.
최근 펀드 수익률이 ‘쏠쏠’하면서 수익률 좋은 펀드만 쫓아다니는 투자자들의 쏠림현상도 두드러진다. 하지만 아무리 수익률이 좋아도 단타성으로 ‘치고 빠지기’식 펀드매매를 하다보면 정작 쥐어지는 수익은 적을 수밖에 없다.
지난해 해외펀드가 높은 수익률과 비과세 조치에 현혹돼 국내 펀드를 대거 환매해 해외펀드로 우르르 몰려갔지만 최근 국내펀드 수익률이 고공행진을 보이면서 또다시 ‘펀드 갈아타기’ 양상이 빚어지고 있다. 해외펀드로 갈아탈 당시, 국내 증시가 1400지수를 돌파하자 성급하게 환매했던 투자자들로서는 후회가 막급한 상황이다.
펀드평가사 제로인과 모닝스타코리아에 따르면 주식에 70%이상을 투자하는 국내 성장형펀드는 연초부터 지난 2일까지 평균 10.52%의 수익률을 기록한 반면, 해외 주식펀드의 평균수익률은 2.78%에 불과했다.
올 들어 투자기간이 3년 내외인 중장기 펀드 자금도 지속적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연 수익률이 30~40%에 이르는 등 누적수익률이 높아 차익실현 환매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펀드투자의 단기성 현상은 수익률 관리와 위험관리에서도 안정적이지 못하다. 박승훈 한국투자증권 펀드분석팀 부장은 “최근 해외펀드 투자가 수익률 추구라는 단선적인 목표만을 우선시하면서 단기화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한다. 실제로 올해 4월말까지 4개월간 펀드자금유출입도(펀드자금 유입액과 유출액의 합계를 펀드 총액으로 나눈 값)가 국내 주식형은 20%, 재간접펀드는 30%에 달한다.

‘복리의 맛’을 봐라
수익률만 따라가는 펀드 갈아타기 현상이 심화하면서 중장기 수익률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예상을 빗나가는 요즘 주식시장을 보면 펀드 전문가들의 전망을 믿기만 하기도 무리다. 당장 올해 국내 증시가 강세로 국내 주식펀드 수익률이 급등한 반면 해외펀드의 수익률은 상대적으로 부진해 국내 펀드를 팔고 해외펀드로 말을 갈아탄 투자자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주식시장의 ‘오락가락’ 양상에도 굴하지 않는 펀드 투자 대처법은? 답은 ‘장기투자’와 ‘분산투자’이다. 펀드를 장기적으로 보유해야 하는 이유는 아무리 뛰어난 전문가라 해도 시장을 정확히 예측할 순 없다는 것과 ‘복리의 마술’을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펀드시장이 발달한 선진국에서도 보통 10년 이상의 장기펀드가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 사례를 보더라도 12년은 투자해야 ‘무위험 금리이상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미국의 대표지수인 ‘S&P 500지수’의 경우 1990년부터 무작위로 1년간만 투자했다고 가정했을 때 수익률은 평균 10%대였지만 수익률 변동성은 연 -30~+50%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투자기간을 12년으로 잡았을 경우 기대수익률이 10%로 1년 투자와 같았지만 수익률 범위는 연 7~16%로 매우 안정적이다. 펀드를 꾸준히 보유만 해도 수익률이 좋고 나쁠 때를 벗어나 평균적으로 금리 이상의 안정적인 수익률을 보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뛰어난 가치투자자인 월터 슐로스는 45년간 펀드를 운용하면서 고객들의 돈을 721배로 불려준 것으로 유명하다. 그가 올린 수익률은 연평균 15%였지만 ‘복리의 힘’의 고객을 부자로 만들 수 있었다.

국내와 해외투자 비중 6대 4로
3년 이상 안정적으로 운용만 한다면 부동산보다 주식형 펀드가 더 낫다는 결과가 나왔다. 국내 부동산 가격의 핵심으로 꼽히는 대치동 ‘은마 아파트’와 국내 주식형 펀드를 대표하는 미래에셋운용의 ‘디스커버리 펀드’의 최근 3년간 수익률 비교를 했을 때, 디스커버리 펀드가 은마아파트보다 수익률이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3년 전인 2004년말 기준 은마아파트 34평형 가격은 7억5천~8억원 정도. 이후 4월 말에는 11억~12억5천만원으로 50% 가까이 올랐다. 하지만 미래에셋 디스커버리 펀드의 최근 3년간 수익률은 무려 167%에 달했다.
하지만 장기투자를 한다고 한 곳에 ‘몰빵’을 하는 것도 리스크가 따른다. 꼭 장기보유를 하지 않더라도 분산투자를 한다면 위험을 줄이면서 비교적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증권 신상근 애널리스트는 “(최근의 ‘펀드 갈아타기’로 수익률에 비상이 걸린 것은)위험관리를 먼저 생각하고 국내펀드의 일부만을 해외로 분산투자했다면 국내펀드에서 수익을 거둘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 “결국 합리적이고 안정적인 투자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는 자신의 성향에 맞는 효율적인 자산배분 전략에 따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분산투자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한다.
전문가들은 효율적인 분산투자를 위해서는 시간, 지역, 상품을 분산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시간분산에 가장 좋은 수단은 적립식 펀드이다. 정기적금 이상의 높은 수익을 올리는 적립식 펀드의 인기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3월 30조 이상을 넘었다. 현재 한국증시가 급상승하고 있지만 언제 또 꺾일지 모르는 상황이다. 때문에 다양한 지역에 분산하는 것이 안정적이다. 실제 작년 말과 연초에 베트남과 일본펀드가 고수익 펀드로 전망되면서 대거 자금이 몰렸으나, 예상보다 주가가 좋지 않아 투자자들이 쓴 맛을 보고 있다. 또 부동산, 원자재, 실물펀드 등 다양한 펀드에 골고루 투자하는 것이 안정적이다.
구재상 미래에셋자산운용 사장은 “국내외 해외펀드의 투자비중을 6대 4 정도로 가져가면서 국내 비중을 다소 높이는 게 수익이 도움이 될 것”이라며 “장기적 관점에서도 한국 증시의 지속 상승 가능성이 높아 섣불리 환매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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