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창진 기자]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투수 릭 밴덴헐크(29)가 내년 시즌 거취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밴덴헐크는 18일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양재동 The-K 호텔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시상식이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거취에 대한 질문에 "나도 아직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국 무대 2년차인 밴덴헐크는 올 시즌 25경기에 나서 13승4패 평균자책점 3.18의 빼어난 활약을 보였다. 평균자책점과 탈삼진(180개)은 리그 1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삼성은 당연히 밴덴헐크의 재계약을 원하고 있다. 하지만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운 일본프로야구팀이 가세하면서 밴덴헐크의 거취는 미궁 속으로 빠졌다.
밴덴헐크는 "삼성은 굉장한 팀이고 좋은 조직이다. 내년에도 뛰고 싶은 마음은 있다"면서 "우선은 삼성과 이야기를 해보겠지만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고 말을 아꼈다.
밴덴헐크는 이날 부인 애나와 함께 시상식에 참석했다. 외국인 선수들은 시즌이 끝나자마자 출국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밴덴헐크는 이례적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서건창과 강정호, 박병호(이상 넥센) 등 최우수선수상(MVP) 후보자들과 같은 테이블에 앉은 밴덴헐크는 시종일관 밝은 미소를 유지했다.
밴덴헐크는 "내가 뛰었던 팀을 대표로 참석하는 것이 내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분위기가 정말 좋다. 팬들과 다함께 하는 자리가 있어서 더욱 좋았다. 굉장한 분위기였다"고 엄지를 꺼내들었다.
MVP 후보자로 이름을 올린 밴덴헐크는 99표 중 2표를 얻는데 그쳤다. 물론 표정에서는 전혀 아쉬움이 느껴지지 않았다. 밴덴헐크는 "올해 넥센 선수들이 워낙 잘했다. MVP가 여러개였다면 아마 다 쓸어갔을 것"이라고 웃었다.
밴덴헐크는 시상식이 끝나자마자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고향인 네덜란드로 출국하는 밴덴헐크는 오프시즌 중 지친 몸과 마음을 다스릴 계획이다. 꿈나무들을 위한 야구교실은 올해도 계속된다.
밴덴헐크는 "올해는 시즌이 너무 길어져서 친구들과 함께 하지는 못할 것 같지만 나 혼자서 작은 클리닉을 열 생각"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