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8.05 (화)

  • 흐림동두천 29.3℃
  • 흐림강릉 30.6℃
  • 흐림서울 32.3℃
  • 구름많음대전 30.7℃
  • 구름조금대구 32.7℃
  • 구름많음울산 30.7℃
  • 구름조금광주 31.8℃
  • 맑음부산 32.0℃
  • 구름조금고창 32.7℃
  • 구름조금제주 31.6℃
  • 흐림강화 30.0℃
  • 흐림보은 29.2℃
  • 구름많음금산 31.4℃
  • 구름조금강진군 31.5℃
  • 맑음경주시 32.0℃
  • 맑음거제 31.0℃
기상청 제공

문화

영화리뷰 / 오마주와 패러디로 원작 비둘기 - <죄와 벌> , <록키6>

URL복사


오마주와 패러디로 원작 비틀기


아끼 까우리스메끼의 ‘죄와벌’과 ‘록키6’



‘죄와벌’은 핀란드 감독 아끼 까우리스메끼의 데뷔작이다. ‘레닌그라드 카우보이 미국에 가다’, ‘성냥공장 소녀’로 국내 관객에게 알려진
아끼 감독은 이 작품을 도스또예프스키의 고전에 대한 오마주로 만들었다. 고전의 주제의식을 오롯이 드러내면서도 아끼식 해석이 충분히 가미된
것이 매력이다.

아끼는 19세기 러시아 빼째르부르그를 20세기 후반 헬싱키로 옮겨 놓는다. 가난하게 홀로 살아가는 법학도 출신의 라이카이넨(마르꾸 또이까)은
한 남자를 찾아가 너무도 간단히 총으로 쏴 죽인다. 살해당한 남자는 라이카이넨의 약혼녀를 뺑소니로 죽이고 증거불충분으로 풀려난 중년의 사업가이다.


출장요리를 나왔다가 살인 현장을 목격한 에바(아이노 세뽀)의 신고로 수사는 시작되지만, 라이카이넨에게 연민을 느낀 에바는 목격을 부인한다.
경찰의 포위망을 빠져나온 주인공. 에바를 흠모하는 남자는 라이카이넨을 감시하고, 에바는 라이카이넨에게 자수를 권유한다.


기교
자제하고 세계관 표현에 충실


영화는 날카로운 칼날에 두동강 나는 벌레를 클로우즈업하면서 시작된다. 도축장에서 고기를 도려내는 인부들의 무표정한 얼굴과 피와 고깃덩어리의
잔해로 범벅이 된 하수구는 강렬한 이미지지만 담담하게 그려진다.

설명 없이 곧바로 이어지는 살해 장면도 파격적이다. 하지만, 시각을 자극하는 장면은 이후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아끼는 영상적 기교를 최대한
자제하고 신과 인간, 선과 악, 죄와 인간본성 등 원작의 관념을 강조하는데 중점을 둔다. 동시에 아끼는 특유의 건조하고 과장없는 시선으로
현대적 해석과 독특한 세계관을 담아낸다.

복수 모티브의 도입은 살인에 대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동기 부여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증거불충분’이라는 명목으로 법에게 배신을 당했던
주인공은 자신이 또한 ‘증거불충분’으로 빠져나가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겪게 되는 것이다. 주인공은 벌레 같은 인간과 세상에 대해 조롱하고
단죄하기 위해 살인을 선택했지만, 스스로 벌레와 다를바 없는 존재임을 깨닫는다.

영화는 결정적으로 원작의 강렬한 구원 모티브를 제거함으로써 종교적 비전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난다. 신적 구원을 더 이상 바랄 수 없다고 말하는
듯한 아끼의 세계관은 냉정하지만, 현대인에게 상당한 공감을 끌어낸다.


미국식 영웅주의에 대한 조롱

이번 ‘죄와벌’의 국내 상영에는 아끼의 6분짜리 단편 ‘록키6’가 함께 소개된다. 록키는 냉전시절 신화적 존재였다. 넘어지고 넘어져도 결코
쓰러지지 않았던 록키. 아끼 영화는 미국의 영웅 록키를 한껏 비웃는다.

가날픈 몸매의 록키가 소련 선수에게 무참히 짓밟히는 것이다. 록키의 졸린 듯한 눈이나 덩치만 컸지 순진한 소련선수에 대한 묘사가 재미있다.
‘이식된’ 망상을 비웃으며 깨뜨리는 아끼 특유의 풍자와 유머감각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정춘옥 기자 ok337@sisa-news.com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양곡관리법·농안법, 국회 본회의 통과...농안법도 국회 본회의서 가결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윤석열 前대통령 1호 거부권'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과잉 생산된 쌀을 매입하는 내용의 '양곡관리법' 개정안과 농수산물 시장 가격이 기준 가격 미만으로 하락할 경우 차액을 지원하는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농안법)' 개정안이 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고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찬성 199표, 반대 15표, 기권 22표로 가결했다. 쌀값이 급락한 경우 초과 생산량을 의무적으로 매입하도록 규정한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추진됐다가 윤석열 정부 당시 거부권이 처음 행사돼 폐기된 바 있다. 민주당이 재추진한 이번 개정안의 수정안에서 여야는 사전 벼 재배면적 조정제를 통한 수급 조절, 당해년도 생산 쌀에 대한 선제적 수급조절 및 수요공급 일치, 쌀 초과 생산 및 가격 폭락 시 수급조절위원회가 매입 관련 심사 등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수산물 시장가격이 기준 가격 미만으로 하락할 경우 차액을 지원하는 내용의 농안법도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표결 결과 찬성 205표, 반대 13표, 기권 19표가 나왔다. 농안법 개정안은 국내 수요보다 농수산물이 초과 생산되지

경제

더보기
IBK기업은행, 창립 64주년 기념식 개최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IBK기업은행은 1일 창립 64주년을 맞아 서울 중구 기업은행 본점에서 임직원 약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 64주년 기념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이날 김성태 은행장은 중소기업을 향한 사명감과 진심을 원동력으로 성장해 온 기업은행의 역사를 돌아보며 글로벌 초일류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한 도전과제를 밝혔다. 김 행장은 “특히 올해 전례 없는 각종 위기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정책금융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면서, 미국 발 관세위기 등 대내외 위기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중기대출 지원으로 중기금융 역대 최대 점유비를 달성하는 한편, 소상공인의 금융비용 부담을 완화하고 상생금융을 적극 실천한 직원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아울러 ‘하남데이터센터 이전’과 ‘나라사랑카드 3기 사업 유치’ 등 미래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사업자등록 원스톱 서비스’, ‘AI 기술을 활용한 보이스피싱 탐지기술 도입’ 등을 통해 고객가치를 최우선하며 사회적 책임을 다한 것도 그간의 주요 성과로 꼽았다. 이어 “불확실성의 위기가 심화할수록 변하지 않는 가치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고객을 향한 진실 되고 선한 마음으로 고객의 가치를 높이는 혁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의대생 전공의 복귀하려면 무조건 사과부터 해야
지난해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에 반발해 집단 이탈했던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지난 14일 전격 복귀 의사를 밝히면서 17개월 만에 의정 갈등이 마침표를 찍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복귀자들에 대한 학사일정조정, 병역특례, 전공의 시험 추가 응시기회 부여 등 특혜 시비를 슬기롭게 해결하지 못하면 의정갈등의 불씨는 계속 남아있게 된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서 1년5개월 만에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있는 의정 갈등의 해법은 의대생, 전공의들이 무조건 국민과 환자들에게 의정 갈등으로 인한 진료 공백 사태에 대해 사과부터 하고 그 다음 복귀 조건을 제시하는 수순을 밟는 것이다. 지난해 2월부터 발생한 의정 갈등은 정부가 고령화 시대 의료 수요 증가와 지역·필수의료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대 정원 2000명 증원과 지역의료 강화, 필수 의료 수가 인상 등을 묶어 필수 의료 정책 패키지 추진을 강행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의료계는 이에 대해 의사 수 부족이 아닌 ‘인력 배치’의 불균형 문제이며, 의료개혁이 충분한 협의 없이 졸속으로 추진되었다고 반발하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의료계는 의사 수 증가가 오히려 과잉 진료와 의료비 증가를 야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