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창진 기자] 한국시리즈 최고의 별은 삼성 라이온즈의 톱타자 야마이코 나바로(27·도미니카공화국)였다.
나바로는 11일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6차전 종료 후 진행된 기자단 투표에서 총 73표 중 32표를 얻어 시리즈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올해 초 삼성 유니폼을 입은 나바로는 1번타자 고민을 해결해주며 정규시즌 1위를 이끌더니 늦가을에도 불방망이를 이어가며 시리즈 MVP의 영예를 안았다.
나바로는 이번 시리즈 총 6경기에 모두 선발 출장, 타율 0.333(24타수 8안타), 홈런 4개, 타점 10개를 기록하며 팀이 4승2패로 넥센 히어로즈를 꺾는데 앞장섰다. 홈런과 타점은 모두 팀내 최다기록이다.
홈런 4방은 2001년 당시 두산 베어스에서 뛰던 타이론 우즈가 세운 역대 최다 타이기록이기도 하다.
외국인 선수가 MVP로 뽑힌 것은 2001년 우즈 이후 13년 만이다. 프로야구 33년사에서 외국인 선수의 한국시리즈 MVP는 2000년 톰 퀸란(당시 현대)과 우즈에 이어 나바로가 세 번째다.
"한국에 온 첫 해 한국시리즈에 출전하고 MVP도 수상하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전한 나바로는 "MVP는 전혀 생각도 안하고 있었다. 윤성환이 받을 줄 알았다. 9회에 내가 MVP를 받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나는 '말도 안 된다'고 했다. 그런데 사람들이 확정됐다고 해줘서 너무 신이 났다"고 활짝 웃었다.
외국인 타자 재도입의 첫 해를 맞이해 각 팀들은 수준급 선수들을 모시는데 혈안이 됐다. 이 과정에서 메이저리그(MLB)에서 어느 정도 족적을 남겼던 루크 스캇(전 SK)과 호르헤 칸투(두산) 등이 한국 무대를 밟았다.
나바로는 입단 초기 떨어지는 이름값으로 큰 주목을 끌지 못했다. 검증을 받지 못한 탓에 기대보다는 우려가 목소리가 많은 선수였다.
하지만 나바로는 세간의 평가를 비웃기라도 하듯 연일 맹타를 휘둘렀다. 그의 최종 성적표는 타율 0.308(500타수 154안타), 홈런 31개, 98타점. NC 다이노스 에릭 테임즈와 더불어 외국인 타자 중 최고의 활약이었다. 타력은 물론 2루 수비 또한 수준급이었다.
배영섭의 경찰청 입대로 공백이 생긴 톱타자 자리를 나바로에게 맡긴 것은 류중일 감독의 '신의 한수'였다. 나바로는 감독의 주문을 200% 수행하면서 팀의 아킬레스건을 최대 무기로 바꿔놓았다.
나바로는 한국 생활 1년에 대해 "야구인생에서 많은 발전을 할 수 있었던 시기였다. 한국 야구가 팬들도 그렇지만 멋진 동료들이 있다. 가장 친한 박석민 같은 선수들이 좋은 에너지를 불어넣어 준다. 그것이 나의 야구인생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조만간 친척이 머물고 있는 미국 뉴욕으로 향할 것이라는 나바로는 내년에도 삼성 유니폼을 입길 희망했다. 나바로는 "팀이 굉장히 마음에 든다. 내년에도 오고 싶다"며 장수 외국인 선수에 대한 야망을 드러냈다.
부상으로 받은 자동차의 용도에 대해서는 "도미니카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부칠지, 처리를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재계약에 성공할 경우 내년에 타고 다니라는 이야기에는 "대구에서는 택시 타는 것이 났다"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